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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국에 실종 홍콩 서점 관계자 '행방수사' 요청

등록 2016.01.06 10:08:58수정 2016.12.28 16: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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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방중한 영국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홍콩에서 판금서적을 팔아온 서점 관계자 5명이 연달아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중국 측에 행방 수사를 요청했다.

 중국에서 판금 상태에 있는 서적을 다수 취급하는 홍콩섬 코즈웨이베이의 '퉁러완 서점'(銅鑼灣書店)'의 직원과 관계자 다섯 명이 작년 10월 이래 잇달아 연락이 끊겼다.

 서점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거나 중국 공산당의 붕괴를 예측하는 '불온서적'을 팔았으며 홍콩을 찾은 중국인이 주고객이면서 중국 당국에는 '눈엣 가시'였다고 한다.

 BBC 방송에 따르면 해먼드 외무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만나 실종자 가운데 리보(李波 65)가 영국 여권 소지자라며 그의 행적을 긴급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해먼드 장관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콩과 중국 당국에 리보의 소재에 대한 정보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해먼드 장관은 리보의 실종에 중국 국가안전 당국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관해선 "억측에 불과하다"고 피해갔다.

 중국은 지금까지 이들 실종자와 관련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왕 외교부장은 해먼드 장관과 공동 회견에서 "문제 사안에 등장한 사람은 홍콩기본법과 중국 국적법에 의하면 엄연한 중국인"이라고 강조, 당국이 그를 연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영국은 밀접한 경제 관계를 맺어온 중국을 의식해 공석에서 민감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는데 이번 해먼드 장관의 요청은 이례적이다.

 리보는 지난달 30일 서점과 관련한 업무를 처리한다고 외출했다가 그대로 소식이 두절했다.

 나중에 리보의 부인은 남편이 "당국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는 전화를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서 걸어왔다며 실종 신고를 철회했다.

 작년 10월 이래 퉁러완 서점의 직원이나 관계자인 구이민하이(桂民海), 람윙케이(林榮基), 뤼보(呂波), 청지핑(張志平)이 태국과 중국에서 차례로 자취를 감췄다.

 홍콩 언론은 이들이 중국 공안 당국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구금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했으며, 현지 경찰도 실종 신고를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4일 "판금 서적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 본토로 흘러들어 정치적 유언비어의 원천이 되면서 중국 사회에 나쁜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해 이들의 실종에 중국 당국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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