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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더블데이트] 벨기에서 '스파르타쿠스' 공연하는 박슬기·변성완

등록 2017.01.27 16:18:27수정 2017.11.14 11: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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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벨기에 플랑드르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에서 주역인 ‘예기나’와 ‘크라수스’ 역으로 초청된 국립발레단 박슬기 수석무용수(오른쪽)와 변성완 코르드 발레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27.  holjjak@newsis.com

【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벨기에 플랑드르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에서 주역인 ‘예기나’와 ‘크라수스’ 역으로 초청된 국립발레단 박슬기 수석무용수(오른쪽)와 변성완 코르드 발레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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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제 4대 콩쿠르는 한국 무용수들이 다 휩쓸어요. 예전과 달리 이제 '한국 발레'를 인정해주는 분위기 같아요. 외국 트레이너들이 와도 세계에서 이만한 발레단이 없다고 하시거든요. 성실하고 빠르게 익힌다고 칭찬해주시죠. 발레 역사가 짧은 데 반해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죠."(박슬기)

 "선배님들이나 후배들이 너무 잘하고 있어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정말 많이 올라갔죠."(변성완)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겸 단장 강수진) 수석무용수 박슬기(31)와 드미솔리스트 변성완(26)이 벨기에 플랑드르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에서 각각 주역인 예기나 역과 크라수스 역으로 초청됐다.

 벨기에 안트베르펜 시립극장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 공연에서 박슬기와 변성완은 오는 2월2일과 4일, 총 2회 공연한다.

 국립발레단의 올해 첫 공식 행보다. 이번 공연을 통해 박슬기와 변성완이 유럽 무대에서 '발레 강국'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를 모은다.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연습동 N스튜디오에서 만난 박슬기는 "개인적으로 유럽에 초청을 받아 가는 것은 처음이라 부담도 따른다"면서도 "하지만 그만큼 설렘도 크다"고 말하며 눈을 반짝였다. 

【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벨기에 플랑드르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에서 주역인 ‘예기나’와 ‘크라수스’ 역으로 초청된 국립발레단 박슬기 수석무용수(오른쪽)와 변성완 코르드 발레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27.  holjjak@newsis.com

【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벨기에 플랑드르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에서 주역인 ‘예기나’와 ‘크라수스’ 역으로 초청된 국립발레단 박슬기 수석무용수(오른쪽)와 변성완 코르드 발레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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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이 지난해 8월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남성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안무가 인상적인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발레 '스파르타쿠스'를 선보인 것이 계기가 됐다. 

 그리가로비치의 '스파르타쿠스'는 신체·체력적 조건으로 아시아에서는 소화하지 못했는데 2001년 국립발레단이 아시아 최초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후 몇 차례 공연을 통해 수준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공연 당시 직접 지도하기 위해 90세 나이에도 내한했던 그리가로비치가 당시 출연한 박슬기와 변성완에게 감명을 받아 이번에 두 사람을 초대한 것이다. 

 스파르타쿠스 역에 빔 바넬레슨과 이반 바실리에프(볼쇼이 발레단 전 수석무용수)와 프리기아 역에 나탈리아 데 프로베르빌레아 아나스타시아 스타쉬코프비치가 출연하는 등 유럽에서도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데 박슬기와 변성완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올해 창단 55주년을 맞은 국립발레단은 1975년 라오인민민주공화국이 성립된 이후 외국 발레단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라오스에서 공연하는 등 '발레 한류'를 이끌어왔다. 특히 라오스는 발레 불모지로 현지에서 발레 교실을 열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박슬기와 변성완 모두 라오스 공연과 발레 교실에 참여했다.

【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벨기에 플랑드르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에서 주역인 ‘예기나’와 ‘크라수스’ 역으로 초청된 국립발레단 박슬기 수석무용수(오른쪽)와 변성완 코르드 발레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27.  holjjak@newsis.com

【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벨기에 플랑드르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에서 주역인 ‘예기나’와 ‘크라수스’ 역으로 초청된 국립발레단 박슬기 수석무용수(오른쪽)와 변성완 코르드 발레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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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가 이런 것'이라고 전해주는 '문화'가 중요한 것 같아요. 나라가 잘되는 데 필요한 것이죠. 공연을 본 라오스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에 더 호감을 느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한마디 말보다 이런 문화적인 소통이 더 마음에 가닿을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죠."(박슬기) 

 강수진 예술감독은 "지난 3년간 국립발레단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스트 티처를 초청해 단원들의 기량 향상은 물론이고, 세계무대에서도 뒤지지 않는 국립발레단 단원들을 알리는 데 노력했다"며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세계 무대에 초청되는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파르타쿠스는 로마 공화정에 대항해 노예 항쟁을 이끌었던 노예 검투사 영웅이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스파르타쿠스'(1960)를 비롯해 미국 케이블 채널 '스타즈'에서 제작한 TV 시리즈물 등 다양한 매체에서 다뤘다.

 발레 작품으로서는 1956년 레오니드 야콥슨 안무의 작품으로 선보였다. 거장 안무가 그리가로비치는 1968년  남성 무용수들을 대거 기용, 역동성·웅장함·비장미를 배가했다. 발레는 곧 여성적이라는 기존 관념을 깬 작품이다.

 변성완은 "배울 때는 힘든 작품인데 끝내고 나면 성취감이 두 배 이상이에요. 특히 작품의 웅장함이 마음에 드는데 에너지가 넘치죠"라며 즐거워했다.

【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벨기에 플랑드르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에서 주역인 ‘예기나’와 ‘크라수스’ 역으로 초청된 국립발레단 박슬기 수석무용수(오른쪽)와 변성완 코르드 발레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27.  holjjak@newsis.com

【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벨기에 플랑드르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에서 주역인 ‘예기나’와 ‘크라수스’ 역으로 초청된 국립발레단 박슬기 수석무용수(오른쪽)와 변성완 코르드 발레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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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장군이라는 배경에도 노예 스파르타쿠스를 이기지 못해 분노를 표출하는 크라수스는 입체적인 캐릭터다. "귀족답고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인데 처음에는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하지 못했어요. '스파르타쿠스'를 거치고 나서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았고 더 성숙해졌어요. 이번 벨기에에 가서 더 잘 표현하고 싶어요."(변성완)

 박슬기는 "크라수스는 에너지를 장악하는 역할인데 에너지를 발산하는 춤 스타일의 변성완과 잘 맞다"고 봤다. 

 박슬기가 이번에 맡는 예기나는 교활하고 섹시한 팜 파탈이다. 박슬기는 국립발레단 '스파르타쿠스'에서 헌신적이며 비극적인 청초함을 지닌 프리기아도 번갈아 연기했다. 

 "제가 일상에서 예기나처럼 독기나 요염함을 표출할 만한 기회가 없는데 저 자신도 모르는 악함을 표현해야 색다르고 더 재미가 있어요. 특히 악한 면과 함께 큰 포부도 가진 인물이라 무용수로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알맞죠. 섹시한 캐릭터이기도 한데 그런 부분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박슬기)

 박슬기와 변성완은 이처럼 매력이 넘치는 '스파르타쿠스' 벨기에 공연으로 한국 무용수의 실력을 확인시켜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뉴시스】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드미솔리스트 변성완이 국립발레단 '스파르타쿠스'에서 예기나와 크라수스를 연가하는 모습. 2017.01.27(사진=국립발레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드미솔리스트 변성완이 국립발레단 '스파르타쿠스'에서 예기나와 크라수스를 연가하는 모습. 2017.01.27(사진=국립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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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믿고 제 파트너(변성완)를 믿고 제가 가진 감정, 즉 한국인 특유의 한(恨) 등을 보여주고 싶어요. 체격적인 조건에서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사람만이 가진 장점이 분명 있거든요. 이야기에 맞게, 캐릭터에 맞게 감정 전달을 잘하고 싶어요."(박슬기)

 두 사람은 한국 발레계를 이끌 재목들이다. 박슬기는 국립발레단 간판으로 이미 얼굴과 이름이 잘 알려진 스타다. 변성완은 한창 떠오르는 유망주다.

 박슬기는 활동 폭을 점차 넓히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프리미엄 냉장고 모델로 나섰고, 같은 해 유명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 '무지개 집합'과 협업 공연을 자신의 안무로 선보이기도 했다. 변성완이 이 공연에 함께 하기도 했다.

 박슬기는 "어릴 때는 안무에 관심이 많지 않았어요. 다만 제가 생각과 상상이 많은 편인데 그런 걸 표현하면서 안무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라며 "제가 안무에는 소질이 없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아 뿌듯하고 설레요. 기회가 있으면 앞으로도 도전하고 싶습니다"고 했다.  

 변성완은 또래 무용수보다 한참 늦은 나이인 17세에 발레를 시작했다. 그런데도 성장 속도가 놀라울 정도다. 

 "발레가 너무 좋았어요. 새벽 6시에 등교를 해서 자정까지 레슨을 받고 연습을 했죠. 고교 3년 내내 발레만 하다 보니 원하는 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에도 가고…. 변해 있더라고요. 지금도 발레를 할 때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행복하기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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