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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글로벌 공동체 인프라 만들 것"…트럼프 고립주의에 반기

등록 2017.02.17 13: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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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AP/뉴시스】페이스북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소셜네트워크(SNS) 상 가짜 뉴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저커버그는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 일'이 기술적으나 철학적으로 얼마나 복잡한지 알지만 우리가 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설 중인 저커버그. 2016.11.20

【리마=AP/뉴시스】페이스북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소셜네트워크(SNS) 상 가짜 뉴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저커버그는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 일'이 기술적으나 철학적으로 얼마나 복잡한지 알지만 우리가 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설 중인 저커버그. 2016.11.20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통해 가족과 친구들을 연결하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공동체로 하나로 묶는 사회적 인프라 건설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커버그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5800자 짜리 서한에서 "우리 시대에 페이스북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작동하는 글로벌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의 이런 표현은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대표되는 이른바 ‘트럼피즘’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저커버그는 “나는 오늘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지고자 한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가?”라면서 세계화를 둘러싸고 일고 있는 작금의 논란을 화두로 올렸다.

 그는 “지금 우리의 가장 큰 기회는 세계화이다. 세계화를 통해 번영과 자유를 퍼트리고, 평화와 상호이해를 촉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 역시 테러리즘을 종식시키고 기후변화와 싸우고, 전염병을 막는 일 등 세계화와 관련된 이슈들”이라면서 세계화의 양면성을 거론했다.

 그는 “진보는 이제 도시나 국가가 아닌 글로벌 공동체 차원의 인간애를 필요로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우리를 좀더 서로 가깝게 하고, 글로벌 공동체를 건설하는 일에 나서고 있다. 처음 우리가 이런 일을 시작했을 때 세계화는 논쟁거리가 아니었다. 매년 세계는 좀더 가깝게 연결되기 시작했다. 이런 일은 긍정적인 경향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회고했다.

 저커버그는 이어 “그러나 세계화에 뒤쳐진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세계화에서 탈퇴하려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과연 모든 사람들을 위한 글로벌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과연 향후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길이 서로를 보다 더 연결시키는 일이어야 하는지 아니면 이를 반전시키는 방향이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그러나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세계화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일고 있지만 자신은 글로벌 공동체를 연결하는 방향이 진정한 발전이고 진보라는 믿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납득시키는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18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을 각 도시나 국가는 물론이고 글로벌 커뮤니티 전체가 함께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발전이고 진보라는 점을 각 개인들과 정부에게 납득시킬 수 있도록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바티칸=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29일(현지시간) 바티칸 내 교황의 숙소인 산타 마르타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6.8.29.

【바티칸=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29일(현지시간) 바티칸 내 교황의 숙소인 산타 마르타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6.8.29.

 저커버그는 또 “지난 10여 년 동안 페이스북은 친구와 가족을 연결하는 일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를 기반으로 이제 우리의 다음 중점 사업은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를 건설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런 사회적 인프라는 우리를 지원하고,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고,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시민참여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오늘날 자유와 번영을 확산시키고, 평화와 이해를 증진하고, 사람들을 가난에서 구제하고, 테러리즘이나 기후변화, 전염병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대응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인류는 진보를 위해서 도시나 국가가 아닌 글로벌 공동체로서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가짜 뉴스를 퇴치하기 위한 페이스북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릇된 정보를 금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팩트 체크 등 풍부한 시각과 정보를 올리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가 작심을 한 듯 이처럼 세계화에 대한 믿음을 장문의 글로 표시한 행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저커버그 뿐 아니라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및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는 또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세계기후변화협약 파기와 석탄 및 셰일가스 생산에 대한 규제 철폐 등을 약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 등 유럽 극우세력들의 부상 등과 함께 반(反) 세계화 움직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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