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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공룡' 이케아, 문어발식 확장 가속…국내 중소업체 '고사 직전'

등록 2017.02.23 06:00:00수정 2017.02.28 08: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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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뉴시스】강진형 기자 = 세계적인 가구 전문 브랜드 이케아 광명점 오픈으로 광명가구단지에 고객 발길이 끈기며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8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광명가구단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4.12.28.  marrymero@newsis.com

【광명=뉴시스】강진형 기자 = 세계적인 가구 전문 브랜드 이케아 광명점 오픈으로 광명가구단지에 고객 발길이 끈기며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8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광명가구단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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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 진출…2020년까지 서울, 경기, 대전 등 총 4개점 출점 예정
중소가구업체들, 이케아 공습에 매출 급감…71.4% "피해 입고 있다"

【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IKEA)'가 문어발식 국내 유통망 확장을 가속화 하고 있다.

 일부 국내 대형 가구업체들은 이케아 특수를 누리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가구업체들은 매출이 줄어 고사 위기에 처하는 등 업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이다.

 중소 가구업체들은 가구공룡 이케아의 이같은 포식(飽食)을 우려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는 최근 부산시, 부산도시공사 등과 '이케아 동부산점의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진출'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이케아는 부산에 현지법인을 설립, 동부산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앞서 이케아 안드레 슈미트갈 대표는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재해 전국 5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롭게 이케아 매장이 들어서는 지역은 서울·경기 지역에 4곳(광명점 포함), 대전·충청 지역 1곳, 부산·경남 지역 1곳 등이다.

【광명=뉴시스】강진형 기자 = 세계적인 가구 전문 브랜드 이케아 광명점 오픈으로 광명가구단지에 고객 발길이 끈기며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가운데 28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광명가구단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4.12.28.  marrymero@newsis.com

【광명=뉴시스】강진형 기자 = 세계적인 가구 전문 브랜드 이케아 광명점 오픈으로 광명가구단지에 고객 발길이 끈기며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가운데 28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광명가구단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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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슈미트갈 대표는 "한국은 풍부한 잠재력을 가진 훌륭한 시장으로 홈퍼니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이케아는 한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좋은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의 홈퍼니싱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구공룡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한지 2년이 넘어선 가운데 국내 주요 가구업계는 초기 우려와는 달리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른바 'DIY'(Do It Yourself) 열풍이 부는 등 상당한 변화가 찾아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구업계 빅5도 유례없는 호황기를 누렸다. 한샘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만 1조3267억원, 영업익 1023억원으로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현대리바트와 에넥스 등도 각각 3분기 누적 매출액 5242억원, 3048억원을 기록하며 3%, 23% 상승했다.

 하지만 대기업 가구업체를 제외한 중소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가구시장 매출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비브랜드 가구업체는 대기업 브랜드와 이케아 특수에 치여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경기연구원의 '경기도 가구산업 구조변화와 정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가구제조업체들은 이케아로 인해 46.7%가 매출 감소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중소가구유통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71.4%가 매출 타격을 입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가구 대기업들은 이케아의 국내 진출에 자극을 받아 영업을 더욱 확장하고 있어 사실상 고사위기에 놓여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케아는 진출 첫 1년간 국내 시장에서 3080억원의 제품을 팔았지만, 이 기간 국내 수도권 중소업체의 가구 매출은 평균 13.5%가 줄었다.

【광명=뉴시스】강진형 기자 = 28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이케아 광명점을 찾은 고객들이 매장 입구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2014.12.28.  marrymero@newsis.com

【광명=뉴시스】강진형 기자 = 28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이케아 광명점을 찾은 고객들이 매장 입구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201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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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가구업계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지역 가구업체의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며 "이케아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대형 가구업체들은 성장하고 중소 가구업체들은 추락하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무엇보다 손님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케아의 저가물량 공세와 유통채널 확대 등을 중소업체들이 막아낼 재간이 없다"며 "전혀 장사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매출이 크게 줄면서 종종 폐업 신고가 잇따르고 있어 업계 분위기도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이케아가 영업을 시작한 후 수도권 가구단지에서 매출이 줄고 있으며, 광명과 포천, 의왕 가구단지에 있는 업체의 약 60%는 매출이 감소했다. 매출 감소는 고용 감소로 이어져 종업원이 절반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원석 경기인천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실제 이케아 진출 이후 현장에서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케아가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점령하다보니 중소가구업체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렇듯 가구시장에서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등의 비중이 점차 커짐에 따라 중소가구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대기업 및 주요 외국계 기업들은 전국적인 유통 물류망 보유로 소비자와의 직접 접촉이 용이한 반면 중소가구업체들은 이에 대한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문미성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부분의 가구유통단지는 축소와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포천, 파주 등의 가구전문유통거리는 수요 감소가 불가피해 새로운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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