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의 더블데이트] 임샛별·양지연 "진보적 LDP무용단 자부심 "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LDP무용단 무용수 임샛별(왼쪽)·양지연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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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부터 4월2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제17회 정기공연'을 선보이는데 역시나 티켓이 대부분 팔려나갔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무용수는 임샛별(30)과 양지연(25)이다. 실력은 물론 미모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두 사람은 이번에 LDP가 선보이는 두 작품에 모두 출연한다.
혁신적인 무용단으로 손꼽히는 영국의 현대무용단 DV8 피지컬 시어터 무용수 출신의 에릭 롱게가 안무한 '아이 워스 애드마이어링 어 시리즈 오브 프리시즌 컷 미러스(I was admiring her through a series of precision cut mirrors)와 김동규 LDP무용단 대표가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룩 룩(Look Look)'이다.
두 작품은 상반된 성격이다. 롱게는 이번에 뉴질랜드 시인 빌 넬슨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의 갈망과 욕망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그려보인다. 특정 캐릭터를 연기하며 대사를 읊거나 노래를 하는 등 연극적인 요소도 가미한다. 유리 세트가 등장해 댄서들이 갈망하는 여러 상황이나 공간으로 연출된다. 피아노 연주곡과 K팝 등이 어우러진다. 김 대표는 강렬한 움직으로 겉으로 보이는 것이 과연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LDP무용단 무용수 임샛별(왼쪽)·양지연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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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롱게의 작품은 무용수의 내면을 표출하는 작업이라 어려움이 컸다. 한국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내면을 보여주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점도 한몫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공황장애를 꺼내 보이기도 한 임샛별에게는 특히 욕망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다. "욕망이 취약점일 수밖에 없어요. 제게 없어서 생긴 것이라 과연 취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했죠."
작품에서 노래를 담당하는 양지연 역시 속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것이 힘들었다. 그녀는 "마음 속 이야기를 자주 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성향인데 이번에는 이를 이겨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관계에서 오는 공허함 등 생각이 많은 편인데 그걸 잘 정리하고 싶고 저를 깨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결과적으로는 작업하면서 조금씩 깨졌죠."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LDP무용단 간판 무용수 임샛별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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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샛별은 영국의 스타 안무가 아크람 칸이 이끄는 아크람 칸 댄스 컴퍼니 단원으로 유럽에서 활약했다.
20대 중반의 전도유망한 양지연은 미국 뉴욕과 이스라엘의 유명 무용단 워크숍 참여 등을 통해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해외 무용단 경험은 자발적으로 움직이는데 큰 도움을 줘요. 그릇이 넓게 펼쳐진다고 할까요. 소재나 표현을 찾는데 조금 더 광범위하게 볼 수 잇게 만들죠. 또 어렸을 때는 모든 게 제 관점이 중심이었는데 덕분에 해석하는 방향도 더 넓어진 것 같아요."(임샛별)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LDP무용단 간판 무용수 양지연(왼쪽)·임샛별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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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스페인에서 열린 '제21회 마스단자(MASDANZA) 현대무용축제 및 국제 경연대회'에서 임샛별이 안무한 '헬로'로 최고 안무가상을 받기도 했다. 양지연이 무용수로서 함께 출연했다.
국제무대에서 함께 인정을 받을 만큼 두 사람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양지연에게 임샛별은 "고등학교 때부터 영상을 찾아보며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 같았던 선배"이고, 임샛별에게 양지연은 "잠재력이 큰 무용수이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한 후배"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LDP무용단 무용수 임샛별(왼쪽)·양지연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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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다른 환경에 놓인 무용수들이 함께 창작물을 만드는 건 쉽지 않아요. 게다가 국공립 형태가 아니라 더 힘든 점이 많죠. 하지만 우리 단체에 대한 자부심은 있어요. 롱게도 우리 시스템에 대해 대단하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자체로 강한 단체죠."(임샛별)
"단체를 위해 같이 고민을 하고 그 힘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함께 부딪히는 시너지가 있는 곳이죠."(양지연)
어렸을 때 수중발레를 했다가 현대무용으로 전향한 임샛별, 발레와 리듬 체조 등을 거쳐 현대무용에 몸담게 된 양지연은 여전히 이 장르로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임샛별은 "현대무용이 어려운 예술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신인 안무가로서의 행보에 대해서도 고민하기 시작한 그녀는 "다른 걸 만들어가며 다양한 것을 통해 접점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욕심이다.
양지연은 "현대무용은 정말 다양한 것을 담을 수 있는 종합예술"이라며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무용수에 따라 정말 달라진다"고 했다. "그 중심에는 근데 소통이 중요하더라고요. 표현 방법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달라도 궁극적으로 소통을 하고자 하는 몸짓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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