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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證, 윤석금 회장 고소 검토…법정관리 치밀한 계획

등록 2012.09.29 10:27:18수정 2016.12.28 01: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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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뉴시스】박상권 기자 =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과정에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채권단이 윤 회장의 경영권 제한과 웅진코웨이 조기 매각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지난 28일 "신뢰를 잃은 윤석금 회장에게 수천억원을 맡기는 게 맞느냐"며 "윤 회장 1인이 아닌 공동관리인으로 해달라고 오늘 법원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또 "웅진코웨이도 안 팔려고 꼼수를 부리는 것 같은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에 매각하도록 해 달라고 함께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다음달 4일 윤 회장과 채권단 대표들을 불러 양쪽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투자증권 등 채권단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웅진홀딩스를 배임과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웅진홀딩스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윤 회장 등이 우리투자증권을 기망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있다는 게 현재의 판단"이라며 "추석 이후 법무법인의 법리해석을 거쳐 고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채권보전 문제는 기본적으로 채권단과의 연계를 통해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해 다른 채권단도 고소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이 문제 삼는 것은 만기가 돌아온 극동건설 어음 150억원을 갚지 않고 1차 부도를 낸 점과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하면서도 주식담보대출을 받아갔다는 점 등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점검에 나선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긴급 간부회의에서 "계열사 차입금 만기 전 조기 상환, 대주주 등 특수관계인 주식 처분 등 부당행위가 있었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조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극동건설은 법정관리 신청 하루 전날인 지난 25일 자회사인 '오션스위츠' 지분 100%를 웅진식품에 판 것으로 드러나, 우량 계열사 자산을 재기 기반으로 삼을 다른 계열사로 빼돌리는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제주도에 있는 비즈니스호텔인 오션스위츠는 지난해 매출 107억원에 영업이익 14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했다. 매각가격은 34억원으로 시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코웨이 매각자금 1조2000억원이 들어오기 직전에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해 매각 절차를 중단시킨 것도 논란거리다. 업계에서는 웅진코웨이를 팔아도 빚 갚고 나면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윤 회장이 웅진코웨이 매각을 백지화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웅진홀딩스가 계열사인 웅진씽크빅(250억원)과 웅진에너지(280억원)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530억원을 만기를 사흘이나 앞둔 법정관리 신청 하루 전에 모두 갚은 것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법정관리 직전 치밀한 계획 있었나  

 금융당국은 이 같은 행위가 모두 법정관리 신청 1~2일 전에 일어났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윤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가 경영권을 방어하고 그룹 내 남은 계열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뒤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웅진그룹은 올해 상반기 채권은행단이 선정한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이 아니었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은 채권은행이 재무상태가 나쁜 기업과 약정을 맺고 계열사와 자산 매각, 대주주 출자 등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사전 조치다.  

 하지만 극동건설이 25일 150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하는 등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하자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웅진 측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을지를 협의했다. 금융권은 웅진 측이 약정 체결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협의 바로 다음날 웅진은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웅진 측이 채권단과 한마디 협의도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애꿎은 투자자와 하도급업체만 1조원이 넘는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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