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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서]전두환, 유럽순방길 日상공서 "천황폐하" 메시지 보내

등록 2017.04.11 1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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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연희동 제1투표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가 투표를 마치고 투표장을 나서고 있다. 2016.04.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6년 유럽 순방길에 일본 영공을 통과하면서 일왕을 '천황폐하'라고 표현한 '기상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외교문서공개에 관한 규칙(부령)에 따라 11일 비밀 해제된 1986년 외교문서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그해 4월5일 순방길에 "폐하. 본인은 아름다운 귀국 영공을 통과하면서 대한민국정부와 국민을 대신하여 폐하께 정중한 인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본인은 1984년 본인의 귀국 방문 시 폐하와의 만남을 기쁜 마음으로 회상하면서, 이 기회를 빌어 폐하의 건안과 귀왕실과 귀국민의 무궁한 번영과 행복을 기원합니다"라며 이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그의 유럽순방은 준비과정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은 1986년이 한-프랑스 수교 100주년임을 감안해 '국빈방문'을 요청했으나 '공식방문'으로 결정됐다.

 또한 한국 측은 공동성명 발표를 희망했으나 프랑스 측은 당시 미테랑 대통령이 복잡한 의전절차를 기피한다는 이유를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개선문 헌화일에 샹젤리제에 국기 게양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프랑스 측은 '공식방문'시 샹젤리제에 국기를 게양한 사례가 없다며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  

 전두환 정권의 의전과 경호에 대한 과잉 요구는 곳곳에서 나타났다. 주스웨덴대사는 그해 3월25일 스웨덴 외무성 아주국장을 오찬에 초대해 "대통령(전두환) 각하의 구주(유럽)순방 시기에 북괴요원 및 친북 인물들이 명확한 목적 없이 구라파(유럽)를 여행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방문목적이 불명확한 인물의 주재국(스웨덴) 출입국을 감시하는 데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밖에 1985년 4월 스위스 외무성 의전장은 장명관 외무부 의전장과의 오찬에서 "한국 정부는 80명 외 경호원의 무기 휴대를 신청하였는바, 이를 허가하기에는 너무 많다. 레이건 대통령 방문 시 25정을 반입했는바, 한국의 특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40정만 반입해 달라"며 난색을 표했다. 대신 필요하면 군병력을 동원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영국 방문 때는 한국의 인권 문제가 부각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986년 2월 외교장관은 주영대사에게 "일부 서방 언론이 언급한 인권문제는 정상회담에서 거론함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아측 방침이니 유념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당시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 고문 등에 따른 인권문제가 부각됐고, 영국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 66명은 4월8일 한국 대통령 방문 시 이 문제를 강력히 제기해달라는 내용의 동의안을 제출했다. 제출 다음날 73명이 서명하는 등 논란은 확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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