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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계_내_성폭력' 연극으로…남산예술센터 무대

등록 2017.04.17 09: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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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극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 (사진 = 남산예술센터 제공). 2017.04.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연극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 (사진 = 남산예술센터 제공). 2017.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난 예술계 내 성폭력을 다룬 연극이 찾아온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여기는 당연히, 극장'과 공동 제작하는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작·연출 구자혜)를 오는 21~30일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공동제작 공모로 선정된 남산예술센터의 올해 두 번째 시즌프로그램이다. 작년 SNS에서 '#예술계_내_성폭력'이라는 검색어로 화두가 된 문제를 다룬다. 무대에 피해자는 드러나지 않는다. 가해자의 시선에서 성폭력의 역사를 기록한다.  

 연극계에서 작년에 불거진 예술계 내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첫 시도다. 피해자들의 폭로에 의해 시작된 문단 내 성폭력은 해시태그(#)를 통해 예술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후 수많은 피해사실과 증언들이 수집됐다.

 이번 연극은 기승전결이 있는 서사 중심의 연극 방식에서 벗어난다. '예술계가 직접 쓰는 #예술계_내_성폭력 역사를 기록한 단 한 권의 책'이라는 콘셉트로 표지, 목차, 추천사, 본문, 후기, 부록의 구성을 차용한다. 관객은 무대 위에서 한 권의 책이 써지는 과정을 보게 되는 셈이다.

 '왜 이제야 #예술계_내_성폭력 문제가 밝혀지고 있는가, 왜 피해자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작품이다.

 연출가 구자혜는 예술계 내 성폭력이 권력과 위계의 의한 폭력임을 직시한다. 구 연출은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를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기반으로 해 상상력으로 재구성했다.

 남산예술센터는 "가상의 권력 집단의 말을 통해 가해자의 시선을 드러낸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당당하고 '예술가'이기 때문에 용인될 수 있었던 '가해자'의 시선으로 가해의 기록마저 가해자에게 독점되고 마는 권력과 위계의 구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소개했다.  

 작가이기도 한 구 연출은 전작 '킬링 타임', 남산예술센터의 2016년 주제기획전 '커머셜, 데피니틀리-마카다미아, 검열, 사과 그리고 맨스플레인'을 통해 세월호와 문화예술계 검열 문제를 가해자의 시선으로 재구성, 사회 구조의 모순과 포장된 권력의 허약함을 재치 있게 드러낸 바 있다.

 구 연출은 지난해 '커머셜, 데피니틀리-마카다미아, 검열, 사과 그리고 맨스플레인'으로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받았다. "구자혜 연극의 힘은 풍자와 성찰의 대상에 자신이 항상 포함돼 있다는 점이며, 진지한 주제를 말하는 데 있어 유머와 위트를 사용할 줄 안다"는 평을 받으며 두산연강예술상도 차지했다.

 한편 남산예술센터는 성폭력 문제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남산여담'(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오는 22일과 29일 공연 종료 후 진행한다. 당일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모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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