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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평등' 외친 파키스탄 인터넷 스타, 오빠에 의해 '명예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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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7-17 16:41:57  |  수정 2016-12-28 17: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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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즈란왈라=AP/뉴시스】파키스탄 구즈란왈라에서 지난 6월 18일(현지시간) 가족의 허락을 받지 않고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한 딸을 살해한 어머니 아미나 비비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비비는 임신한 딸을 칼로 목을 잘라 살해했다. 2016.07.04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파키스탄판 킴 카다시안'으로 불리며 인터넷 상에서 인기를 끌었던 26세 여성 찬딜 발로치가 16일(현지시간) 중부 도시 물탄의 부모 집에서 피살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발로치가 15일 밤, 또는 16일 새벽 쯤에 피살된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물탄 경찰국장의 말을 인용해 "초기 수사결과에 따르면 오빠가 누이동생 찬딜을 목졸라 죽인 듯하다"고 발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 '명예살인'으로 보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또 현재 오빠를 체포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명예살인은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친족이 다른 가족 구성원, 주로 여성을 살해하는 것을 말한다.

 찬딜 발로치의 실명은 파우지아 아젬으로, 과감한 의상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공개한 동영상 등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인기를 모아왔다. 팔로워도 수십만명에 이른다. 최근 그는 파키스탄과 인도 크리켓 경기 때 파키스탄 팀이 이기면 옷을 벗은 동영상을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누드 동영상을 올리거나 한 적은 없지만 보수적인 파키스탄 사회와 이슬람 관습의 눈으로 보기에는 발로치가 지나치게 자유분망하고 도발적이었던게 사실이다. 이런 점 때문에 그는 미국의 사교계 여성인 킴 카다시안과 비교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최근 파키스탄의 저명한 이슬람 지도자 압둘 카비와 찍은 비디오 동영상에서,의자 팔걸이에 걸터앉는가 하면 심지어 카비의 모자를 자기 머리 위에 올려 놓은 파격적인 행동으로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카비는 발로크와 찍은 이 동영상때문에 교단의 비판을 받고 종교기구의 자격을 정지당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발로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파키스탄 사회 일각에서는 발로치를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와 규범에 저항하고 여성에 대한 각종 규제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한 인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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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호르=AP/뉴시스】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지난 6월 11일(현지시간) 이른바 '명예살인'에 아내를 잃은 하산 칸이  아내 지나트가 쓴 시가 적혀 있는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가족의 동의를 얻지 않고 칸과 몰래 결혼한 시댁에 살고 있었던 지나트는 화해하자는 어머니의 말을 믿고 친정에 갔다가 침대에 강제로 묶인 상태에서 '화형'당했다. 경찰은 지나트의 어머니를 체포했고, 지나트 오빠의 연루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2016.07.04
 발로치는 피살되기 전인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는 나자신이 현대적 페미니스트라고 확신하고 있다. 나는 평등을 믿는다. 여성은 어때야 한다는 식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단지 사회를 위해서 우리 자신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발로치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정부에 보호를 요청했었다. 또 해외로 떠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1096명의 여성이 친족에 의해  '명예살인'당했다. 최근에는 친정 어머니가 집안의 허락을 받지 않고 결혼한 딸을 산채로 화형시킨 사건도 있었다.  파키스탄은 명예살인을 법으로 처벌하고 있지만,  명예살인을 자행한 범인은 희생자 가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으면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관습이 아직도 남아있다. '명예살인'은 대부분은 가족 구성원 간에 벌어지기 때문에, 범인이나 희생자 가족이나 모두 한 가족이어서 서로 용서를 해주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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