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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굿바이 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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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7-25 09:35:08  |  수정 2016-12-28 17: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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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염영남 정치부국장 = 국방부 시계만큼 정확히 돌아가는 게 권력의 시계다. 5년 단임제에 대한 '권불오년(權不五年)'의 현실이 대통령 임기 1년 반을 남기고 또다시 국민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그것도 역대 정권에 비해 훨씬 더 처참한 수준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은 연일 현재진행형이다. 처가 땅 매매 과정의 본인 해명은 거짓으로 들통났고 농지를 소유한 부인은 현행법 위반, 자녀들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전염을 피해 해외 도피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처제는 자녀 취학을 위해 온두라스에 이어 세인트크리스토퍼네비스라는 듣도 보도 못한 나라의 국민이 됐고, 우 수석은 차량이 없다고 신고했지만 실제는 가족이 5대를 몰고 다닌다. 실정법 위반 여부를 떠나 국민 눈에 우 수석은 더이상 공직자가 아니다.

 새누리당 친박들은 최경환 의원에 이어 서청원 의원의 대표 후보 추대가 불발되자 이젠 홍문종 의원을 내세울 태세다. 하지만 다른 친박 의원들은 완주를 공언하며 서로 자기가 유일 대안이라고 목청을 돋운다. 자중지란을 넘어 가관이 아닐 수 없다.  

 그 와중에 터진 공천 녹취록 파동에 대해 친박은 음습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한다. 분명 대통령 이름을 들먹이며 겁박까지 하면서 출마 지역을 변경케 한 쪽은 친박이다. 그런데도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외친다. 비루한 억지 논리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에서는 사드 배치 발표 일에 외교부장관이 백화점에서 옷 수선을 했고, 교육부 고위관리는 민중을 개 돼지로 표현했다. 전직 산업은행 회장은 재임 시 결정을 친박에게 돌리며 폭로전을 벌이다 해외에서 귀국도 못하고 있고, 총리는 사드 배치 문제로 성주에서 6시간여 감금당했다.

 현 정부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이 이렇게 비극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친박만이 그걸 인정하지 않는 모양새다. 총선 참패 책임도, 공천 후유증도, 공직자들의 갖가지 의혹이나 기행도 마냥 상대편의 정치공세로만 치부하고 있으니 말이다. 알면서 그러는 건지, 몰라서 그러는 건지 안쓰럽기만 하다.

 5년전 이명박 대통령과 10년전 노무현 대통령도 임기 3분의2가 지난 시점에 국정장악력이 급속히 떨어졌다. 측근들이 비리 혐의에 연루됐고 집권당은 살길을 찾겠다고 대통령 탈당을 운운하며 각자도생했다.

 이전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도 시점 차이만 있을 뿐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역대 대통령들은 이 시점에 이르러 타협 운영과 안전 주행에 국정의 초점을 맞춰야 했다.

 그런데 지금의 청와대와 친박계는 어떤가. 국민적 분노에 책임지는 이도 없고, 고개 숙이는 이도 없다. 그저 변명과 억울함 토로 뿐이다. 그러면서 공직사회를 향해 차질없는 국정 운영만 주문하고 있다.

 국민적 비난의 대상이 돼 있는 장관과 청와대 수석의 말을 그대로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되고, 이들의 지시를 그대로 따를 공직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다보니 레임덕 현상의 가속화만 거듭되고 있다. 역설적으로 자신들이 가장 싫어하는 레임덕을 더욱 빨리 부르고 있는 셈이다.

 지난 대선 당시 보수 진영에서 회자됐던 이야기가 "박근혜 후보가 돼도 걱정, 안돼도 걱정"이란 것이었다. 박 대통령 특유의 캐릭터가 국정에 반영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걱정된 부분이 작금의 사태를 야기한 인사(人事) 문제였다.

 가슴 아픈 개인사가 있는 박 대통령은 아무래도 타인에 대한 의심과 불신의 마음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 대신 한번 열면 무한 신뢰가 이어진다. 때문에 측근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빚어져도 내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 사이 국민의 마음은 대통령에게서 점차 멀어진다.  

 그렇기에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청와대 측근과 새누리당 친박들이 스스로 행동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 논란의 당사자들이 앞줄에 서면 설수록 대통령과 정권 전체에 부담이다. 이는 국가적 손실이다.

 박 대통령의 말처럼 어느 때라도 대통령은 흔들리면 안되고, 국정도 흔들려선 안된다.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중심을 잡고 국가를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친박이 위태롭다고, 친박이 잘 안 보인다고 해서 국가가 위기에 처하는 건 아니다.

 정치권에는 영원한 죽음이 없다. 친노가 부활했듯, 언제고 친박도 부활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아쉬움은 부질 없다. 그만큼 권력의 시간은 많이 지나갔다.  

libert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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