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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對 이집트 정책, 인권→ 안보협력으로 변화

등록 2017.04.03 10: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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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상원의원 부부동반 만찬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고 있다. 2017.03.29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상원의원 부부동반 만찬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고 있다. 2017.03.29

억압적 통치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3일 백악관 방문
 "트럼프, 엘시시 인권 관련 조건없이 초대 충격" 비판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대테러전, 중동 전쟁, 난민 위기, 이집트의 빈민 경제 등의 이슈들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거의 3년간 이집트 교도소에 투옥돼 있는 이집트계 미국인 아야 히자지에 대한 논의는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히자지는 미 버지니아주 폴스 처지 소속 인권활동가로 이집트에서 어린이 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이 혐의는 그의 인권활동을 막으려는 이집트 정부의 거짓 기소로 알려져 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집트에 매년 13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엘시시 정권이 히자지를 석방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없었다. 대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당선된 엘시시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대하지 않았다.

 엘시시 정권의 억압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집트의 보안군은 수만 명의 사람들을 수감했으며 비판자들과 반대자들의 고문과 실종 등 인권 침해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히자지 문제는 엘시시 정권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 정책 변화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WP와 CNN은 트럼프 행정부는 하지지 등 인권문제보다는 이집트와 안보협력에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집트는 시나이 반도에서 이슬람 국가(IS) 계열의 극단적인 무장단체들과 싸우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시리아, 리비아, 예멘 등 미국이 관여하고 있는 수많은 전쟁에서 지역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따라서 인권 문제 때문에 안보협력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다.

【카이로=AP/뉴시스】3일(현지시간) 한 이집트 남성이 카이로 타흐리르광장에서 이번 대선에 승리한 압델 파타 엘 시시 전 국방장관을 지지하고 있다. 2014.06.04

【카이로=AP/뉴시스】3일(현지시간) 한 이집트 남성이 카이로 타흐리르광장에서 이번 대선에 승리한 압델 파타 엘 시시 전 국방장관을 지지하고 있다. 2014.06.04

 바레인이 미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의 F-16 전투기 19대를 40억 달러에 구매할 것이란 계약이 성립된 지 며칠 후 엘시시의 방문의 결정된 것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 인권운동가들과 시아파 대부분을 잔인하게 탄압하고 있는 바레인은 중동에서 또 다른 미국의 중요 동맹국이면서 미 해군 제5함대 본거지다.

 백악관도 지난달 31일 성명에서 엘시시 정권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집트의 안보와 안정, 번영에 대한 미국의 강력하고도 헌신적인 노력을 재확인하고자 한다"면서 ”엘시시 대통령은 이슬람 담론의 개혁과 완화, 그리고 용감하고 역사적인 경제 개혁을 촉구했으며 이집트의 역내 역할을 재건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엘시시 대통령이 이번에 워싱턴에 오면 지난 2009년 이후 백악관을 방문하는 첫 이집트 지도자가 된다. 따라서 비판가들은 엘시이의 이번 방문이 그의 억압적 통치에 대한 미국의 옹호로 간주되고 이집트인들에 대한 더 많은 억압의 길을 터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인권단체 등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히자지 석방과 시민사회 단체들에 대한 추가 안전조치를 요구한 후 엘시시 대통령을 초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워싱턴 담당인 새라 마곤은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에 전념한다면 그는 미국인들이 감옥에서 빠져 나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엘시시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을 허용하는 것은 “거대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고, 아무런 조건없이 문을 열어준 것은 충격적이다. 미국의 이익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위해 이집트와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인권 향상을 요구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11년 ‘이집트의 봄’ 반란으로 축출됐다 최근 풀려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게 민주주의 개혁을 이행할 것을 압박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8월14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집트 보안군이 800명이 넘는 시위자를 살해한 이후 일시적으로 무기 시스템 인도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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