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홍준표·서청원·최경환 줄줄이 귀국…한국당 '폭풍전야'

등록 2017.10.28 09:49: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인천공항=뉴시스】김선웅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홍 대표는 북핵 대응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기 위해 미국에 방문해 폴 라이언 하원의장 및 맥 쏜베리 하원 군사위원장, 존 코닌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 등 미국 군사외교분야 인사들과 만나 북핵 위기 해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017.10.23.  mangust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김선웅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홍 대표는 북핵 대응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기 위해 미국에 방문해 폴 라이언 하원의장 및 맥 쏜베리 하원 군사위원장, 존 코닌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 등 미국 군사외교분야 인사들과 만나 북핵 위기 해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017.10.23. [email protected]

  洪 "비겁한 서·최 나가라" vs 徐·崔 "자격 없는 대표 퇴진"
 한국당, 오는 30일 朴 출당 결정하는 최고위 개최 예정
 최고위 결과에 洪 입지도 달라질 전망…친박 사태 분수령
 탈당 찬성파·반대파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장외 설전 고조
 '성완종 리스트' 관련 녹취로, 정국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라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친박(친 박근혜) 청산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인 뒤 해외 일정차 출국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이 지난 26일부터 줄줄이 국내로 복귀하면서 한국당 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홍 대표는 보수대통합을 위해 '인적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탈당 권고를 받은 서, 최 의원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들의 대립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출국을 앞두고 주고 받은 설전이 전초전이었다면 이들이 모두 귀국하는 28일 이후부터는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의 전당대회가 다음달 13일로 예정 돼 있는 상황에서 소위 바른정당 '통합파'를 한국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홍 대표가 약 보름 안에 친박 청산이라는 명분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 의원과 최 의원은 각각 지난 26일과 27일 귀국했고 홍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한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청원 의원이 홍준표 대표 자격과 당 운영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서 의원은 홍준표 대표에 대해 "실망스럽게도 역주행만 하고 있다"며, "각성하고 대표직에서 사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 그 자체가 야당대표로서 결격사유"라며, "근신하고 자숙해야 할 사람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 내로남불 식 징계의 칼을 휘드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7.10.22.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한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청원 의원이 홍준표 대표 자격과 당 운영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서 의원은 홍준표 대표에 대해 "실망스럽게도 역주행만 하고 있다"며, "각성하고 대표직에서 사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 그 자체가 야당대표로서 결격사유"라며, "근신하고 자숙해야 할 사람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 내로남불 식 징계의 칼을 휘드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7.10.22. [email protected]

   이들은 출국 전 수위 높은 말 폭탄을 주고 받았다.

  홍 대표는 지난 23일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최 의원은) 6년간 박 전 대통령을 팔아서 호가호위했던 분"이라며 "탄핵 때는 숨어 있다가 자신의 문제가 걸리니 이제야 나와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좀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선전포고는 서, 최 의원이 먼저 했다. 지난 22일 서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과 나라를 위해 홍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며 "향후 홍 대표 퇴진을 위해 1차적으로 당내절차와 법적절차를 강구해 나갈 것이고 제가 그의 자격 여부를 윤리위에 회부하는 일도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도 윤리위 징계가 결정된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당한 징계 결정에 대해 절대 승복할 수 없으며 더더욱 당을 떠날 수 없다"며 "정치적 신의를 짓밟고 개인의 권력욕에 사로잡혀 당을 사당화(私黨化) 해가는 홍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앞으로 이를 위해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며 강조했다.

  한국당은 오는 30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탈당 권고를 받은 박 전 대통령 출당과 서, 최 의원에 대한 의원총회 개최 여부 등을 논의한다. 홍 대표가 주말에 돌아오는 만큼 첫 공식 일정인 최고위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현직 의원의 경우 의총에서 전체 의원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제명이 가능하다. 서, 최 의원의 출당을 위해 의총이 필요한 이유다.

  현직 의원이 아닌 박 전 대통령은 윤리위 결정 후 본인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10일 후 자동으로 제명 처리가 된다. 최고위 의결 등을 따로 거쳐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홍 대표는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최고위를 갖기로 했다.

  '확인 사살'의 의미까지 담아 최고위 개최를 추진했지만 홍 대표의 승부수는 자칫 악수가 될 여지도 있다.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해외 국정감사 일정을 마친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27일 오후 인천공항에 귀국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날 최 의원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의 귀국으로 친박계 탈당을 둘러싼 자유한국당의 내홍과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결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017.10.27.  mani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해외 국정감사 일정을 마친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27일 오후 인천공항에 귀국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날 최 의원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의 귀국으로 친박계 탈당을 둘러싼 자유한국당의 내홍과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결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017.10.27.  [email protected]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한국당 최고위원 9명 가운데 홍 대표와 이철우 최고위원, 이종혁 최고위원, 이재영 최고위원 등은 출당 찬성파로 분류된다. 반면 정우택 원내대표, 김태흠 최고위원, 이재만 최고위원, 류여해 최고위원은 반대파로 알려져 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친박 출당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박 전 대통령 출당이 무산되면 사실상 홍 대표의 당권 장악과 세력 확장은 한순간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홍 대표가 최고위 결과에 대표직까지 걸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올 정도다.

  최고위를 앞둔 한국당의 내홍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다수 의원들이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가운데 친홍과 친박계가 서로 힘겨루기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지난 27일 국감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준표 대표의 징계에는) 정치적 도의, 절차적 정당성 등이 결여 돼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문제는 공정한 재판 후에 역사적인 심판, 국민들의 심판에 맡겨야지 지금 누가 누구를 평가하고 하는 건 옳지 않다"며 "지금은 반성과 자성을 전제로 미래를 향해 통합해야지 책임 소재를 따지면 당이 끝없이 내전, 분열로 가기 때문에 보수통합이나 발전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은 지난 26일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을 향해 "우리는 이승만의 건국과 박정희의 산업화를 계승한 자랑스러운 당이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면 우리당의 보수 적통은 끊어진다"며 "홍 대표는 이런 중대 사안을 의원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결정하나. 홍준표 사당화(私黨化)가 우려된다"고 홍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보수의 부활과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과거 세력 청산이 필수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류여해(왼쪽부터) 최고위원, 정우택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이철우, 김태흠 최고위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2017.10.0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류여해(왼쪽부터) 최고위원, 정우택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이철우, 김태흠 최고위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2017.10.09.  [email protected]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은 지난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가 국민들한테 반성하고 잘못됐다는 걸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이 정도는 혁신을 해야 한다"며 "이 문제가 잘 안 되면 앞으로 홍 대표가 당의 대표로서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되는데 그 리더십이 흔들리면 내년 지방선거는 보나마나 망한다"고 경고했다.

  당 내 세력 충돌뿐만 아니라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한 홍 대표와 서 의원 간 녹취록 진위 여부도 정국을 뒤흔들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서 의원은 출국 전인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고(故)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제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며 "만약 홍 대표가 진실을 얘기하면 그냥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가 진실을 증명하겠다"고 폭로했다.

  그는 지난 26일 공항에 입국해서도 "내일모레(28일) 홍 대표가 돌아오니까 그때 (녹취록과 관련한) 제 정확한 입장을, 팩트(Fact·사실)를 말씀드릴 기회가 올 것"이라며 "그동안 조금 변화가 있는 것을 (홍 대표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런 와중에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국감에서 "홍 대표가 '항소심에 가서 (성완종 리스트의 핵심 증인인) 윤모 씨의 진술을 번복하게 해 달라'고 서 의원에게 통화한 객관적 자료를 저희 당이 확보하고 있다"고 관련 의혹에 무게감을 더했다.

  홍 대표는 서 의원이 녹취록 의혹을 제기한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완종 리스트) 사건 수사 당시인 2015년 4월18일 오후 서 의원에게 전화해 '나에게 돈을 줬다는 윤모씨는 서 대표 사람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며 "그 이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서 의원과 만난 일이나 전화 통화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그는 "노욕에 노추(老醜·늙고 추함)로 비난받지 마시고 노(老)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라"며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시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