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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조+α' 쏟아붓는 4대그룹…신성장동력 확보에 초점

등록 2017.04.21 0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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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전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매출은 작년 4분기에 비해서는 6.24%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0.4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7.38%,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2% 늘어났다. 2017.04.07. suncho21@newsis.com

대내외 불투명한 경제환경서 올해 어렵지만 공격 투자나서
삼성, 작년 이어 반도체부문 14조5000억 시설투자 확대
SK, 17조 가운데 65%인 11조 국내 시설에 투자키로

【서울=뉴시스】이연춘 유자비 기자 = "올해 경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대선이후 대기업을 향한 칼날이 어떤 방향이 될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멈출수 없는 상황이다."

 재계 4대그룹 가운데 한 그룹의 고위인사가 최근 대내외 환경을 두고 밝힌 심경이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재계 4그룹이 올 경기가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공격적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들 4대그룹은 올해 52조원이 넘는 공격적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그룹별 주요 투자 금액을 보면 삼성그룹은 14조원이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있을수는 없다는 게 그룹 안팎의 분위기다.

 IT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올해 삼성전자가 14조5000억원을 시설투자에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이는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많은 투자규모다. 

 여기에 삼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에 미국에 생산시설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미국 생산 시설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최소 5개주(州)와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3억 달러(약 3400여억원) 상당에 이를 것이며, 미국 내 일자리 약 500개 창출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올해에 유보현금 계획 등을 설명하며 이후에도 공격적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자금 운용을 위해 연결기준으로 65조~70조원의 순현금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역시 국내외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성장동력 확보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차 3조2769억원을, 기아차 1조5087억원 등 총 4조7856억원을 쏟아 붓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2015~2018년간 연구개발에 총 3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중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11조원, 자율주행 등 스마트차 개발에 2조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 양재동 본사/첨부용/

 올해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변화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 신차, 공장신증설, 보완투자 등에 국내 2조5411억원을, 해외에서는 미국 1045억원, 인도 2961억원, 체코 1599억원 등을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올해 국내공장에 1조882억원, 멕시코공장 1676억원, 슬로바키아공장 1597억원, 미국공장 932억원 등 해외에 총 1조5087억원을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은 변화와 혁신을 모색하면서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해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에너지와 통신, 반도체, 바이오 등 크게 네 개의 축을 중심으로 한 먹거리 발굴을 목표로 달리겠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회장이 검찰에 의해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된데 따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사상 최대인 17조원 투자 계획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당장 시급한 SK하이닉스의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문 인수전, 난항을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상하이세코 인수전과 전기차 배터리공장 중단 문제 등을 최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바 인수전에 대만 훙하이그룹이 SK하이닉스보다 훨씬 많은 3조엔(31조원)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SK그룹의 대응이 주목된다.

 아울러 LG그룹도 계열사별로 신성장동력 확보하기 위해 통큰 투자에 나선다.

 우선 LG디스플레이는 LCD산업에서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만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에 투자에 지난해부터 본격 나섰다. 중소형 OLED 생산시설에 1조99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미 LG디스플레이는 파주에 OLED 생산 중추 역할을 할 'P10'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1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투자 금액은 약 9조원이다. P10 공장 완공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8세대 LCD 라인이 운용되던 'P9' 공장 공간을 활용해 OLED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LG화학은 올해 시설 투자에 전년보다 39.6% 증가한 2조76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지난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육성 등을 위해 자동차 전지와 기초소재 분야에 이같이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에는 9000억원을 투자하고 중국을 포함해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생산기지의 캐퍼(생산능력) 증설에 7000억원 이상, 그리고 나머지는 새 모델 개발, IT 프로세스 개선 등에 집행할 게획이다.

 LG전자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2억500만달러(2800억원)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에 생산 공장을 설립해 2019년 2분기 가동할 계획이다. 공장에서는 드럼·통돌이 세탁기를 연 100만대 생산할 예정이다. LG전자의 생활가전공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대거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돼 트럼프 대통령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미국 내 제조업 부흥에도 부합한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가치와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한다"며 "특히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할수록 최고경영진은 흔들리지 말고 투자와 채용에 적극 나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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