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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전 공무원 반성문 발굴, 함안 성산산성 신라 목간

등록 2017.01.04 10: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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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 출토 목간

【서울=뉴시스】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 출토 목간

【서울=뉴시스】신동립 기자 = 경남 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목간 23점이 보존처리를 마쳤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1991~2016년 함안 성산산성(사적 제67호)을 발굴, 목간 308점을 출토했다. 17차 조사는 2014~2016년 이뤄졌다.

 이들 목간은 신라의 지방 지배체제와 조세체계 등을 구명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된다. 17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목간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4면에 모두 글자가 기재된 사면목간 1점이다. 소나무를 폭이 좁은 사각형(細長方形)으로 깎아 만든 것으로 길이 34.4㎝, 두께 1.0~1.8㎝에 모두 56글자가 쓰여 있다.

  <1면> 三月中眞乃滅村主憹怖白(삼월중진내멸촌주농포백)= 3월에 진내멸 촌주가 두려워하며 삼가 아룁니다

【서울=뉴시스】함안 성산산성 출토 사면목간

【서울=뉴시스】함안 성산산성 출토 사면목간

 <2면> 伊他罹及伐尺寀言□法卅代告今卅日食去白之(이타리급벌척채언□법삼십대고금삼십일식거백지)= 이타리 급벌척이 □법에 따라 30대라고 고해 지금 30일을 먹고 가버렸다고 아뢰었습니다

 <3면> 卽白先節日代法稚然(즉백선절육십일대법치연)= 앞선 때에는 60일을 대법으로 했었는데, 제가 어리석었음을 아룁니다

【서울=뉴시스】사면목간 출토

【서울=뉴시스】사면목간 출토

 <4면> □城在弥卽尒智大舍下智前去白之(□성재미즉이지대사하지전거백지)= □성에 계신 미즉이지 대사와 하지 앞에 나아가 아룁니다  

 진내멸 지방의 촌주가 중앙(경주) 출신 관리에게 올린 보고서 형식이다. 잘못된 법 집행의 잘못을 두려워하며 상부에 보고한 내용이다. 목간의 중심시기인 6세기 중반께 신라 지방사회까지 문서행정이 구체적으로 시행되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6세기 중반 신라 시대 법률인 율령을 확인했다는 점도 의의가 있다. 목간에서 ‘□법 30대’, ‘60일대’ 등의 표현은 30일, 60일이라는 기간을 명시해 놓은 법률 용어다. 당시 신라는 율령을 통한 엄격한 지방 지배체제를 확립했음을 알 수 있다.

【서울=뉴시스】함안 성산산성

【서울=뉴시스】함안 성산산성

 신라 왕경인을 대상으로 한 관등체계인 경위(京位) 관등명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에서는 신라 지방 거주민을 대상으로 한 관등체계인 11등급의 외위(外位) 관등명만 확인됐다. 이번 목간에서 전체 17등급인 경위 중 12등급인 ‘대사(大舍)’라는 관등명이 발견된 것을 통해 함안 성산산성이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통제 아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지 않은 ‘급벌척(及伐尺)’이라는 외위 관등명이 새롭게 등장한 것도 흥미롭다.  

 김삼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은 “지금까지 출토된 함안 성산산성 목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집대성하는 ‘한국의 고대목간Ⅱ-함안 성산산성’(가제)을 2017년 발간해 우리나라 고대 목간 연구를 더욱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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