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등치는' 동네 조폭 뿌리 뽑는다…'경미범죄 면책제도' 시행

임종명 기자  |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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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3-1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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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뉴시스】윤난슬 기자 = 전북 익산경찰서는 12일 둔기 등을 사용해 집단 난투극을 벌인 조직폭력배 김모(28)씨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오전 3시20분께 익산시 영등동 한 주점에서 시비가 붙어 패싸움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진은 주점의 CCTV 캡쳐 화면. 2013.06.12 (사진= 전북 익산경찰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 4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3월 경기 의정부의 한 노래방을 방문해 맥주와 족발을 시켰다. 노래방 주인 B씨에게 여성 도우미도 한 명 불러달라고 했다. 이후 A씨는 B씨를 협박했다. 유흥주점도 아닌 곳에서 술을 팔았으니 신고하겠다는 것이었다. B씨는 겁이 났고 결국 A씨를 신고하지도 못했다. 현금 30만원 가량도 뺏겼다. A씨는 같은 수법으로 인근 노래방을 돌며 총 300만원을 챙겼다.

 경찰이 이른바 ‘동네 조폭’을 근절하기 위해 신고자의 가벼운 범법행위를 감면해주는 ‘경미 범죄 면책제도’를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영세 상인들을 상대로 위협을 가하며 금전을 빼앗는 동네 조폭이 활개 치더라도 피해자들이 본인의 불법영업 등에 대한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 신고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러한 경우 피해자 신고가 없으면 동네 조폭을 처벌할 방법이 없다. 이에 가벼운 범죄를 면책해줘서라도 신고를 받아 동네 조폭을 뿌리 뽑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경미 범죄 면책제도는 행정자치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식약처, 검찰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 하에 추진된다.

 경찰은 이 제도를 2014년부터 매년 한시적으로 시행돼왔다. 지난달 7일부터 오는 5월7일까지 100일간 실시하는 ‘생활, 교통, 사이버 등 3대 분야 반칙행위 근절’ 특별단속 기간에는 경미 범죄 면책제도를 활용해 동네 조폭 검거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면책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술을 판매하거나 도우미를 고용한 노래방, 의료법상 안마사를 고용하지 않은 상태로 운영 중인 안마방, 면허 없이 미용 시술하는 행위, 피시방 환전 행위 등이다.

 다만 성매매 업소 등 애초에 불법행위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경우와 기업형으로 조직적인 불법 영업을 하거나 수익에 관해 탈세하는 경우 등 기타 사회적 파장이 크거나 비난 가능성이 높은 불법행위는 제외된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동네 조폭을 신고하고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면 된다. 이들의 불법행위 면책 여부는 경찰서 내 ‘피해자 면책 심의위원회’가 결정한다.

 동종 전과가 없는 경우 불법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준법서약서’를 작성하면 입건되지 않는다. 경찰은 신고자의 불법행위를 지방자치단체에 통보도 하지 않기로 했다.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라도 검찰에서 ‘준법서약서 조건부 기소유예’ 조치를 하고 경찰은 지자체에 행정처분 면제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반응은 긍정·부정 엇갈려

 경미 범죄 면책 제도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긍정과 부정으로 갈린다.

 동네 조폭 피해가 유독 많은 노래방 업계에서는 불법행위로 벌금 및 영업정지를 당하느니 동네 조폭에게 돈을 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던 업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술 마시며 노래하려는 손님들을 다 거절하면 장사가 안 된다는 것이다. 신고 없이 운영되는 영세 식당이나 포장마차 등 노점상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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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경찰청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생활주변 폭력배 1102명 검거, 이중 221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618tue@newsis.com
 반면 비교적 가볍다 하더라도 불법은 불법대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돈보다 양심을 택해 불법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업주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수위가 감경되더라도 처벌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러한 행위는 일종의 거래로 비쳐 공권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네조폭 10명 중 7명이 ‘재범’

 경찰은 지난 한 달간 특별단속을 벌여 동네 조폭 및 주취 폭력배 867명(1410건)을 검거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폭력 행위가 전체의 32.9%(463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업무방해(26.3%, 372명), 무전취식(12.6%, 178명), 갈취(9.6%, 135명), 재물손괴(9%, 127명), 협박(4.9%, 7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 대부분이 폭행·협박을 통해 식대, 술값 및 금품을 갈취하거나 이 과정에서 위력을 행사해 불법 영업방해 행위를 일삼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시행된 경찰의 집중단속 결과를 살펴보면 동네 조폭은 전과 11범 이상이 72.3%로 재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동대문에서는 60대 C씨가 청량리 시장 일대 상인들에게 무전취식, 종업원 폭행 등의 행위를 일삼다 업무방해, 폭행, 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A씨는 22세 때인 1976년 강원 원주에서 처음 구속된 이후 지속해서 동네 조폭 생활을 해왔다. 동대문에서 구속될 당시에는 전과가 100차례에 달했다.

 경찰은 통상 동일 행위를 3회 이상 반복했을 경우 동네 조폭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과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동네 조폭들의 범법행위 자체가 비교적 가볍고 처벌도 가볍다 보니 전과가 많은 습성을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동네 조폭의 보복 및 재범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자-경찰관 간 핫라인 구축 ▲신변보호제도 시행 등 피해자 보호 활동도 병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불법행위에 약점을 잡혀 있으면 피해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특별단속을 계기로 생활주변 폭력배의 횡포를 끊어야 한다”며 “형사·행정처분을 우려해 피해 신고나 진술을 하지 못했던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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