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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더블데이트] '미녀와 야수'로 통한 작곡가 이지수·소리꾼 박인혜

등록 2017.01.08 10:00:00수정 2017.11.14 11: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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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이지수(오른쪽) 음악감독과 작창을 맡은 국악인 박인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극립창극단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1.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이지수(오른쪽) 음악감독과 작창을 맡은 국악인 박인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극립창극단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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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번에 창작 영감의 원천은 박인혜 선생님이었어요. 곡을 주시면 거기에다 리듬, 화성의 규모를 조율하고 구성했죠. 덕분에 구수하고 해학적인 창극의 진한 맛과 함께 판타지적인 세계관을 아우를 수 있었어요."(이지수)

 "이지수 작곡가님은 워낙 유명한 분이시라 타협이 안 될까봐 처음에는 염려가 됐어요. 근데 타협점을 찾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았어요. 서양 음악을 하는 분들이랑 작업을 하다보면 '국악 느낌'을 설득해야 하는 순간도 있는데 그런 것이 필요 없었죠."(박인혜)

 작곡가 이지수와 소리꾼 박인혜는 불과 몇달 전에 처음 만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일상의 언어에서도 절묘한 화음을 들려줬다.

 최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만난 자리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박인혜가 자신이 들려주는 창처럼 강렬함에 해학을 아울러 분위기를 장악하려는 찰나, 이지수는 섬세함과 애정이 담긴 유머로 맞받아 쳤다. 박인혜는 거기에 속절없이 무너지며 고상한 외모와 다른 호탕한 폭소를 연신 들려줬다.

 "새벽 2시에 궁금한 것이 있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연락을 하면 바로 답장이 와요. 역시 젊은 예술가 분이라 새벽까지 깨 있고  IT  시대에 걸맞은 작업 방식을 공유할 있죠. 하하."(이지수)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이지수(오른쪽) 음악감독과 작창을 맡은 국악인 박인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극립창극단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이지수(오른쪽) 음악감독과 작창을 맡은 국악인 박인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극립창극단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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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와 박인혜는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전속단체로 창극의 다양한 실험을 꾀한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이 선보이는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로 첫 호흡을 맞춘다.

 국립극장이 레퍼토리시즌 도입 이후 처음 선보이는 어린이창극으로, 오는 11~22일 KB하늘극장 무대에 오른다.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소설가 잔 마리 르 프랭스 드 보몽의 동명 작품이 원작이다.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노래를 창작하는 젊은 소리꾼 박인혜가 소리만들기(작창)를 맡아 아이들의 귀에 쏙쏙 박히는 선율들을 먼저 작창했고, 그 선율을 바탕으로 이지수가 극의 전반적인 음악을 완성했다.

 이지수는 "어린이 창극이다 보니 어린들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판소리 자체가 어렵거나, 힘들거나 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다만 반주 등 음악적인 것을 단순화해도 깊이가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이지수(왼쪽) 음악감독과 작창을 맡은 국악인 박인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극립창극단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이지수(왼쪽) 음악감독과 작창을 맡은 국악인 박인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극립창극단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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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혜는 판소리에 대한 편견을 깨는 공연이었으면 했다. "판소리라고 하면 거친 소리, 한 등의 정서를 주로 떠올린다"며 "곱고, 결이 예쁜, 아름답고 다양한 미학을 지닌 음악이라는 걸 다각도로 들려주고 싶다"고 바랐다.

 어린이 창극 참여는 처음인 그녀는 "제일 중요한 건 지나친 장식음을 지양한다는 것이었다"며 "창극에는 리프라이즈가 드물어 관객들 귀에 멜로디가 꽂히기가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귀에 남는 선율을 만들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아리랑'을 모티브로 한 '아리랑 콘체르탄테'를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하는 등 전통 음악을 꾸준히 매만져온 이지수가 창극 작업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인혜 씨가 만들어온 곡에 새로운 시너지를 내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며 "판소리 만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신비로운 음악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이지수(왼쪽) 음악감독과 작창을 맡은 국악인 박인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극립창극단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이지수(왼쪽) 음악감독과 작창을 맡은 국악인 박인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극립창극단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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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음악작업도 진행했던 이지수는 음악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을 생각하는데 한결 수월했다. 두 살짜리 자녀도 있다.

 "러닝타임 60분 동안 지루할 틈이 없는 동시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자 했어요. 무엇보다 '미녀와 야수'가 판타지극이라 음악을 들었을 때 바로 그 동화 속에 들어갔으면 했죠. 우리 아이에게 음악을 들려주며 반응을 봤는데 좋아하더라고요. 하하."

 국립창극단 작품의 작창을 맡은 소리꾼 중 최연소인 박인혜는 "음악 장르가 확연히 분리가 안 되는 공연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며 "판소리의 교육적인 측면을 부러 강조하기보다, 이런 음악이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접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드라마 '겨울연가',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등 드라마와 영화음악계에서 소문난 이지수는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한 '여우락 영화관'에 참여하는 등 음악 세계를 확장해왔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이지수(오른쪽) 음악감독과 작창을 맡은 국악인 박인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극립창극단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이지수(오른쪽) 음악감독과 작창을 맡은 국악인 박인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극립창극단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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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음악을 중심으로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창작자인 박인혜는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뿐 아니라 뮤지컬 '아랑가'에서 작창과 도창을 맡는 등 활동 보폭을 넓혀 왔다. 

 두 아티스트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함이다. 무슨 장르의 음악이든 흡수할 수 있다. 개성 강한 두 사람이 '미녀와 야수' 작업에서 서로의 세계에 잘 녹아든 이유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접하면서 느낀 건 다른 장르에서 배운 걸 또 다른 장르에 가져올 수 있다는 거예요. 이번 창극 작업도 마찬가지였어요.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문법을 적용시킬 수 있었죠."(이지수) 

 "저는 제가 국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소리꾼이라는 미명 하에 저를 가두고 싶지 않죠. 제가 사용하는 무기가 판소리인데, 역동적으로 움직여 그 안에 다양한 걸 쌓아가는 것이 본질이거든요. 어떤 식으로도 그 움직임을 막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박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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