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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키부츠' 강홍석 "외형만 보고 판단 이젠 그 편견 없어져"

등록 2016.11.27 08:18:15수정 2016.12.28 17: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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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뮤지컬배우 강홍석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라디오M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뮤지컬배우 강홍석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라디오M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뮤지컬 '킹키부츠' 속 '롤라'의 유명한 대사다. 여장남자인 롤라는 파산 위기에 빠진 신사화 구두공장을 가업으로 물려받은 '찰리'를 돕는다. 자신과 같은 여장 남자를 위한 부츠인 '킹키부츠'를 만들어 틈새시장을 개척해 회사를 다시 일으키게끔 한다. 아픈 상처도 있지만 어느 뮤지컬 캐릭터보다 긍정으로 똘똘 뭉친 유쾌한 캐릭터다.  

 2014년 말 국내 라이선스 초연에서 롤라 역을 맡아 '제9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강홍석(30)은 최근 막을 내린 두 번째 시즌까지 총 97차례 롤라로 무대에 올랐다. 이 뮤지컬이 두 시즌 내내 호평 받는데 주축이 됐다.  

 최근 삼청동에서 만난 강홍석은 "초연 때는 '하고 싶다'는 열정이 컸다면 이번 시즌에는 작품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책임감이 컸다"고 말했다.  

 초연 전 오디션 당시 실제 여장을 하고 갔던 강홍석이다. 동대문에서 의상 두벌을 사고 자신의 발에 맞는 사이즈의 힐이 없어 직접 제작도 했다. 오디션을 치르기 위한 비용만 50만원이 넘게 들었다.

 "지난 시즌은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열정만으로 덤볐을 때라 놓친 것이 많았어요. 반면 이번에는 여유가 생겼죠. 롤라만큼 사람을 대할 때 열려 있는 사람이 없어요. 그런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죠."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뮤지컬배우 강홍석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라디오M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뮤지컬배우 강홍석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라디오M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1.  [email protected]

 롤라는 강홍석의 실제 삶에도 영향을 끼쳤다. "예전에는 사람을 대할 때 편견을 가졌어요. 외형적인 모습을 보고 판단했죠. 이제 그런 것이 싹 없어졌어요. 인간적으로 정말 많이 발전됐고 공부가 된 작품이죠.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을 평생 가지고 가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롤라에는 강홍석 과거의 모습도 투영됐다. 개성 강한 마스크의 강홍석은 보컬 실력이 걸출하지만 "뮤지컬배우는 잘생긴 사람만 하는 걸로 알았다"고 웃었다. "제가 눈도 작고 그러잖아요. 뮤지컬은 상상도 못해죠. 롤라 첫 무대 때도 겁을 지레 먹었어요. 제가 여장을 해서 관객분들이 웃기만 할까봐요. 근데 환호를 해주셨을 때는 정말 감사했어요. 속눈썹이 섹시하다는 칭찬도 듣고요. 하하."  

 '킹키부츠'는 미국의 팝 슈퍼스타 마돈나와 함께 1980년대를 풍미한 디바 신디 로퍼가 작곡한 넘버로 흥겨움을 더했다. 강홍석은 특히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작품에서 롤라를 연기한 빌리 포터의 솔풀한 발성과 그루브 색깔을 가져올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우로 평가 받는다.

 2011년 힙합그룹 'DJ. DOC'의 노래를 엮은, 흥겨운 주크박스 뮤지컬이자 자신의 뮤지컬 데뷔작인 '스트릿 라이프'로 그루브를 뽐냈던 그는 쇼뮤지컬에서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지난 9월에는 노래 경연 프로그램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가창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뮤지컬배우 강홍석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라디오M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뮤지컬배우 강홍석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라디오M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1.  [email protected]

 강홍석은 본래 가수를 꿈꿨다. "초등학교 때부터 (솔풀한 창법의) 김건모 선배님의 광팬이었어요. 노래를 끼고 살았죠. 중중학교 때부터는 힙합 장르를 정말 열심히 들었어요. '다이나믹 듀오' 선배님들이 계시던 씨비매스 음악도 엄청 들었죠.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R. 켈리 같은 R&B 가수들의 노래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20대 중반에는 아프리카 음악도 듣고, 남미 음악도 듣고, 쿠바 음악도 듣고요. 장르 불문하고 많이 듣죠."  

 지금은 가수라는 타이틀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CD를 한 장 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가수가 되고 싶다기 보다는 제 목소리를 멜로디에 담고 싶어요."

 강홍석은 최근 인생에 큰 변화를 맞았다. 같은 매니지먼트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정선아가 소개시켜준 여자친구와 지난 9월 결혼했다. 또래보다 다소 일찍 결혼했다. "남자는 결혼을 해야 해요. 제가 나사가 빠진 채 다녔는데 이제 적재적소에 들어가 있는 듯해요. 제가 마스크 팩이라는 것도 하고…. 장점이 너무 많아요. 하하."

 뮤지컬 데뷔 전 2008년 영화 '영화는 영화다'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강홍석은 대학로 후배들에게 하나의 롤모델로 통한다. 차곡차곡 실력으로 무대를 책임지는 주축 배우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라이선스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사신 류로도 호평 받았던 그는 내년 1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재연하는 이 뮤지컬에 엘 역의 김준수 등과 함께 다시 나온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뮤지컬배우 강홍석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라디오M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뮤지컬배우 강홍석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라디오M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1.  [email protected]

 "어느 후배가 '형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울컥했어요. 저는 제가 하고 싶어서 도전한 건데 말이죠. 분명 기회가 온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도 최종 워크숍까지 참여를 하고 떨어졌을 때는 속상한 적이 있었는데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중요한 건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거죠."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유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콰지모도'를 꿈꾸고 있다는 강홍석은 "물불 가리지 말고 경주마처럼 달려야 해요"라고 웃었다.

 ◇보너스 트랙 : 강홍석 인생을 바꾼 뮤지컬 넘버 3곡 

 ▲'킹키부츠' 중 '홀드 미 인 유어 하트' : "이 노래가 끝날 때마다 온몸에 힘이 빠져요. 자신을 인정하지 않던 아버지 앞에서 부르는 곡이죠. 제 인생을 바꾼 곡이기도 해요. 초연  전 오디션 때 이 곡을 불렀거든요."

 ▲'킹키부츠' 중 '랜드 오브 롤라' : "롤라의 매혹적인 등장을 알리는 곡이에요. 긴장감은 이루말할 수 없죠. 여장을 하고 나섰을 때 '관객분들이 웃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있거든요. 그런데 환호를 받으면 그런 걱정과 긴장이 눈 녹듯 단숨에 사라져요."

 ▲'스트릿 라이프' 중 '나 이런 사람이야' : "작품에서 드라마가 정점을 찍을 때 나오는 노래에요. 그 때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남아 이 노래가 소중해요. 내내 땀을 실컷 흘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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