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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연중 특별기획-4차산업혁명, 일상속으로!]금 캐듯 가상화폐 채굴해볼까…블록체인發 '금융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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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1-06 11: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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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1. 2010년 5월18일 저녁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이 따뜻한 남부도시에 사는 닉네임 '자즐로'씨는 비트코인 온라인 사이트 '비트코인 포럼(bitcointalk.org)' 게시판에 피자 거래를 제안하는 글을 올렸다. 대형 피자 두 판을 자신에게 보내주면 1만 비트코인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1만 비트코인은 41달러, 대형 피자 두 판은 30달러 정도. 그냥 환전해 직접 사는 것이 더 경제적이었지만 호텔 룸서비스처럼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주문할 수 있는지 그는 알고 싶었다.

 글을 올린 지 4일째. 드디어 거래가 성사됐음을 식탁 위에 놓인 피자 두 판의 사진을 인증 샷으로 찍어 알렸다. 사상 최초로 비트코인으로  피자구매가 이뤄진 것이다. 5월22일이 비트코인 피자데이로 명명된 사연이다.  

 스토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라즐로씨는 거래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고, 실제 몇차례 거래도 이뤄졌지만 머지 않아 두 손 들고 말았다. 잠잠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뛰었기 때문이다. 석달이 지나자 "우와, 600달러 피자였네!", 6개월 후엔 "이제는 2600달러야!"라는 감탄사가 터졌다. 2013년 초에는 무려 30만 달러짜리가 됐다.  

 비트코인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1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1124달러. 2010년 피자 두 판을 먹을 수 있었던 1만 비트코인은 무려 1124만 달러(134억원)에 이른다. 자슬로씨는 한 판에 67억원을 호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피자를 먹은 셈이다.

 모바일 기프트 카드 플랫폼 '기프티(Gifty)' 설립자이자 비영리 단체 비트코인 파운데이션(Bitcoin Foundation)이사회 멤버 비니 링햄은 "2018년엔 1비트코인의 가치가 30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 2016년 5월 치러진 영국 런던 시장 선거에서 블록체인(Block Chain·디지털 분산 거래 장부)을 기반으로 예산 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공약이 등장했다.

 조지 갤러웨이 존중당(Respect Party) 후보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이용해 예산 사용 현황을 공개해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또 이중집행 같은 예산의 남용을 방지해 총예산의 5%인 1400만 달러(168억2100만원)를 절감하겠다고 공언했다.

 시장 체인(Mayors chain)으로 일컬어진 이 시스템은 갤러웨이 후보의 낙선으로 일단 자취를 감췄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생활 곳곳에 스며들면 현실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발행기관 없는 가상화폐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일종의 가상화폐다. 2008년에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 사용자가 인터넷상에 처음 논문으로 발표한데 이어 2009년 세상에 내놓은 P2P방식(개인과 개인)의 디지털 화폐다.

 가장 큰 특징은 돈을 관리하는 중앙 기관이 없다는 점. 또 블록체인이라는 해킹이 어려운, 혁신적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디지털화폐와 이 것의 기반기술이 되는 블록체인이 토대와 상부구조처럼 함께 언급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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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중앙은행이 발행· 통제하는 기존의 화폐와 달리, 가상공간에서 쓰이는 비트코인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수학 문제를 풀어 '채굴'하거나 비트코인 거래소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우선 비트코인은 채굴 작업을 통해 얻어야 하는데, 채굴이란 컴퓨터를 이용해 사람의 힘으로 풀 수 없는 복잡한 수학 연산 문제를 푸는 것을 말한다. 채굴이 또 무한정으로 이뤄질수 있는 것도 아니다. 비트코인은 등장할 때부터 채굴 가능한 양이 2140년까지 2100만 비트코인(BTC)로 설정돼 있고, 4년 주기로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갈수록 가치가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 고도의 연산 과정을 거치기 위해 컴퓨터를 가동하는 채굴 과정은 갈수록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다. 이군희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발간한 '블록체인 기술의 기대와 우려' 보고서에 따르면, 채굴 과정에 소요되는 전기 요금은 200억원 수준이다.

 비트코인이 생성됐을 때부터 발생한 모든 코인의 전송내역이 10분 단위의 블록으로 형성되고 이 블록들이 계속 연결된 채 컴퓨터에 저장된다. 때문에 채굴 참여가 많아질수록, 비트코인 거래를 기록할 컴퓨터가 늘면서 해킹은 어려워지고 보안성은 더 견고해지는 셈이다.   

 지난 8년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비트코인은 각국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통제, 국경의 제한 없이 전 세계에서 24시간 저렴하면서도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거래 지급수단을 넘어 투자 대상으로 '몸 값'이 급등하는 이유다.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화폐는 요즘 각국에서 매일 만들어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또 이들은 가상 공간에서 주도적 화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미 700여 종의 디지털 통화가 각국에서 생성됐다.

 미국이나 일본만큼 활발하진 않지만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거래는 가능하다. 거래소인 빗썸, 코빗, 코인원 등을 통해 구매한 후 비트코인을 받는 상점에서 전용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결제하면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화폐로서의 본원적 역할보다는 시세 차이로 인한 이익이 커 투자상품으로 간주된다. 또 비트코인은 거래 추적이 어려워 암시장의 결제 수단과 자금세탁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가치가 급등해 수익성 좋은 투자상품처럼 여겨지기 쉽지만, 비트코인 피자데이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가치 변동성이 크다.

  관련 법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 비트코인 이용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미비한 점도 문제다. 2014년 2월 당시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Mt.Gox)가 해킹 공격으로 인해 고객의 예치금을 도둑맞았다며 파산을 신청했다. 당시 마운트곡스 측의 자작극이란 의문도 제기됐지만 고객들에 대한 보호장치는 없었다. 

 이 때문에 최근의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기존의 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국제적으로 놀라운 속도로 확산 추세에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의 주축을 형성할 것이라는 견해가 주류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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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 관계자는 “디지털 통화에 대한 법적 정의가 아직 없다. 앞으로 세금 납부나 돈세탁, 소비자 보호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정의를 내리는 일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올 1분기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 블록체인 "서로 모르는 사람이 서로를 믿게 해 주는 기술"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한마디로 '분산화된 신뢰 환경'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거래 원장(元帳·거래 상태를 기록한 장부)을 중앙서버가 아닌, 개인 간 네트워크에 분산해 공동으로 관리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은행이든 신용카드든 온라인 쇼핑몰이든 모든 시스템들은 유무형의 거래(교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중앙 서버'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거래 당사자들을 대신해 보장해 주는 역할을 하는 신뢰할 만한 인증기관이 필요한 것이고, 그게 바로 중앙정부이고 중앙은행이며 금융기관이고 등기소인 셈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에서는 제3의 중앙기관은 필요 없다. 모든 거래 참가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 내역이 P2P 방식으로 저장·보관된다.

 특정 시간을 단위로 생성되는 거래장부의 단위가 바로 '블록'이고, 블록이 이어져 '체인'을 형성한다. 새로운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모든 참가자의 거래내역이 보통 10분 주기로 업데이트된다.

 이 블록체인을 거래기록 용도로 활용해 탄생한 것이 비트코인이다.

 블록체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비트코인에서 보듯 어떠한 제약 없이 모든 이에게 공개되는 건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부른다. 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회원사만 참여할 수 있다. 신뢰성이 검증되고 약속된 참여자를 지정, 폐쇄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기술이다. 

 이학배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할 경우 단순히 금융거래 뿐 아니라 회계장부 등 기업의 활동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2009년에 출현해 지금 처럼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단계에 이르기까지 채 3년도 걸리지 않았다"며 "블록체인의 경우 스마트폰보다 더욱 빨리 일반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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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준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은 일종의 플랫폼"이라며 "플랫폼에 레고 블록을 쌓듯이, 블록체인에 어떤 서비스를 얹어놔도 다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블록체인을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공유된 거래 기록을 믿을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이영환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W3C 블록체인 표준화 그룹 의장)는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의해서 상대편을 믿을 수 있는 신뢰의 메커니즘을 형성한다"며 "비트코인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모든 것이 신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은 인프라 기술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은 높은 보안성과 비용 절감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독점으로 거래내역을 보유한 거대 기관 한 곳만 공격하면 정보를 빼낼 수 있었다. 하지만 블록체인에서는 거래내역을 보유한 모든 참가자의 네트워크를 뚫어야 한다.

 당초 블록체인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비트코인 구현 기반기술 정도로 이해됐지만, 최근에는 금융 말고도 부동산 주식 채권 등 각종 거래계약, 기업의 공급망관리(SCM),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차세대 혁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이미 2015년에 블록체인을 미래사회를 바꿀 21개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물론 블록체인 기술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장점만 있는 것도 아니다. 한번 거래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단점도 있고,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때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폐쇄할 수도 없다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무엇보다 분명한 건 분권화된 시스템인 비트코인 등 디지털 화폐와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해 주는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확장성과 적용영역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금융을 포함해 모든 거래 계약에서 제3자 중개와 보증·공증 없이 거래의 확실성,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블록체인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경우 지금까지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온 중앙정부, 중앙은행, 금융기관, 각종 인증기관으로 대표되는 기존 질서가 무력해질 수 있다. 이는 기존 질서와 신 질서간 앞으로 벌어질 파워게임에 따라 거대한 '권력의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인터넷이 시장에 혁명을 몰고온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은 앞으로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최근 “블록체인 기술은 미래금융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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