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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영국과 '황금시대' 끝낸다…국채 런던 발행 '시큰둥'

등록 2017.01.08 16:13:52수정 2017.01.08 18: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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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은 메이 총리가 회의 시작 전 홀로 회의장을 서성이고 있는 모습. <출처: 가디언 영상 캡처> 2016.12.16.

【서울=뉴시스】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은 메이 총리가 회의 시작 전 홀로 회의장을 서성이고 있는 모습. <출처: 가디언 영상 캡처> 2016.12.16.

【서울 = 뉴시스】박영환 기자 = 영국과 중국의 신(新)밀월시대가 테리사 메이 총리 부임 이후 빠른 속도로 막을 내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영국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 데다, 중국과 협력에 소극적인 메이 정부도 이러한 양국 관계 퇴조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금융당국 관리들을 인용해 중국이 영국 런던 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국채를 추가 발행할 가능성을 일축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앞서 작년 5월 위안화 표시 국채 4억3000만 달러(약 5145억원) 어치를 유럽의 위안화 역외 허브인 런던 시장에서 첫 경매에 부친 바 있다.

 한 중국 관리는 FT와 인터뷰에서 “런던에서 두번째로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에 나설 계획(timetable)은 없다”면서 “중국이 해외에서 국채를 발행한다면, 그 장소는 어떤 경우든(in any case) 또 다른 역외 센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 지역으로 아시아의 위안화 금융허브인 ‘홍콩’을 꼽았다.

 중국 시진핑 정부는 유럽의 금융중심지인 런던을 위안화 역외거래의 중심지로 삼는다는 큰 그림을 그리며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와 면밀히 협력해왔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가 브렉시트 결정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테리사 메이 총리가 집권하면서 이러한 기류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 관리는 캐머런 내각이 추진하던 런던과 상하이 주식거래소 연계 계획도 현재로서는 동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영국과의 경제협력에 시큰둥한 배경으로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등을 꼽았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 화 가치가 급락하고, 대유럽 거점으로서 투자 매력도 떨어진데다, 위안화 환율 상승, 감속성장을 비롯한 중국경제의 고질적 문제가 겹쳐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메이 내각이 중국과 협력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양국 협력이 삐그덕거리는 또 다른 배경으로 꼽혔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중국 금융 당국의 관리는 “우리는 캐머런-오즈번 정부가 재임중 보여준 수준의 열정을 현 정부에서 더 이상 느끼지 않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례로 힝클리 포인트 원자력 발전소 공동 프로젝트를 꼽았다.

 힝클리 포인트 원자력 발전소 공동 프로젝트는 영국 서섹스주에 증국, 프랑스와 공동으로 180억 파운드(약29조3200억원)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주사업자는 프랑스의 국영에너지업체인 EDF이며, 중국광핵그룹(CGN)이 지분 33.5%를 보유하는 조건으로 건설 비용의 30%가량을 댄다.

 메이 정부는  작년 9월29일(현지시간) 프랑스 국영 에너지업체 EDF, 중국 광핵그룹과 힝클리포인트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며 집권이후 한동안 승인에 뜸을 들여 중국 측의 애를 태웠다.

 캐머런 내각의 오즈번 재무장관은 재임 중 영국과 중국이 상생하는 이른바 ‘황금시대’의 밑그림을 제시해 왔다. 그 골자는 중국 투자자와 기업이 원전을 비롯한 영국의 인프라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영국은 그 대가로 아시아 외 위안화 역외 시장의 중심 지위를 공식적으로 얻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FT는 “캐머런 정부가 박수를 쳐온 양국간 황금 시대가 시들어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우려가 점증하면서 중국이 두 나라가 추진해온 일련의 대형 프로젝트에도 냉담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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