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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친박계가 박 대통령을 망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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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7-11 08:29:00  |  수정 2016-12-28 17: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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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염영남 정치부국장 = 정치권의 세가지 장면을 떠올려보자. 먼저 2006년 가을 노무현 대통령 집권 때다. 열린우리당은 각종 선거의 패배로 지지율이 급락했고 노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바닥을 헤맸다. 그러나 당이건 청와대건 친노의 목소리는 컸다. 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자신들이 선봉에 서야 한다는 논리만 앞세웠다.

 5년 뒤인 2011년 가을 이명박 대통령 집권 시절이다. 이 대통령의 인기는 내곡동 사저 논란으로 추락했고 한나라당 지지율도 덩달아 내리막길이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안상수 의원에 이어 홍준표 의원이 대표에 오르는 등 친이계가 득세했다. 청와대 보좌진들도 당에 대해 주인 행세를 이어갔다.

 그로부터 또다시 5년이 흐른 지금을 보자.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로 일부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게 지지율이 밀린다. 박 대통령도 임기 중 최저치 수준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중심에는 여전히 친박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자리잡고 있다.

 친노는 선명성을 제일 가치로 내세웠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집행위원장을 맡아 참여정부평가포럼을 만들며 친노의 결속을 이끌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과의 '연정론'으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노 대통령이 갈 곳은 강성 친노의 품속 뿐이었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차기 주자로 박근혜 의원이 유력한 상태였지만 끝까지 정운찬 전 총리 등 다른 주자들에 대한 당선 가능성을 타진했다. 친이계는 '박근혜 의원만 빼고 누가 될 수 있을까'에만 골몰하다 결국 무장해제 됐다.

 당시 국민의 눈높이에 친노와 친이계는 거의 폐족(廢族)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대통령을 위해 자신들이 나서야 하고, 또 자신들이 살아남아야 퇴임 후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기 생존의 정당성만 설파했다. 엉뚱한 방향으로 정권의 흐름을 유도한 결과는 대통령과 자신들의 허망한 공멸이었다.

 지금의 친박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새누리당에서는 온통 친박계의 무리한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 비박 김용태 의원이 혁신위원장에 내정되자 힘으로 끌어내렸다.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복당이 결정되자 이를 무효화하려다 권성동 전 사무총장을 사퇴시켰다.

 총선 패배 책임을 담은 백서 발간 시기를 계속 늦추고 있고, 전대 룰마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고치려 했다. 여기에 최경환 의원의 대표 추대가 무위로 돌아가자 이번엔 서청원 의원 대표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친박은 모든 게 박 대통령의 뜻이라고 주장하면서 이같은 무력시위를 거듭하고 있다. 국민과의 괴리감, 여론의 따가운 시선은 아랑곳 않고 있다. 과연 박 대통령이 김용태 위원장의 내정 철회와 권성동 총장 사퇴, 무소속 의원 복당 거부와 서청원 의원 대표 추대 등을 모두 지시했을까.

 퇴임한 대통령에게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는 점을 박 대통령이 모를리 없다. 때문에 1년 반 뒤 청와대를 떠나는 박 대통령이 퇴임 후 안전판 보장이나 지속된 영향력 행사를 위해 친박에게 이같은 무리한 지시를 일괄적으로 내렸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이 원하고 있고, 박 대통령이 해야할 일은 국정의 안정적인 마무리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여당 내부에서 친박과 비박이 힘을 합해야 하고, 나아가 야당과도 공조하는 분위기를 형성해 가야한다.

 그러나 친박은 비박과의 화합부터 거부하고 있다. 야권과의 협치는 아예 생각도 없는 듯 하다. 오로지 당권 차지에만 혈안이다. 그래야 내년 대선 이후에도 자신들의 안위가 보장된다는 생각에서다. 박 대통령의 구상과는 분명 차이가 난다.

 물론 박 대통령이 사안마다 선명한 원칙을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할 수는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새누리당 내부 일에 세세히 관여했다가는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 때문에 대통령의 언행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 사이 시중의 비난 여론이 박 대통령에게 쏟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불통이 문제고, 배타적이고 독선적 행태가 국정 혼란의 원인이라고 손가락질 하고 있다. 모든 게 박 대통령 책임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친박은 대통령을 위한 길이라고 포장하며 자신들의 안위를 위한 무리수를 거듭하고 있다. 5년전 친이와 10년전 친노와 꼭 닮아 있다. 그 결과도 가히 짐작이 간다.

'재벌은 핏줄이 원수고 권력은 측근이 원수'라고 했던가. 친박들이 박 대통령을 망치고 있다. 공멸로 향하는 집권여당의 평행이론이다.

libert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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