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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유가에 원화 강세까지···3중 파고 中企 덮친다

등록 2017.11.2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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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유가에 원화 강세까지···3중 파고 中企 덮친다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원화 강세와 고유가, 고금리 탓에 중소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원고 현상은 한국경제 전체 측면에선 장단점이 있지만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중소기업에는 특히 큰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1090원 선까지 무너졌다. 20일 잠시 1100원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원화강세 기조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연말까지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환율의 등락은 한국 경제 전체 측면에선 양날의 검이다. 환율이 떨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올라 수입 물가가 떨어지면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된다. 반면 수출 기업에는 부담이 된다. 원고 현상은 한국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상황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더 난처할 수 있다. 대기업에 비해 경제적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연구원 측은 “중소기업들은 큰 기업에 비해 브랜드나 유통망 같은 비가격 경쟁력이 약해서 원·달러 환율을 가격으로 전이하기가 어렵다”면서 “채산성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고유가도 중소기업에는 큰 위험요인이다. 국내 수입 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20일 배럴당 59.66달러에 마감되긴 했지만 이날 전까지 배럴당 60달러 대를 유지하면서 고공행진을 거듭해왔다.

국제유가 상승도 환율과 마찬가지로 양면성이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산유국 등 신흥국의 경제 개선으로 수출이 호조세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져 가계의 구매력, 실질가처분 소득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중소기업의 내수시장 동력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유가 오름세와 관련해 중기연구원 관계자는 “내수 중소기업의 입장에선 소비가 줄어드니까 매출이 줄고, 수입 단가가 올라가니까 수익성도 나빠지는 상황을 동시적으로 맞닥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리 시대 진입도 중소기업엔 악재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로 방향을 틀면서 세계 경제는 고금리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중기연구원 측은 “영세소상공인은 자산가치가 변동된다든가 기존대출 상환 부담이 커져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고, 사이즈가 좀 큰 기업들은 자금 조달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환율 하락, 고유가, 고금리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 가지 현상만 나타날 경우 그 영향은 미미할 수 있지만 여러 현상들이 겹치면 중소기업은 강력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중기연구원 관계자는 “지금 같은 경우 개별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이 변수들이 맞물려 한꺼번에 영향을 주게 되면 공격이 쌍방향에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지도 줄고 영향도도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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