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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할머니 덮친 택시기사 "10년간 뇌발작 억제 약 복용"

등록 2017.01.11 19:37:16수정 2017.01.11 22: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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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10일 낮 12시5분께 광주 서구 농성동 상공회의소 인근 편도 5차선 도로에서 전모(32)씨가 운전한 택시가 5차로에서 손수레를 밀고 가던 70대 여성을 치고, 10여m를 돌진해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8대를 들이받은 뒤 멈춰섰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광주 서부소방서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는 모습. 2017.01.10. (사진 = 광주 서부소방서 제공 동영상 캡쳐)  photo@newsis.com

시한폭탄 같은 건강 상태로 승객 태우고 도로 질주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70대 할머니를 치어 숨지게 하고 차량 8대를 들이받아 4명을 다치게 한 30대 택시 운전기사가 10여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뇌 수술을 받고 지금까지 약을 복용해 온 사실을 숨긴 채 택시를 몰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2년 전에도 석연치 않은 사고를 냈던 택시기사는 사실상 시한폭탄과 같은 건강 상태로 승객을 태운채 도로를 질주했던 것으로 보인다.

 11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손수레를 밀고 가던 이모(71·여)씨를 치어 숨지게 하고 차량 8대를 들이받아 4명을 다치게 한 택시 운전기사 전모(32)씨는 10여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뇌 수술을 받았다.

 이후 전씨는 심한 두통을 느낄 때마다 경련이나 발작을 억제하는 약을 복용했으며 택시 회사에 입사하고도 약물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지난 2015년 2월께 광주 남구에서 단독 교통사고를 낸 이후 약을 먹는 기간을 좁혀왔으나 사고 2~3일전부터는 약을 먹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경찰에 "기억이 없다. 정신이 들고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 더 다친 사람은 없냐"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한 관계자는 "택시회사를 옮기면서 뇌 발작 치료약을 복용한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 같다"며 "뇌 수술과 약 복용 사실을 숨긴 채 운전면허 갱신을 위한 적성검사를 통과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등으로 돌진했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며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택시의 경우 운전기사의 건강 문제 등을 회사 차원이나 지자체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파악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또 교통사고 이력을 면밀히 조사해 뇌질환 등과 연관이 있다면 면허를 회수하는 등의 사고예방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전씨를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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