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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드리운 현대중공업…2년새 직원 25% 줄어

등록 2017.01.13 14: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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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박진희 기자 = 현대중공업이 공식휴무일인 노조 창립기념일(28일)과 29일과 30일 연차를 넣어 다음 달 15일까지 1972년 창립 이후 가장 긴 19일간 여름 휴가에 들어간다. 2016.07.28.  pak7130@newsis.com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지난해부터 추진된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현대중공업 울산본사에 드리운 먹구름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13일 만난 현대중 도장부문 협력업체 신입사원 박모(25)씨는 하루하루가 지옥같다고 토로했다.

 시급 6900원에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으나 일감이 없어 잔업과 주말특근이 줄면서 한달 월급이 150만원도 채 안된다.

 박씨는 "업무 강도에 비해 PC방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보다도 적은 월급을 받고 있어 자괴감이 든다"며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구조조정 소문이 계속 퍼지고 있어 다른 일자리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중 직영에서 30여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설비지원부문 자회사 '현대중공업MOS'로 전직한 이모(61)씨는 최근 동료들의 부러움 가득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

 정년퇴직까지 6개월을 앞두고 있던 이씨는 MOS로 전직 동의하면서 연봉은 다소 줄었지만 2년 더 일할 수 있게 됐다.

 이씨는 "과거 호황기때는 직영 정년퇴직 후 협력사에서 수년간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요즘같은 분위기에서 계속 일할 수 있다고 하니 주위에서 부러워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현대중공업 임직원 수는 2만3400여명, 사내협력사 직원 수는 2만6850여명 등 총 5만250여명이다.

 지난 2015년 1월 말 기준 총 6만6770여명(임직원 2만7800여명, 사내협력사 3만8970여명)과 비교하면 2년여만에 1만6520여명(24.7%)이 줄어든 것이다.

【울산=뉴시스】박진희 기자 = 현대중공업이 공식휴무일인 노조 창립기념일(28일)과 29일과 30일 연차를 넣어 다음 달 15일까지 1972년 창립 이후 가장 긴 19일간 여름 휴가에 들어간다. 2016.07.28.  pak7130@newsis.com

 회사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초부터 직원 희망퇴직과 사업부 분사 등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여나가고 했다.

 지난해 말 그린에너지와 글로벌서비스 부문 분사가 마무리된 데 이어 오는 4월 말까지 로봇, 건설장비, 전기전자 부문이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면 조선·해양 부문만 현대중공업이란 이름 아래 남게 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조선 수주잔량은 93척(117억7000만 달러)이다. 지난해 조선부문 신규수주가 12척에 그쳤기 때문이다.

 2014년 11월 말 수주잔량이 149척(196만7000만 달러)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년새 일감이 37.6% 급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호황기때는 한 해 100척의 선박을 건조하고도 그만틈 신규수주가 이뤄져 수주잔량 200척 수준을 계속 유지했다"며 "현재의 수주잔량을 감안해보면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박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오는 2018년부터는 선박 교체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제유가가 60달러 중반대까지 오르면 해양플랜트와 드릴십 등 관련선박 발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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