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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밀가공 37년 산증인…'이달의 기능한국인' 성천모씨

등록 2017.02.20 15: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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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삼성전기 성천모 수석연구원.(사진: 고용노동부 제공) 2017.02.20.

【서울=뉴시스】삼성전기 성천모 수석연구원.(사진: 고용노동부 제공) 2017.02.20.

【세종=뉴시스】박준호 기자 =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37년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모듈,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정밀가공 분야에 매진해 기술발전에 기여한 성천모(52) 삼성전기 수석연구원을 '2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기능한국인 선정 10주년을 맞아 120번째로 선정된 성 연구원은 1980년 3월부터 삼성전기㈜에 입사해 가공공정무인화시스템 분야에 전문성을 쌓고 현재 협력업체인 ㈜세코닉스에서 정밀가공 기술 선진화를 지원하고 있다.

 그는 사이드뷰(side view)용 LED 192 캐비티(cavity) 금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오일 주입용 마이크로 노즐 개발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지만, 기술자의 길로 들어선 건 어려운 가정형편때문이었다.

 초·중 시절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면서 자랐던 성 연구원은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장학생으로 고교 입학을 추천받을 만큼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지만 아버지의 강한 권유로 기술직으로 진로를 바꿔 중학교 졸업 후 성남 직업훈련원(현 폴리텍Ⅱ대학)에 입학했다. 

 고된 훈련 속에서도 기술 습득에 매진해 1980년 밀링기능사(현 컴퓨터응용밀링 기능사) 2급을 취득한 그는 직업훈련원 수료 후 삼성전기 생산기술직 특채로 입사해 정밀가공 기술자의 길로 들어섰다. 입사 후 맡은 일은 브라운관 TV,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금형기술 업무였다.  

 성 연구원은 "브라운관TV, 휴대전화 등의 전자제품 생산에 있어 금형은 필수"라며 "금형은 단순한 쇠틀이 아닌 1㎛(100만분의 1m)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정밀부품으로, 마이크론 단위의 정밀성이 품질을 좌우하는데 이것을 완성하는 것이 부품 가공의 품질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공정 및 품질개선을 통해 전자 제품의 품질은 물론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 수입 대체에 기여했다.

 대표적인 연구개발 실적이 가공공정 무인화 시스템이다. 수작업으로 하던 일을 1회 세팅으로 24시간 무인작업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가공시간의 획기적인 단축과 생산성이 향상 효과를 얻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사용되는 사이드뷰(side view)용 LED 리드프레임을 양산하기 위한 사출금형을 192캐비티(cavity)로 제작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도 성공했다.

 또 HDD(hard disk drive) 슬리브(Sleeve) 내에 흘러넘침 없이 일정하게 오일을 주입하는 마이크로 노즐을 개발, 세정공정 등 불필요한 공정을 없애 연간 15억원 이상의 비용절감을 이뤄냈다.

 그는 현장에서 습득한 기술과 노하우를 부산 및 세종 사업장, 중국 천진사업장 등 국내외 사업장에서 전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삼성전기의 1차 협력사인 세코닉스 평택공장에서 파견돼 가공 부문의 애로기술에 대한 기술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삼성전기 근로자로는 처음으로 2015년 직업능력의 달 근로자 부문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배움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삼성전기에 근무하면서 1988년 이후 직무관련 교육과정 177건 이상을 이수하고, 사내 기술대학(현 삼성전자공과대학)에서는 퇴근 후 밤 10시까지 학교수업을 병행하는 주경야독을 졸업할 때까지 이어갔다.

 이러한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통해 성 연구원은 삼성전기 현장 근로자 중 최초로 기계가공기능장 자격을 취득해 이 분야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명장이 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기술자격출제위원 및 국가직무능력표준개발 심의위원, 수원하이텍고 산학겸임교사, 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능력중심사회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사내에서는 금형대학 강의는 물론 실무에서 얻은 지식과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교재를 집필해 현장 실무자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그는 "우리 청년들이 학벌과 스펙 위주의 시스템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그 분야의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로 미래에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기술노하우를 협력사와 특성화고 등의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하면서 대한민국 명장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인생은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그의 꿈은 은퇴한 중장년층 재취업을 지원하는 직업학교를 운영하는 것이다.  

 2006년 8월부터 시작한 '이달의 기능한국인' 선정 제도는 10년 이상 산업체 현장실무 숙련기술 경력 보유자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한 명씩 선정·포상하는 제도다.

 한편 고용부는 이날 ㈜세코닉스 평택공장에서 '자동화, 인공 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는 미래 기술과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청년근로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송신근 기능한국인회 회장, 제1호 기능한국인 선정자인 류병현 ㈜동구기업 대표, 올해 1월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여현국 ㈜유진테크놀로지 대표이사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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