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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쇼핑몰 입점 갈등, 정부·지자체가 풀어라

등록 2017.04.20 10: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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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산업2부 기자수첩용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대규모 복합쇼핑몰 사업들이 지역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지방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롯데의 상암동 복합쇼핑몰은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4년째 표류하고 있다. 경북 포항 롯데마트 두호점도 지난 2013년 완공했지만 4년 넘게 문을 못 열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부천의 복합쇼핑몰, 광주 호텔복합시설, 부산 연제구 '이마트타운 연산점', 충북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이마트타운', 경기 군포와 여수 웅천 '이마트트레이더스' 조성사업이 지역 상인들의 반발에 진통을 겪고 있다. 이 외에도 대전 현대아울렛, 대구 탑마트 등 대규모 점포의 입점이 예정된 거의 모든 지역의 인접 상가나 시장 상인들은 자신들의 일터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

 반면 대형 유통업체들은 소비침체와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 둔화, 출점 규제 속에 수년째 성장이 답보하는 상태라 복합쇼핑몰로 탈출구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또 지역주민들 입장에선 대형쇼핑몰이 들어서면 집값이 오르고 편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입점에 반대하는 지역상인과 갈등을 빚는 모습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라 지자체가 조정이나 중재에 나서는 게 마땅한데 오히려 '정치논리'나 '성과주의'에 얽매여 되레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쇼핑몰 입점이 지역 내 분쟁 요인이 될 거란 걸 뻔히 알면서도 상인들과 충분한 협의나 쇼핑몰 측의 상생협력 방안이 마련되기 전에 토지매매 계약이나 건축허가부터 내버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대백화점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이 2년이 넘는 첨예한 갈등 끝에 '상생 해법'을 찾아 내달 오픈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그 배경엔 중소기업청의 적극적인 개입과 중재가 있었다.

 당초 문정동로데오조합은 '사업 철회'를 고수했지만, 중기청이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 중재에 나서자 입장을 선회했다. 이에 현대백화점도 기존 아울렛 영업면적을 축소하고, 중복 브랜드 비율을 최소화했다. 특히 상호명도 '시티아울렛'에서 아울렛이란 명칭을 빼고, 홍보·판촉행사도 지역 상권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중기청은 10여 차례 자율조정회의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펼쳤다. 향후에도 상생합의 이행 여부를 지도·감독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중기청의 바람대로 소상공인과 대형쇼핑몰 간의 '상생·공존의 모범'으로 자리매김해 전국 다른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사례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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