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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재계④]"'시계 제로' 속 감원 등 자구책 모색"...기업들 긴장감 '팽팽'

등록 2017.03.02 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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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삼성의 기업 이미지가 '갤럭시노트7' 리콜 악재, 이재용 부회장 구속 등으로 인해 대폭 하락했다. 20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년 미국 내 기업 평판지수 조사'에서 지난해 7위에서 42위 하락한 49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이다. 2017.02.2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동현 한상연 기자 =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최순실 게이트 파장에 중국경기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 국내 기업들이 경영 '시계(視界) 제로'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수출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내수 부진에 따른 우려가 여전한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 현실화 등이 국내 기업들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각 회사별 상황에 맞는 사업계획 전면 재검토, 긴축경영 등을 추진하며 불확실한 경제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강구하느라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등은 대대적인 긴축경영에 나서는 것 보다는 일단 보수적인 관점 아래 부분적인 경영 전략 수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가 실시하는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매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멕시코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들여오는 것 자체를 막으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각 기업들은 미국 정부와의 관계개선 및 그동안의 수출 전략까지 수정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 법인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올해 경영환경에 대한 분석을 다시 실시하고 기획·재무·영업과 관련된 수출전략 자체를 고치고 있는 것.

 삼성전자가 미국내 현지 공장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LG전자가 미국내 공장 건립에 이어 신사옥 건설에 나선 것도 광의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위협에 발빠르게 대처한 예로 들 수 있다.

 또 지난해보다 투자를 줄이거나 인력을 감축하는 기업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상반기 ▲매출액 47조273억원(자동차 36조6596억원, 금융 및 기타 10조3677억원) ▲영업이익 3조1042억원 ▲경상이익 4조5450억원 ▲당기순이익 3조5321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43조7644억원에 비해 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3조3389억원보다 7% 감소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과 수출 선적 부두에 대기중인 수출차량 모습. 2016.07.26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photo@newsis.com

 삼성 그룹의 경우 계열사별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인터넷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그룹 22개 계열사 직원들은 21만 2496명으로 전년대비 9515명이 감소했다.

 이중 지난해 상시희망퇴직을 실시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 5개 계열사에서 감소한 직원 수는 572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공업 분야에서의 인력 감축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에서 감축된 인력은 6000여명에 달한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투자는 늘리는 반면, 허리띠를 졸라매는 차원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원들이 자신의 급여 10%를 자진 반납키로 했다.

 포스코도 현대차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비해 투자는 확대하면서도 임원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줄여나가며 긴축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채용 시장도 얼어붙은 수준이다.

 지난 2월말까지 10대 그룹중에서는 SK그룹만 지난해보다 100명 늘어난 82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을 뿐 삼성을 비롯해 롯데, LG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채용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간부급 이상의 임금을 동결하거나 임원을 줄여 고정비용을 아끼고 있는 기업도 상당수 발견된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상반기 ▲매출액 47조273억원(자동차 36조6596억원, 금융 및 기타 10조3677억원) ▲영업이익 3조1042억원 ▲경상이익 4조5450억원 ▲당기순이익 3조5321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43조7644억원에 비해 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3조3389억원보다 7% 감소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에 대기중인 수출차량 모습. 2016.07.26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photo@newsis.com

 현대차그룹은 과장급 이상 간부 직원에 대해서는 임금을 동결키로도 했다.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아울러 2015년 433명에 비해 지난해 368명으로 크게 줄여 진행된 임원 승진 규모를 올해는 348명으로 전년 대비 20명을 축소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임원 규모를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올해 또 축소했다. 지난 몇 년간 진행돼 온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의 부수 효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실적이 둔화되면서 위기 대응에 대한 임직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라며 "전보다 월급이 줄어 들 수도 있지만 다들 자진해서 감내하며 회사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예상이 가능하다면 이에 맞춰 긴축 경영을 실시하면 되지만 현재 상황은 예측 자체가 어렵다"며 "기업별로 상황에 맞게 인력을 줄이거나 전략을 수정하면서 대내외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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