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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윤회 친아들 "나는 잊혀진 자식"…정유라와 대조적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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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12-02 14:48:25  |  수정 2016-12-28 18: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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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첫 인터뷰서 심경 토로…"부친은 우리 가족 철저 외면"  "가족끼리 '정윤회'라는 단어 금기어…충분히 고통스럽게 살았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이 과거 기억 끄집어내 하루하루가 지옥 같아"  최순실 일가 이름만 들어도 경기 일으켜…"저 사람들 이제 벌 받나 싶다"

【서울=뉴시스】황보현 김현섭 이혜원 기자 = "20년 넘게 아버지 전화번호조차 몰랐어요. 그 정도면 말 다한 거 아닌가요."

 정윤회(61)씨 아들(32)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현직 배우로 활동하는 정씨 아들이 자기 가족사를 언론에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명 사립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정씨 아들은 2년 전 한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면서 빼어난 외모와 큰 키, 연기력 덕에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이후 한 연예기획사 소속 배우로 수개월간 활동했으나 현재는 소속사가 없는 상태이며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급 배우로 활동 중이다.

 그는 부친인 정씨가 최순실(60·구속기소)씨와 재혼하기 전 또다른 최모(64)씨와 10여년간 부부로 살 때 태어난 자식이다. 위로 세 살 터울 누나(35)가 있다. 누나 역시 정씨의 자식이다. 현재 경기 북부 지역에서 어머니와 남매가 함께 모여 살고 있다.

 정씨 아들은 부친이 모친과 이혼한 뒤 가족들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증언했다. 부친은 간혹 가족들에게 연락을 해와 안부를 묻곤 했지만, 그나마 공중전화로 소식을 알려왔기 때문에 휴대전화 연락처조차 모른다고 털어놨다.

 이런 상황에서 부친이 최씨 사이에 딸 유라(20)씨를 낳았고, 최씨가 유라씨를 위해 대한승마협회와 삼성그룹 등을 통해 186억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아냈다는 의혹,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했다는 보도 등을 접하면서 정씨 아들은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저는 아버지가 그냥 부자(富者)인 줄 알았어요. 요즘 매일매일 기사 올라오는 거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나는 지금 소속사도 없이 2년 동안 혼자서 운전하고 촬영장 다니고 그렇게 사는데…."

 그는 그간 자신을 포함해 온 가족이 부친의 도움을 일절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아버지 도움을 받았으면 내가 지금 이렇게 살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재는 독립영화를 찍고 있고 주말드라마나 일일드라마 단역으로 출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2년 전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나온 뒤로 매니저 없이 혼자 생활하고 있어요. 작품 특성상 지방 촬영이 잦은데, 오전 7시 촬영을 위해 전날 저녁에 출발해서 밤새 운전하면 새벽에 도착하죠. 그래야 시간을 맞출 수 있어요."

 혼자서 매니저일까지 하다 보니 일을 놓치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고 한다. 그는 "한번은 특별촬영이 갑자기 생겼는데 촬영이 겹쳐 스케줄 조정이 안 됐다. 그런 일은 보통 매니저가 하는데 난 없다보니 한쪽 촬영이 취소돼버렸다"며 "그 일로 촬영장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다. 억울하지만 어쨌든 내가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할 말은 없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그동안 자기 부친의 존재를 세상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사실 제 친구들 가운데도 언론사 기자가 많아요. 그런데 친구들도 (부친의 존재를) 아무도 몰라요. 가족들끼리도 '정윤회'라는 단어는 금기어에요. 우리 가족은 25여 년간 충분히 고통스럽게 살았어요.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통에 요즘은 하루하루가 지옥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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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최근 언론 보도에 자신들 가족이 종종 언급되는 것에 초조함이 컸다고도 털어놨다.

 "언젠가 (아버지에 대한) 질문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하긴 했어요. 배우 입장에서 밝혀야 할 게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공인이 아닌 다른 가족들을 생각하면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그는 "(가정사가 공론화되면) 이제 다른 직업을 찾아야겠구나 싶을 정도로 심란했다"고까지 토로했다.

 정씨 아들은 최근 일어난 사건들 때문에 그동안 쌓아온 게 무너질까 두렵다고도 했다.

 그는 "저도 고생 정말 많이 했어요. 무명 신인배우들이야 다들 고생하니까 그게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니지만요. 하지만 지금까지 치열하게 쌓아 올린 게 '20년 전의 망령' 때문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정씨 아들은 최근 밝혀진 '최순득-장시호 모녀'의 연예계 인맥 소식을 접하면서 두려웠다고도 했다.

 "그 사람들이 그 정도의 연예계 인맥을 가졌다면, 내가 더 열심히 했어도 나같은 거 묻어버리는 건 일도 아니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쪽에선 나란 존재가 달갑지 않을 텐데. 만약 내 존재를 알고 있었다면…, 정말 섬뜩해요."

 2년 전 이른바 청와대의 '정윤회 문건'을 통해 자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나왔지만 해명에 나서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청와대) 문건에는 내가 미국에 살고 있는 것처럼 나왔지만, 난 태어나서 지금까지 외국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지금까지도 잘못 알려져있어 무슨 소릴 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씨 아들에게 최순실 일가는 '이름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존재다.

 다만 그는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처음에는 '이제 저 사람들이 벌을 받나 보다' 싶었지만, 이젠 '저러려고 저렇게까지 살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결국 이렇게 되려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나쁜 짓을 했나 씁쓸하고 안타깝다. 적당히 했으면 저렇게까지 안됐을 텐데"라고 답답해했다.

 정씨 아들은 조만간 촛불집회 참석을 생각할 정도로 현 시국을 걱정하는 국민 중 한 사람이다.

 "지난주 토요일 5차 촛불집회가 열린 날 동료의 결혼식이 있었어요. 젊은 영화인들끼리 뒤풀이를 하는데 술자리 도중 몇 명은 촛불집회에 갔다 오더라고요. 지금까지 집회 현장에 가진 않았지만 생중계로 다 봤어요. 저도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hbh@newsis.com  afero@newsis.com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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