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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에는 Japan Sea, 심정보 ‘불편한 동해와 일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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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4-21 11:28:29  |  수정 2017-04-21 12: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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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동립 기자 = ‘불편한 동해와 일본해’가 나왔다. 고대~현대 동해와 일본해 지명을 역사적으로 추적한 책이다.

 심정보 교수(서원대 지리교육)가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등지의 고서점과 도서관에서 수집한 자료를 고찰한 연구결과물이다. 지도 140, 문헌·사진 47 등 색상 이미지만 187장이다.

 한국인은 고대 사회부터 전근대에 이르기까지 동해 지명을 지속적으로 사용해 왔다. 20세기 전 일본에서는 일본해 지명이 정착되지 않았다. 16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이전까지 국제사회에서 동해 해역에는 어떠한 명칭도 정착하지 않았다. 중국해, 만지해, 한국해, 한국만, 일본해, 일본북해, 동양해, 동해, 타타르해 등 외래지명이 다양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다음해인 1869년 최초의 지리교과서를 간행, 북해와 일본해를 동시에 썼다. 그러다가 메이지 후기로 가면서 제국주의 정책으로 일본해 표기를 증가시키더니 마침내 러일전쟁을 계기로 일본해로 정착했다. 한국에서는 1890년대 첫 지리교과서에 일본해가 표기됐지만, 근대 일본과 달리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일본해는 한국에 정착하지 못했다. 1910년 한일병합을 계기로 식민지 조선에서 동해 지명은 사라지고 일본해로 통일되기에 이르렀다. 1945년 일본 제국주의가 막을 내리고, 한국이 독립하면서 동해 지명도 광복을 맞이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동해가 아닌 일본해가 대세인 현실이다. 국제수로기구의 전신인 국제수로국은 1928년 지침서 ‘해양과 바다의 경계’를 냈다. 동해 해역을 ‘일본해(Japan Sea)’라고 기재한 것이 이후 화근이 됐다. 당시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였기에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낼 수 없었다.  

 한국은 ‘동해·일본해 병기’를 주장한다. 일본은 일본해 단독 표기를 고수한다. 24~28일 모나코에서 열리는 국제수로기구 총회에서 제4판 ‘해양과 바다의 경계’ 개정을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 대표단이 설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 교수는 근대의 동해와 일본해 명칭의 역사를 새로 밝혀냈다. 을사늑약 이래 통감부는 학부(현 교육부)의 교육정책에 관여했다. 통감부의 시녀 격인 학부가 1907년 1월 편찬한 ‘보통학교 학도용 국어독본’은 친일을 표방한 대표적인 국정 교과서다. 지리교재 부분에 동해 해역을 모두 일본해로 공식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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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제국이 망해가는 시점에 윤치호는 1907년 애국하는 마음이 동해 바다처럼 깊고, 백두산과 같이 높아야 한다는 염원을 담아 애국가를 작사했다. ‘윤치호는 일본해 명칭을 도입한 학부의 교과서에 대항하면서 감히 동해물로 시작하는 애국가를 작사했을 것으로 상상된다.’(요시 겐이치 일본 니가타대 교수)

 심 교수는 “윤치호는 을사늑약 이후 학생과 국민 모두에게 국민의식 형성의 일환으로 충군애국하는 마음이 동해 바다처럼 깊고, 백두산과 같이 높아야 한다는 염원을 담아 애국가를 만들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리교과서 집필자들은 일본해에 대응, 동해 해역을 ‘대한해’로 표기하거나 대한해와 일본해를 함께 나타내기도 했다. 조종만은 1908년 ‘초등대한지지’에 첨부한 대한전도에 대한해로 표기했고, 현채는 1909년 사립학교 소학용 국어독본 ‘신찬초등소학’에 수록한 한국교통약도에서 대한해와 일본해를 함께 표기했다. 그의 아들 현공렴도 1908년 지도집 ‘신정분도 대한제국지도’에서 동해 해역을 대한제국전도에는 대한해로 표기하고 아시아전도에는 대한해와 일본해를 함께 기재했다. 그러나 한일병합 이후 이들 명칭은 조선총독부에 의해 일본해로 통일됐다.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일본해 지명의 정체성을 강요받았다.

 심 교수는 “이처럼 현재 한국인들의 일본해 지명에 대한 반감과 그 해결 방안에 대한 사고방식은 100년 전의 지리교과서 집필자들과 매우 유사하다”면서 “어느 한 국가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닌,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모색하고자 했다. 동해와 일본해 지명의 분쟁은 한일 간의 과거사 문제에 기원한다. 한일 간에 갈등과 분쟁의 바다에서 상호이해의 바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동해와 일본해 지명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 312쪽, 3만원, 밥북

 rea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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