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편의점, 업종·경쟁사 넘나들며 '이색 협업' 잇달아
이종업계뿐 아니라 경쟁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도
유통망 다각화와 제품 차별화 전략서 접점 생겨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최근들어 유통업계에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이 활발한 가운데 소비침체와 맞물려 그 영역이 이종업계뿐 아니라 동종업계 경쟁사와의 협업까지로도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홈플러스는 롯데제과와 손잡고 롯데제과의 대표 아이스크림 '죠스바'와 '수박바'를 떠먹는 아이스크림 형태로 만든 제품을 단독 출시했다. 홈플러스는 최근에도 서울F&B와 손잡고 기존 상품보다 11배 이상으로 커진 '서울F&B 패밀리 요구르트'를 출시했고, 10배 크기 '롯데 자이언트 꼬깔콘'을 단독 상품으로 출시한 바 있다.
또 홈플러스는 지난달 국내 원두커피 전문업체 '맥널티'와 협업, 프리미엄급 원두 2종을 출시했으며, 주류업체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강서맥주' '달서맥주' 등 수제맥주를 선보인 바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의류부문에서도 패션기업 파크랜드와 손잡고 남성SPA 라이프스타일숍 '제너럴 리퍼블릭'을 부산 동래점에 오픈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이마트, 롯데마트 등과 달리 그룹 식품·의류 계열사가 없기 때문에 다른 제조업체와의 협업이 대형마트 중에서 가장 활발하다. 제조회사 입장에서도 인지도 높은 스테디셀러 브랜드를 활용해 그룹사가 아닌 대형마트에서도 점유율 확대를 모색하는 한편,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런 경향은 편의점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편의점 PB(자체 브랜드)상품과 NB상품(제조사 상품)의 협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고객들에게 익숙한 기존 상품을 PB상품에 접목, 맛과 품질에 대한 보장은 물론 고객의 상품 선택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CU는 이날 CJ제일제당의 가정간편식(HMR) 인기상품 '고메 함박스테이크'를 그대로 담은 제품을 출시했다. CU는 최근 오리온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아미노산 타우린이 함유된 에너지 젤리 '파워불'을 출시하기도 했다. 앞서 CU는 식품회사 대상의 종가집 김치를 넣은 '종가집 김치찌개 라면', CJ제일제당의 스팸을 통째로 올린 '스팸 밥바', 매일유업의 대표 상품 바이오 요거트를 넣은 '허니&숯불치킨이닭 도시락' 등을 출시하며 다양한 업체와 협업했다.
GS25는 지난 3일 주방용품 업체 락앤락과 손잡고 최근 급증하는 1인가구 및 신학기 자취생들을 위한 밥·반찬용기 특별 기획세트 '유어스x락앤락 기념세트'를 선보였다. 올해 초에는 오뚜기와 '유어스오모리부대찌개라면', '유어스오모리부대찌개라면'을 출시했다.
특히 GS25는 이달부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비욘드'를 독점 차별화 상품으로 론칭해 편의점에 맞는 소용량 제품을 선보인다. GS25측은 아직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상태지만 신뢰도와 편의성을 높이고, 화장품 편집숍과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다보면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화장품 전문업체와 손잡고 1020 여성층을 겨냥한 맞춤형 화장품 브랜드 '0720'을 이미 론칭하며 틴트와 팩트, 아이라이너 등 색조 화장품 19종을 선보였다. 음료·식품에서도 최근 크라운제과와 원두커피 업체 쟈뎅과 함께 '죠리퐁라떼'를, 동원F&B 및 팔도와 함께 '동원참치 라면'을, 해태제과와 함께 '고향만두밥'을 단독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의 경우 모바일의 진화와 함께 이미 경계가 허물어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비교적 나름의 영역이 있었던 제조업체와 대형마트 및 편의점들이 역시 최근 몇 년 새 유통망 다각화·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통업계의 지형도가 지속적으로 바뀌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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