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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北 관계강화…평양서 北노동이민 협의

등록 2017.03.27 09: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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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해 경청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폭스뉴스 진행자 빌 오라일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터뷰 중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한 발언은 용납할 수 없고 불쾌하다고 밝혔다. 2017.02.07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 노동이민 수용 확대를 협의하는 등 김정은 정권과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양국은 지난 22일 평양에서 북한인들의 러시아 노동이민과 관련해 관계부처간 협의회를 진행했으며, 이 자리에서 러시아는 북한의 노동이민 수용 확대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핵·미사일 개발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러시아는 대북관계를 중시하는 자세를 명확히 한 것으로, 그 배경에 대해 닛케이는 "미국에 대한 외교적 입장을 강화하려는 의도 및 북한의 노동력을 지렛대로 러시아의 극동개발을 가속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월 말 국영 러시아 철도 대표단도 북한을 방문해, 러시아와 북한을 연결하는 철도망 확대를 북측과 협의하고, 북한 철도 기술자의 러시아 대학 연수 기회 확대 등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지난 2월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후에도 "북한으로의 러시아 석탄 수출은 중단되지 않고 있다"라고 밝히는 등, 북한의 도발에도 양국 관계는 강화되고 있는 상태다.

 북한으로서도 우방인 중국마저 올해 말까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닛케이는 러시아가 국제적인 비난을 감수하고서도 북한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항하기 위한 외교상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도 중국과 같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자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높아지면,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외교교섭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또 러시아는 북한의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해 극동지역 개발을 진행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햇다. 현재 러시아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는 북한인은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4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불법노동자까지 포함하면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더해 푸틴 정권은 대북관계를 지렛대로 한국과의 경제관계 강화 목적도 있다고 닛케이는 해석했다. 오는 5월 한국 대선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좌파 정권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 러시아는 대선 후 한러 관계가 개선되면 한국과 북한, 러시아 3개국의 대규모 송전사업 및 철도망 신설을 기대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대북관계 강화는 러시아의 국제적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서방과의 갈등의 골을 심화시킬 위험성도 있다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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