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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촛불시민과 울고 웃은 12시간'…沈, '필리버스킹' 피날레

등록 2017.05.08 23: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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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대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심상정X촛불시민과 함께하는 12시간 필리버스킹에서 '노동이 당당한 나라' 집중유세를 마치고 지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7.05.08.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대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심상정X촛불시민과 함께하는 12시간 필리버스킹에서 '노동이 당당한 나라' 집중유세를 마치고 지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7.05.08.  [email protected]

청년·성소수자·장애인 등 "심상정 지지" 한목소리
 沈, 시민들과 하이파이브로 22일 선거운동 마무리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제19대 대선 본투표를 하루 앞둔 8일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

 평소 각종 거리공연이 펼쳐져 '버스킹' 명소로도 잘 알려진 이곳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나타나자 길을 지나던 시민 200여명이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부터 공식 선거운동 종료시각인 자정까지 이어질 '심상정×촛불시민과 함께하는 12시간 필리버스킹'에 귀 기울이기 위해서다.

 30여개 간이의자만 설치됐던 필리버스킹 현장에는 시민들을 수용하기 위한 약 20m 길이의 보온 포장재가 깔릴 정도로 시민들이 몰렸다. 특히 심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20~30대 젊은층이 대부분이었다. 교복을 입은 청소년도 눈에 띄었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선은 그동안 소외되고 억눌리고 배제돼왔던 우리 사회 절대다수인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대선"이라며 "촛불을 통해 염원됐던 새로운 대한민국을 상기하는 마지막 유세를 필리버스터로 잡았다"고 피날레 유세 취지를 설명했다.

 '필리버스킹'은 의회 내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장시간 연설 등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필리버스터'와 '버스킹'을 합친 말이다. 거리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대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2시간이 넘는 이날 필리버스킹은 사회적 소수자들의 힐링 공간이 됐다. 6차례에 걸친 TV토론에서 네거티브 공방에 묻혔던 시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필리버스킹 현장을 찾아 마이크를 잡았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대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심상정X촛불시민과 함께하는 12시간 필리버스킹에서 '노동이 당당한 나라' 집중유세를 마치고 유권자들과 하이파이브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7.05.08.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대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심상정X촛불시민과 함께하는 12시간 필리버스킹에서 '노동이 당당한 나라' 집중유세를 마치고 유권자들과 하이파이브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7.05.08.  [email protected]

 학원 강사와 첫 투표권 행사를 앞둔 대학생 등 청년은 물론,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등이 연달아 심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심 후보와 대화를 나눴다. 대화를 나누던 이들은 자신의 경험 등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심 후보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했다.

 두 아이를 낳고 육아와 직장을 병행한 이른바 '슈퍼맘'은 그동안의 어려움을 털어놓은 뒤 "저한테 위로가 된 게 심 후보의 '슈퍼우먼방지법'"이라며 심 후보를 지지했다.

 영화감독 김조광수는 "5년 전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의 광화문 유세 때 참여하고 서명을 한 뒤 멘토단 일원이 돼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동성혼 반대' 입장을 밝힌 문 후보를 겨냥해 "다수 국민이 합의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옳은 일이라면 지도자는 다수 국민의 합의를 끌어내줘야 한다"며 심 후보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예정지역인 경북 성주 주민 배현무씨, 강찬호 가습기피해자가족모임 대표, 박은호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서울지부장, 요다(반려견) 아빠 정경섭 우리동생 이사장, 정규석 녹색연합 정책팀장 등이 유세차 위에 올랐다.

 발언과 발언 사이마다 타악공연과 유세전이 이어졌다. 여고생부터 중년 남성까지 현장을 찾은 다양한 시민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한 층 흥을 돋웠다.

 오후 8시 기준 서울시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PM-10)가 204㎍/㎥를 넘어 '매우 나쁨'을 가리켰지만, 필리버스킹 현장에는 더 많은 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심 후보의 저녁 유세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심 후보는 "'이대로는 더 이상 안 된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떨치고 일어섰던 국민 여러분, 그 맨 앞에 섰던 청년 여러분 덕분에 제가 여기까지 왔다. 다시는 촛불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확고한 여러분의 결단을 믿고 이 자리에 섰다"며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대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심상정X촛불시민과 함께하는 12시간 필리버스킹유세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7.05.08.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대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심상정X촛불시민과 함께하는 12시간 필리버스킹유세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7.05.08.  [email protected]

 저녁 유세에는 특별한 손님이 심 후보와 함께 등장했다. 오전 일정부터 함께한 심 후보의 남편 이승배씨에 더해 아들 우균군이 심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나타났다. 아들 우균군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기억이 있었던 5살 이후부터 강산이 두 번쯤 바뀌었지만 어머니의 말과 행동이 다른 걸 본적이 없다"며 "진짜 대한민국이 변하려면 진짜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면 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필리버스킹이 진행되는 내내 심 후보는 단 한 시도 앉아 쉴 틈이 없었다.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사회자로 나서 이야기를 듣고 질문에는 답을 했다. 공연과 유세전이 펼쳐지는 동안에는 사진을 촬영하고 사인을 받으려는 시민들과 끊임없이 만났다. 실제 의회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듯 제대로 된 식사 한 끼 챙기지 않고 필리버스킹을 이어갔다.

 심 후보는 9시30분께부터 유플렉스를 출발해 신촌로터리 등 일대를 돌며 시민들과 만나는 '게릴라데이트'를 진행했다.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된 만큼 비교적 보도 폭이 넓었지만, 이 일대는 심 후보와 사진을 촬영하고 포옹을 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시민들은 품에 안기며 "따뜻해요" "사랑합니다" "힘내세요"라며 심 후보를 격려했다. 심 후보는 시민들과 '짝'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손뼉을 부딪쳤다.

 한 시간 가량 시민들과 만난 후엔 유플렉스 앞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선거운동 마무리에 들어갔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돈도 실력'이라는 말에 분하고 자극을 받아 지원했다"는 유세단을 향해 심 후보는 "우리의 열망과 헌신이 더 나은 대한민국, 우리 삶을 바꾸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씨앗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선거운동 기간 아쉬운 점이 없느냐는 질문에 심 후보는 "최선을 다했다"며 "남은 것은 국민들 선택할 몫이고 내일 결과 바탕으로 해서 국민들과 또 한걸음 한걸음 대한민국을 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세와 하이파이브 등을 마친 심 후보는 신촌지구대를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주변 상가 등에 소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인근 편의점 등을 조용히 방문하며 지난달 17일부터 이어진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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