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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대법원 앞 '정의의 여신상' 철거…"이슬람 교리 어긋나"

등록 2017.05.29 11: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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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방글라데시)=AP/뉴시스】방글라데시 대법원이 28일(현지시간) 강경 이슬람 단체 '헤파자트-에-이슬람’의 정의의 여신상 철거 요구를 받아들여 정의의 여신상을 300야드(약 274m) 밖으로 치웠다. 헤파자트-에-이슬람은 지난 2월부터 인간 형태를 띠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 우상화를 금지하는 이슬람교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철거를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정의의 여신상은 두 눈을 가리고 한 손에는 저울,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표현한다. 조각가 마리널 하크는 "정부가 헤파자트의 요구에 항복한 것"이라며 "자유를 사랑하는 세속주의자들이 패배했다는 놀라운 신호다. 이 나라에서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를 제거하려는 더욱 광범위한 움직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7.05.28

【다카(방글라데시)=AP/뉴시스】방글라데시 대법원이 28일(현지시간) 강경 이슬람 단체 '헤파자트-에-이슬람’의 정의의 여신상 철거 요구를 받아들여 정의의 여신상을 300야드(약 274m) 밖으로 치웠다. 헤파자트-에-이슬람은 지난 2월부터 인간 형태를 띠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 우상화를 금지하는 이슬람교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철거를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정의의 여신상은 두 눈을 가리고 한 손에는 저울,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표현한다. 조각가 마리널 하크는 "정부가 헤파자트의 요구에 항복한 것"이라며 "자유를 사랑하는 세속주의자들이 패배했다는 놀라운 신호다. 이 나라에서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를 제거하려는 더욱 광범위한 움직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7.05.28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방글라데시 대법원이 강경 이슬람 단체 '헤파자트-에-이슬람’의 정의의 여신상 철거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법원 앞에 세워진 정의의 여신상을 300야드(약 274m) 밖으로 치웠다.

 이는 지난 2월부터 헤파자트-에-이슬람이 요구한 사항이다. 이들은 인간 형태를 띠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 우상화를 금지하는 이슬람교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정의의 여신상은 두 눈을 가리고 한 손에는 저울,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표현한다.

 지난달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동상 철거를 지지하면서 "왜 그리스 신화의 테미스상이 방글라데시에 설립된 것이냐"고 주장해 더욱 힘을 얻었다.

 헤파자트-에-이슬람의 샤 아흐마드 샤피는 성명을 통해 "동상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인 테미스를 표현한다"며 "여신상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 이 상징이 방글라데시에서 영원히 제거돼야 한다"고 여전한 불만족을 표했다.

 그는 또 "다른 종류의 반-이슬람 활동을 전파해 국가를 알라신의 위험한 저주에 밀어넣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의의 여신상을 만든 조각가 마리널 하크는 "조각상이 외딴 곳으로 보내졌고, 완전히 폐기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조각품 이전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여전히 항의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세속주의 국가 방글라데시에서도 이슬람 근본주의의 영향력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72년 채택된 방글라데시 헌법은 방글라데시가 종교와 실생활을 분리하는 세속주의 국가임을 선언했으나 농촌 지역 등은 보수 이슬람교를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지난 26일 동상 철거가 결정되자 세속주의 단체, 진보진영 등 반대파들이 법원 앞에 보여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동원해 이들을 진압했다.

 하크는 "정부가 헤파자트의 요구에 항복한 것"이라며 "자유를 사랑하는 세속주의자들이 패배했다는 놀라운 신호다. 이 나라에서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를 제거하려는 더욱 광범위한 움직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우리 모두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파노동당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근본주의자들에게 뻔뻔한 항복"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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