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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순수한 사회공헌', 예년과 비슷한 수준 예상"

등록 2017.05.01 11: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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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일 서울 명동 거리에서 구세군이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2016.12.02.  chocrystal@newsis.com

김영란법 시행 속 불우이웃돕기 등 기부활동 기존대로 유지
 "어려워진 경영활동이 기부에 영향줄 것으로 보여"

【서울=뉴시스】산업부 = 재계가 올해 불우이웃돕기 등 순수한 기부활동은 예년과 같은 목표로 집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사회공헌 차원에서의 기부활동은 대부분 기존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롯데 등 10대 그룹은 "김영란법이 기부나 후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김영란법으로 인해 대외활동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우이웃돕기 등 각종 성금이나 후원에 유의미한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김영란법 때문에 기부 기조가 줄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매년 나눔경영으로 5000억 수준을 후원금이나 사회공헌 기금으로 지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직원들이 125억원을 십시일반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고, 사측은 임직원의 기부금만큼 기업이 동일한 금액을 내는 '매칭 그랜트'로 동일한 액수를 더했다.

 SK그룹은 대표적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금액을 예년과 같은 120억원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계열사별로 자체적인 후원이나 기부가 있지만 김영란법 영향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기부나 후원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흔히 말하는 CSR 활동의 경우 법정 기부 단체에 후원 또는 협찬을 하는 것이기에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LG 역시 지난해 연말에 전년과 같은 금액인 12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하는 등 취약계층 지원을 변함없이 하고 있다. 계열사별로도 불우이웃돕기 등 CSR 활동과 평창올림픽 후원 등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매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40억원씩 기탁했던 GS그룹은 지난해 말 역시 같은 금액을 기탁했다. 후원 행사 등은 각 계열사별로 진행하고 있지만, 활동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김영란법과 무관해 규모 자체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화그룹은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매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금을 30억씩 기탁하고 있는데, 김영란법 시행 이후 지난 1월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30억원을 기탁했다.

【서울=뉴시스】장세영 기자 = '구세군 2016 자선냄비시종식'을 시작으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모금이 시작된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구세군 여사관이 종을 흔들며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는 오는 31일까지 한 달 동안 전국 곳곳에 구세군 자선냄비를 설치하고 모금활동을 펼친다. 2016.12.01.  photothink@newsis.com

 한화그룹 관계자는 "자체 캠페인 또는 자매결연 등으로 해왔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돈으로 전달하는 경우 외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며 "지난해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등 최순실 사태 이후 재단 출연의 경우 이사회를 거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2015년 기준 불우이웃돕기 등 사회공헌 비용으로 626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집행 비용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김영란법이 지난해 4분기부터 적용된 점을 고려할 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사회공헌 비용 규모를 예측하긴 어렵다"면서도 "대략적인 규모는 기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김영란법이라고 해서 큰 변화는 없다. 내년에 열리는 평창올림픽에 후원하는 것이 있는데 큰 변화는 없다. 포항공대에 줬던 것이 간헐적으로 있었는데 그 부분이 줄었다. 기부금은 김영란법 때문에 줄어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벌닷컴이 국내 10대그룹 상장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기부금 규모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대 그룹의 기부금은 9748억원으로 전년의 1조256억원보다 508억원(5.2%)이 감소했다.

 이 중 삼성과 현대차, 롯데, 포스코, GS, 한진 등 6개 그룹의 기부금이 줄어들었고, SK와 LG, 한화, 현대중공업은 오히려 액수가 증가했다.

 이와관련 일각에선 급변하는 기업 환경,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정치적 불안 및 불확실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다양한 악재가 대내외 기업활동을 어렵게 하고 있고, 이러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실제로 기부금이 전년에 비해 11.7% 줄어든 삼성의 경우, '최순실 게이트'로 오너 리스크 직격탄을 맞았고,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파산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판매대수가 2.1% 감소했고, 이는 영업익이 18.3% 줄어드는 등 부진했다.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이 지속되며 업체간 판촉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장기간의 생산 차질로 원가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여기에 사드 영향까지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에 따라 상황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가늠키 어려운 다양한 변화와 악재가 산재하고 있다"며 "실적에 영향이 있으면 당연히 사회공헌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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