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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시행 100일…청렴사회 기대와 경제위축 우려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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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1-05 06:13:24  |  수정 2017-01-05 06: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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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민권익위원장 재직 당시(2012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추진한 김영란 전 대법관(현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저자 초청 대담에 참석하고 있다. 2016.10.0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기대와 우려의 시선 속에 출발했던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5일로 시행 100일을 맞았다.

 청탁금지법은 우리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부정청탁과 접대문화의 근절을 목표로 지난해 9월28일 전격 시행됐다. 김영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인 2012년 관련법을 처음 발의한 후 시행까지 꼬박 4년이 걸렸다.

 시행 초기 법 적용을 둘러싼 권익위 차원의 유권해석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개정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청렴사회로의 첫발을 내딛었다는 평가에 더 무게가 실린다.

 낡은 접대 관행에서 벗어나 청렴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은 긍정요소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반면 농림·축산·화훼 분야에서 경제적 타격을 호소하고 있는 등 적잖은 고민거리를 남기기도 했다.

 ◇'더치페이 門 열었다'…청렴사회 출발 기대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각자 계산(더치 페이)' 분위기가 확산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더치 페이 문화가 완전히 뿌리내린 것은 아니지만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권익위는 보고 있다. 

 필요 이상의 과도한 접대를 자제하는 탓에 상대적으로 홍보업무 종사자들의 저녁 시간대가 여유로워졌다는 반응도 감지된다. 기존 단체 회식 형태로 진행되던 연말 송년회 분위기에서 벗어나 올해는 다소 차분해졌다는 평이다.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청탁금지법 자체에 대한 국민 지지 또한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지난달 13일 한국행정연구원이 한국리서치와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3,5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청탁금지법 시행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권익위, 100일간 위반신고 117건 접수…관련 질의만 1만2천건

 권익위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권익위로 직접 접수된 위반신고는 총 117건(1월3일 기준)에 달한다. 유형별로는  부정청탁이 47건으로 가장 많았고 금품수수 62건, 외부강의 8건 순이었다. 권익위 홈페이지를 통한 접수는 91건, 우편 및 팩스 18건, 방문접수 5건, 국민신문고를 통한 접수 3건이었다.

 이중 권익위는 권익위는 지난해 11월 발주한 공사에서 시공사 임원이 공사감리자에게 현금 300만원을 제공한 사건에 대해 대검찰청에 처음 수사 의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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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을 맞은 27일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공무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구내식당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전 700명이던 식수 인원이 800명으로 100여명 늘었다고 말했다. 2016.10.27

 ppkjm@newsis.com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한 법원의 첫 판례도 나왔다.

 춘천지법 이희경 판사(신청32단독)는 지난해 12월 8일 자신의 고소사건을 맡은 수사관에게 4만5,000원짜리 떡 한 상자를 보낸 혐의로 과태료 부과가 의뢰된 A씨(55·여)에게 과태료 9만원 부과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청탁금지법 시행 첫날인 지난 9월28일 자신의 고소사건을 맡은 춘천경찰서 수사관에게 시가 4만5,000원 상당의 떡 한 상자를 보냈다. 이에 춘천 경찰서는 춘천지방법원에 과태료 부과 의견으로 자진 신고를 한 바 있다.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 등을 둘러싼 유권해석에 대한 질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법 시행 전인 지난해 8월부터 12월말까지 권익위에 접수된 총 질의 건수는 1만2,369건에 달한다. 이중 5,577건에 대한 답변은 이뤄졌으며 나머지 부분은 처리 중이다.

 ◇권익위의 오락가락 유권해석은 해결과제

 권익위 차원을 넘어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주요 쟁점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놓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법령 해석의 혼선을 막기 위해 권익위 부위원장·법무부 법무실장·법제처 차장 등 차관급으로 구성된 관계부처 합동 TF를 출범시켰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매주 한 차례 열리던 TF 회의도 흐지부지 됐다.

 국무총리 주재의 청탁금지법 관련 관계 장관회의도 초반 몇 차례 열린 것을 제외하면 유명무실해 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울러 TF를 구성하고도 일부 쟁점에 대한 유권해석 부분에서 입장을 번복해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권익위는 당초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을 주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과잉해석이 아니냐는 비판에 학생 대표가 카네이션을 선물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하지만 최종입장이 아니어서 바뀔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외에도 자주 묻거나 반복되는 유권해석 문의항목을 정리해 일주일에 한 번씩 '청탁금지법 FAQ'를 배포한다는 계획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지적이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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