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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국과수 "전일빌딩 총탄, 5·18 헬기사격" 37년만에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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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1-12 17:44:08  |  수정 2017-01-12 18: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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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5·18민주화운동 상징 공간인 광주 전일빌딩의 총탄 흔적이 헬기에서 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14일 "옛 전남도청 쪽에서 금남로 방향으로 돌면서 사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1980년 5·18 당시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주변에 헬기가 날고 있는 모습. (사진 = 5·18 기념재단 제공 사진 촬영)  photo@newsis.com
"헬기가 정지상태서 고도만 상하로 변화 사격" 헬기 기총 소사·추가 탄흔 발견 가능성도 언급

【광주=뉴시스】배동민 신대희 기자 =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37년만에 공식화했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과수는 전일빌딩 안팎에서 발견한 185개 총탄 흔적의 최종 분석 결과인 법의학 감정 보고서를 이날 오후 2시께 시에 제출했다.

 국과수의 공식 보고서에는 전일빌딩 외벽에서 35개, 10층 옛 전일방송 내부에서 150여개의 총탄 흔적을 발견했으며 '헬기가 호버링(hovering·정지) 상태에서 고도만 상하로 변화하면서 사격한 상황이 유력하게 추정된다'는 내용이 실렸다.

 ◇ 전일빌딩 탄흔 개수 감정 결과

 전일빌딩 10층에 위치한 옛 전일방송 내부 기둥과 천장, 바닥, 창틀 등 내부에서 식별 가능한 탄흔은 142개로 조사됐다.

 중복되는 탄흔과 창틀과 천장 사이 나무 마감재에서 발견된 탄흔을 감안하면, 최소 150여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전일빌딩 외벽에서 발견된 탄흔 35개는 구경 5.56㎜ 또는 구경 0.3인치 탄환에 의해 남겨진 것으로 추정했다.

 또 국과수의 3차 현장조사 당시 시민이 제출한 5.56㎜ 탄피 2점과 0.3인치 탄피 3점은 생산 시기로 보아 5·18 당시 사용된 실탄의 탄피일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감정했다.

 ◇ 헬기 사격 판단 근거

 국과수는 헬기 사격으로 판단한 이유로 1980년 5·18 당시 전일방송 전면에는 최소 10층 이상의 건물이 없던 점, 옛 전일방송 내부 창틀보다 낮은 지점에서 탄흔이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국과수 분석 결과 옛 전일방송 기둥을 중심으로 한 동일 지점에서 상향 수평·하향의 각도로 집중 사격된 정황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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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5·18민주화운동 상징 공간인 광주 전일빌딩의 총탄 흔적이 헬기에서 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14일 "옛 전남도청 쪽에서 금남로 방향으로 돌면서 사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1980년 5·18 당시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주변에 헬기가 날고 있는 모습. (사진 = 5·18 기념재단 제공 사진 촬영)  photo@newsis.com
 국과수는 전일빌딩 기둥에서는 창틀보다 낮은 지점에서 탄흔 3발이 발견됐고, 바닥에서는 탄흔의 형태에 부합되는 흔적 56개가 식별됐다고 밝혔다.

 특히 바닥에서 식별되는 탄흔 중 2개는 기둥 우측면에 스쳐 맞은 탄흔 방향의 연장선상에 있는 점으로 미뤄, 벽면을 스친 탄환이 바닥과 충격한 것으로 판단했다.

 해당 탄흔의 각도는 하향 44도, 42도로 분석됐다. 수평 기준 약 48도와 46도의 하향 사격한 탄도, 창틀의 높이를 감안할 때 "최소 50도 이상의 하향 사격의 각도"라고 국과수는 설명했다.

 옛 전일방송 내부에서 발견된 탄흔은 구경 5.56㎜ 나 7.62㎜ 소총탄에 의한 탄흔(깊이 6~8㎜ 내외, 직격 2㎝ 내외)으로 판단되지만, 탄흔 크기만 갖고는 탄환의 종류를 특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창틀 주변 목재 마감재에서 식별되는 탄흔의 크기로만 봐서는 M16 소총의 가능성을 우선 추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옛 전일방송 실내 생성된 탄흔의 숫자가 최소 150개 이상인 점과 M16 소총의 탄창이 20발 또는 30발 탄창인 점으로 볼 때 1인이 탄창을 교환하며 사격하였거나 2인 이상 다수가 동시에 사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달 현장 조사 때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안전과 총기연구실장의 분석과 일치한다.

 당시 김 실장은 "탄흔이 만들어진 방향을 보면 헬기가 '옛 전남도청 쪽에서 금남로 방향으로 돌면서 쏜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변 지형을 볼 때 전일빌딩 10층보다 높은 곳이 없다면 헬기에서 쏜 것이 가장 유력하다. 헬기라 단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10층보다 더 높은 위치나 동선에서 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헬기 기총소사·추가 탄흔 존재 가능성

 국과수는 5·18 당시 현장 주변을 기동한 헬기는 UH-1 500MD 기종으로 이 헬기의 무장은 7.62㎜의 실탄을 사용하는 M60 계열의 기관총이나 M134 미니건 계열의 기관총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천장에 부착된 텍스와 바닥에 떨어진 텍스의 사진을 조합했을 때 나타나는 탄흔의 생성 방향이 방사형으로 펼쳐진 형태인 점으로 미뤄, UH-1 헬기의 양쪽 문에 거치된 M60 기관총 사격의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단, M134 미니건 계열의 기관총은 기체의 전면을 향해 고정된 총기로 발사 속도가 저속 모드에서 분당 2000발 내외이기 때문에 M134의 사용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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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13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1가 1번지 전일빌딩 10층 옛 전일방송 기술부 내부 기둥에서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총기안전실장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총탄 흔적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16.12.13.    sdhdream@newsis.com
 또 전일발송 공간의 천장 부분(천장 슬라브와 텍스 사이 공간)에 일부 탄환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고, 전일방송 공간 천장 부분에 대한 발굴에서 탄흔이 발견된다면 사용 총기류에 대한 규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천장 부근의 발굴 조사를 추가 조사를 의뢰할 경우, 향후 전일방송 공간에 대한 보존 방안을 수립한 뒤 발굴 조사에 의한 원형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밝혔다.  

 ◇ 광주시, 전일빌딩 추념 공간 조성 방침   

 국과수의 이번 보고서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여부를 규명하는 최초의 정부 기록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따라, 광주시는 전일빌딩이 갖는 역사·상징성을 고려해 전일빌딩 내에 추념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전일빌딩 보존 방안 마련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5월 관련단체의 의견수렴에 나섰고, 관련 단체 및 전문가 자문위원회 등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오는 7월까지는 보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전일빌딩을 역사성과 안전성, 원형 복원의 원칙을 갖고 모두가 기억해야 할 5·18유적으로 보존하고 오월의 역사를 온전히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5·18기념재단과 5월 단체도 이번 감정 결과를 토대로 전일빌딩 원형 보존과 5·18 헬기 사격 진실 규명에 앞장설 방침이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공중에서 무력이 사용됐다는 부분들이 밝혀졌고, 5·18 진실에 접근하는 중요한 단초가 됐다"며 "그동안 많은 증인과 증거들을 부인했던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정말 참회를 촉구한다. 헬기 사격 진실 규명에 노력하고, 원형 보존에 대해 광주시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정수만(71) 5·18연구소 비상임연구원(전 5·18유족회장)은 "광주 시민들에게 광주 항쟁 때 '헬기 사격'은 36년 동안 기정사실이었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이 부족했다"며 "전일빌딩의 탄흔을 시작으로, 계엄군이 5·18 때 광주 시민들을 얼마나 처참하게 학살했는지를 반드시 증명해, 억울한 오월영령들의 한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guggy@newsis.com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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