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마약중독 화가의 '정신병원에서 드로잉'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정신병원에서 그린 그림'이 전시장에 걸렸다.
벨기에 작가 데이브 슈바이처(43)가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된 날들을 치료한 2년간의 기록이다.
서울 이태원 스페이스비엠에서 그를 초대, 13일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개막했다. 수치심,절망,용기,아픔,희망,광기와 고통을 쏟아냈던 드로잉 54점을 선보인다.
양성애자인 그는 HIV감염자들이 겪는 고통은 육체적인 것이라기보다 사회적 편견과 멸시에서 오는 것이라는 체험하고, 작품으로 반전을 꾀했다. 각각의 페인팅이 감염된 피로 그려진 것인지 아닌지 구별되지 않듯이, 모든 인간에게 내제된 아름다움은 편견을 깼을 때 보이는 것이라는 점을 알렸다.
사회의 문제와 불평등을 녹여내며 잘 나가던 그가 심각해진 건 2012년이다.
그는 자신이 만나는 삶들의 엑기스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인 후 그것의 초상화를 그려낸다고 한다. 스펀지에 흡수된 액체를 다시 쥐어짤 때 어떤 모양과 색체가 흘러나올 지 모르듯이 작품의 결과물도 의도하지 않은 우연과 그림을 그릴 때 느꼈던 감정과 몸의 움직임이 섞이며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때, 그림 일기를 쓰듯 그려진 작업들이 한국에 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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