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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일렉 기타 든 박지윤, 다시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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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3-20 13: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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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지윤 콘서트 현장. 2017.03.20.(사진 = 박지윤 크리에이티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 17~18일 홍대 앞 벨로주에서 연 콘서트에서 가수 박지윤(35)은 숲을 보여줬다. 최근 발매한 정규 9집 '박지윤9'를 기념한 이번 콘서트는 가수에게나 팬들에게나 울창한 나무들이 들어선 빽빽한 숲의 밀도처럼 감정의 결이 세밀한 자리였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음악을 담은 첫 앨범인 2009년 정규 7집 '꽃, 다시 첫번째' 직후 연 그녀의 생애 첫 단독콘서트에서 박지윤은 꽃이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됐다는  김춘수 시인의 노래처럼 가수 데뷔 13년 만에 연 콘서트에서 팬들은 박지윤의 진짜 이름을 불렀다.

 7집에서 '그대는 나무 같아'라고 노래했던 박지윤은 2012년 8집 '나무가 되는 꿈'에서 마침내 나무가 돼 있었다. 자신이 프로듀싱을 맡은 두 번째 앨범에서 그녀는 훌쩍 성장해있었다. 가지가 뻗어 좀 더 많은 걸 안을 수 있었다.

 이후 싱어송라이터 윤종신이 이끄는 대형 기획사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에 잠시 몸을 담았던 그녀는 최근 다시 홀로 서기를 했고, 세 번째 프로듀싱 작인 9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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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지윤 콘서트 현장. 2017.03.20.(사진 = 박지윤 크리에이티브 제공)  photo@newsis.com
 박지윤은 "저라는 사람은 편안한 곳에 안주하기 힘들다"며 "큰 회사가 주는 편안함이 좋았고 감사했다. 하지만 새로운 걸 찾고 싶었다. 혼자이기 때문에 느릴 수 있지만…"이라고 말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는데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이들이 하나둘씩 무대를 떠났지만, 그녀가 여전히 노래하고 무대에 설 수 있는 이유다.  

 "아무도 모르는 게 삶이잖아요 / 돌아보지 않기로 약속해요 / 모든 게 진짜이죠 / 기적을 만난 거예요"라고 노래한 이날 첫 곡 제목 '기적'처럼.  

 이날 자신의 히트곡 '소중한 사랑'을 리메이크한 후배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 이야기를 하면서 팬들의 반응이 미지근 하자 "이 사실을 몰랐다"며 놀리고, 한 때 트와이스 이상의 인기를 얻었던 그녀가 지금 10대는 자신을 잘 모른다며 담담히 이야기할 때 한결 편안해진 박지윤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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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지윤 콘서트 현장. 2017.03.20.(사진 = 박지윤 크리에이티브 제공)  photo@newsis.com
 하지만 그녀의 음악적인 결은 숲처럼 더 옹골차졌다. 2009년 이후 8년 간 선보인 '박지윤 3부작'은 2000년대 초반 화려하고 도시적인 외모로 선보인 '성인식' '할 줄 알어?' 등을 통해 당대 섹시 아이콘으로 통했던 박지윤을 걷어내고 그녀가 만든 음악, 목소리에 집중하게 한 명반들이다.  

 박지윤은 이번 콘서트에서 또 다른 음악적 증명을 했다. 9집 수록곡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를 들려줄 때 생애 처음 콘서트에서 일렉 기타를 들고,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몽환적인 이 곡의 기운을 폭발시켰다.

 얼터너티브 록의 하위 장르로 아일랜드 더블린의 인디 록밴드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로 대표되는 슈게이징의 박지윤 식 해석이었다. 가수 박지윤은 이제 보컬뿐만 아니라 송라이팅에도 방점을 찍어야 하는 뮤지션이 됐다.

 소속사 없이 새로운 출발을 했던 2009년 a는 8년의 시간을 거쳐 A´가 됐다. 하지만 그 a는 소문자가 아닌 대문자 A다. "계절을 견디고 이렇게 마주앉은 그대여 (…) 떨어지지 않는 시들지 않는 그대라는 꽃잎"(7집 수록곡 '봄눈')이다. 박지윤, 그리고 모두에게 다시 봄이 왔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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