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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더블데이트] 임샛별·양지연 "진보적 LDP무용단 자부심 "

등록 2017.03.29 10:39:12수정 2017.11.14 11: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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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LDP무용단 무용수 임샛별(왼쪽)·양지연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3.2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LDP무용단 무용수 임샛별(왼쪽)·양지연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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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LDP(Laboratory Dance Project)무용단은 한국 현대무용계의 블루칩으로 통한다. 현대무용계에서는 드물게 팬들을 몰고 다니는 젊은 무용 창작집단이다.

 오는 31일부터 4월2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제17회 정기공연'을 선보이는데 역시나 티켓이 대부분 팔려나갔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무용수는 임샛별(30)과 양지연(25)이다. 실력은 물론 미모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두 사람은 이번에 LDP가 선보이는 두 작품에 모두 출연한다.  

 혁신적인 무용단으로 손꼽히는 영국의 현대무용단 DV8 피지컬 시어터 무용수 출신의 에릭 롱게가 안무한 '아이 워스 애드마이어링 어 시리즈 오브 프리시즌 컷 미러스(I was admiring her through a series of precision cut mirrors)와  김동규 LDP무용단 대표가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룩 룩(Look Look)'이다.

 두 작품은 상반된 성격이다. 롱게는 이번에 뉴질랜드 시인 빌 넬슨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의 갈망과 욕망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그려보인다. 특정 캐릭터를 연기하며 대사를 읊거나 노래를 하는 등 연극적인 요소도 가미한다. 유리 세트가 등장해 댄서들이 갈망하는 여러 상황이나 공간으로 연출된다. 피아노 연주곡과 K팝 등이 어우러진다. 김 대표는 강렬한 움직으로 겉으로 보이는 것이 과연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LDP무용단 무용수 임샛별(왼쪽)·양지연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3.2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LDP무용단 무용수 임샛별(왼쪽)·양지연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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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샛별은 "롱게의 작품은 정신적으로 힘들고, 김 대표의 작품은 체력적으로 힘들다"며 "두 작품을 연속해서 하다 보니 전환이 어렵다"고 했다.

 특히 롱게의 작품은 무용수의 내면을 표출하는 작업이라 어려움이 컸다. 한국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내면을 보여주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점도 한몫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공황장애를 꺼내 보이기도 한 임샛별에게는 특히 욕망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다. "욕망이 취약점일 수밖에 없어요. 제게 없어서 생긴 것이라 과연 취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했죠."

 작품에서 노래를 담당하는 양지연 역시 속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것이 힘들었다. 그녀는 "마음 속 이야기를 자주 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성향인데 이번에는 이를 이겨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관계에서 오는 공허함 등 생각이 많은 편인데 그걸 잘 정리하고 싶고 저를 깨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결과적으로는 작업하면서 조금씩 깨졌죠."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LDP무용단 간판 무용수 임샛별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LDP무용단 간판 무용수 임샛별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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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현대무용의 한류를 개척 중인 주인공이기도 하다.

 임샛별은 영국의 스타 안무가 아크람 칸이 이끄는 아크람 칸 댄스 컴퍼니 단원으로 유럽에서 활약했다.

 20대 중반의 전도유망한 양지연은 미국 뉴욕과 이스라엘의 유명 무용단 워크숍 참여 등을 통해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해외 무용단 경험은 자발적으로 움직이는데 큰 도움을 줘요. 그릇이 넓게 펼쳐진다고 할까요. 소재나 표현을 찾는데 조금 더 광범위하게 볼 수 잇게 만들죠. 또 어렸을 때는 모든 게 제 관점이 중심이었는데 덕분에 해석하는 방향도 더 넓어진 것 같아요."(임샛별)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LDP무용단 간판 무용수 양지연(왼쪽)·임샛별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LDP무용단 간판 무용수 양지연(왼쪽)·임샛별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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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 경험이 더 필요해요. 한국에만 있으면 경험의 폭이 좁은데 해외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중요하고 좋을 일이죠. 이런 경험이 쌓인 뒤가 기대가 됩니다."(양지연)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스페인에서 열린 '제21회 마스단자(MASDANZA) 현대무용축제 및 국제 경연대회'에서 임샛별이 안무한 '헬로'로 최고 안무가상을 받기도 했다. 양지연이 무용수로서 함께 출연했다.

 국제무대에서 함께 인정을 받을 만큼 두 사람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양지연에게 임샛별은 "고등학교 때부터 영상을 찾아보며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 같았던 선배"이고, 임샛별에게 양지연은 "잠재력이 큰 무용수이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한 후배"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LDP무용단 무용수 임샛별(왼쪽)·양지연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3.2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LDP무용단 무용수 임샛별(왼쪽)·양지연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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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두 사람이 속한 LDP무용단은 현대무용계에서 귀한 단체로 대접을 받고 있다. 한예종 무용원 출신 무용수들이 주축이 된 단체로, 스타 무용수들이 즐비한데 어느 무용단보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이며 진보적이다. 항상 정기공연 때마다 주목을 받는 이유다. 엠넷 '댄싱9' 등을 통해 주목 받은 류진욱, 이선태, 윤나라 등이 이 단체에 소속됐다. 

 "각자 다른 환경에 놓인 무용수들이 함께 창작물을 만드는 건 쉽지 않아요. 게다가 국공립 형태가 아니라 더 힘든 점이 많죠. 하지만 우리 단체에 대한 자부심은 있어요. 롱게도 우리 시스템에 대해 대단하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자체로 강한 단체죠."(임샛별)

 "단체를 위해 같이 고민을 하고 그 힘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함께 부딪히는 시너지가 있는 곳이죠."(양지연)

 어렸을 때 수중발레를 했다가 현대무용으로 전향한 임샛별, 발레와 리듬 체조 등을 거쳐 현대무용에 몸담게 된 양지연은 여전히 이 장르로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임샛별은 "현대무용이 어려운 예술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신인 안무가로서의 행보에 대해서도 고민하기 시작한 그녀는 "다른 걸 만들어가며 다양한 것을 통해 접점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욕심이다.   

 양지연은 "현대무용은 정말 다양한 것을 담을 수 있는 종합예술"이라며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무용수에 따라 정말 달라진다"고 했다. "그 중심에는 근데 소통이 중요하더라고요. 표현 방법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달라도 궁극적으로 소통을 하고자 하는 몸짓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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