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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대선-정치 얽힌 블랙코미디 연극 잇단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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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5-08 08: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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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극 '보도지침'. 2017.05.07. (사진=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 @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상처 받은 연극계에게 오는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는 뜨거운 이슈다. 그 가운데 대선과 직간접적으로 얽히며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근현대사와 역사는 화두

 연극계에서는 근현대사는 꾸준히 조명돼 왔다. 최근 '장미 대선'과 의도치 않게 맞물리며 화제가 되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재연 중인 '보도지침'(6월11일까지 대학로 TOM2관)은 제 5공화국 시절인 전두환 정권 당시 김주언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 '말' 지에 '보도지침(報道指針)'을 폭로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보도지침은 언론통제를 위해 각 언론사에 시달하던 지침을 가리킨다. 국가가 여론을 조정하려 든다는 점에서 블랙리스트와 성격이 겹치면서 주목 받고 있다.  

 극단 연우무대의 창단 40주년 기념작인 '노란봉투'(14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는 세월호 참사 직후 온동네가 장례식장이나 다름없이 변해버린 안산이 배경이다.

 2014년 초연한 작품으로 손해배상 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다. 자동차 부품업체 비정규직 사원으로 입사해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든 '병로', 파업을 주도해 당한 거액의 손해배상 가압류로 인해 고통을 받다 회사로 돌아간 '민성' 둥이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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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극 '짬뽕'. 2017.05.08. (사진=극단 산 제공) photo @newsis.com
 극단 산의 '짬봉'(11일부터 7월2일까지 신도림 프라임아트홀)은 5·18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는 설정의 블랙 코미디다. 짬뽕 배달사고로 5·18이 일어났다고 믿는 중국집 춘래원 식구들이 소박한 꿈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다. 2004년 초연 이후 매년 5월이면 대학로를 찾고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현안에서 가장 쟁점적인 작품이자 예술검열 논란의 도화선으로 알려진 박근형 연출(극단 골목길 대표)의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13일부터 6월4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는 단연 화제작이다.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을 배경으로 군대와 전쟁, 국가와 거대담론 아래 가려졌던 외침을 무대 위로 호출한 작품이다. 박 연출이 극작까지 맡은 작품으로 지난해 3월 남산예술센터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박 연출은 앞서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부녀를 풍자한 연극 '개구리'를 국립극단에서 선보였는데, 이후 '모든 군인을 불쌍하다'를 비롯해 현 정부의 각종 연극 지원에서 탈락했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극단 고래의 12번째 정기작품인 '불량청년'(25일~6월11일 대학로 30스튜디오·6월 17~25일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은 일종의 팩션(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장르)이다. 

 자신의 밥벌이만 신경 쓸 뿐, 사회, 정치 문제에는 전혀 관심 없는 28세의 청년 김상복. 우연한 기회에 일제에 항거한 의사 김상옥 동상 역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광장에서 벌어진 집회에 휘말려 물대포를 맞게 된다. 이로 인해 1921년 경성에 떨어지게 되고 이후 중국 상하이에서 진짜 김상옥을 포함 당시 독립운동을 하고 있던 의열단 청년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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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극 '블랙청년'. 2017.05.08. (사진=극단 고래 제공) photo @newsis.com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작성에 항의하는 의미로 광화문광장에 세운 광장극장 '블랙텐트'의 극장장을 맡았던 극단 고래의 이해성 대표가 작연출한 작품으로 2015년 초연했다. 이 대표는 광장의 숨결을 작품에 녹여낸다는 계획이다.

 ◇말들의 연극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판결로 급작스럽게 치러진 이번 '제19대 대통령 선거'는 유세 기간이 짧았던 만큼 TV 토론이 상당 부분 후보자들의 자질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다. 

 '2016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 우수작품 선정작'으로 지난 2월 초연 당시 평균 객석점유율 102%를 달성한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19일부터 7월9일까지 아트원씨어터 3관)은 대학로에 이미 토론 열풍을 불고 온 주인공이다. 민준호 연출이 이끄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재기발랄한 역량 덕분에 3개월 만에 재공연에 돌입한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질문, 즉 창조론과 진화론 중 어느 쪽이 타당한가?'라를 주제로 과학, 사회, 종교, 예술 각계의 인사들이 각각 창조론과 진화론으로 나뉘어 100분간 토론을 펼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실제 토론 못지 않게 인물들의 성향과 특징을 잘 포착해내며 연극 장르에 낯선 장르렸던 토론을 새롭게 발견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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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2017.05.08. (사진=극단 공연배달서비스간다 제공) photo @newsis.com
 ◇블랙코미디의 시의성 

 제38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인 극단 신세계의 '말 잘 듣는 사람들'(18~28일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은 2004년 4월9일 미국 켄터키 주의 맥도날드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쓰였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극단 신세계의 김수정 상임 연출은 극의 배경을 서울 강남의 '명가 삼계탕'으로 옮겼다.

 식당 내에서 손님의 돈이 사라지는 절도사건이 발생했다는 형사의 전화가 걸려온다. 당황한 직원들이 형사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어리석고 안쓰러워 보이는 '말 잘 듣는 사람들'을 위한 블랙코미디다. 공권력 아래 자연스레 복종하는 우리의 이해할 수 없는 우리의 습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더불어 사회적 도덕성의 기준과 생존을 위한 개인의 책임 회피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재 정치 지형도와 겹쳐진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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