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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공공일자리 창출 역점...민간일자리 마중물 역할 관건

등록 2017.05.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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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017년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을 이틀 앞둔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컵밥을 먹고 있다. 2017.04.06.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017년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을 이틀 앞둔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컵밥을 먹고 있다. 2017.04.06.  [email protected]

공시낭인 증가·성장잠재력 저하 우려 
 중장기적 인적자원 배분효율성도 문제
 경제 성장잠재력 저하 가능성 제기 

【세종=뉴시스】백영미 기자 =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드라이브를 걸면서 일자리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공무원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노량진을 떠도는 '공시낭인'이 증가해 성장잠재력을 낮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 대기업·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등이 복잡하게 얽혀 민간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서 안정적인 공무원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18일 정부 및 노동계에 따르면 9급 공무원시험 응시자는 2011년 약 14만3000명에서 올해 22만8000명으로 크게 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통계청 경제활동 인구조사 결과 청년층 비경제활동 인구중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인구도 2011년 3.3%에서 올해는 5.2%(25만7000명)로 증가했다.

 문제는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에 기대를 걸고 안정적인 공무원만 쫓는 공시생이 늘어나 자칫 '공시낭인'이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해 모집하는 규모는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응시생이 몰리게 되면 경쟁률만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백대 일의 '공시 관문'을 뚫는 합격자는 10명중 1명이 채 되지 않는다. 공시 준비기간이 길어지거나 실패하면 대기업이 아닌 규모가 작거나 근로조건이 좋지 않은 사업장으로 취업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소득수준도 낮아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2017년 경찰공무원(순경) 1차 채용시험 원서접수 마감일인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아모르이그잼 공무원시험 학원에서 경찰 공무원 준비생이 시험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2017.02.2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2017년 경찰공무원(순경) 1차 채용시험 원서접수 마감일인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아모르이그잼 공무원시험 학원에서 경찰 공무원 준비생이 시험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2017.02.21.  [email protected]

 또 누구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지만 우수한 인재들이 공무원시험 준비에만 매몰되면 비경제활동 인구에 포함돼 단기적으로 생산과 소비의 위축을 가져오고 중장기적으로 경제의 성장잠재력까지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적자본이 시장이 아닌 정부로 쏠리게 되면 기업에서 창의적 활동을 하는 인구도 공직에 몸담게 되고 결국 인적자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적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악화돼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공공부문이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담당하고 민간에서 좋은 일자리가 보다 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신규 일자리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준범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소득세 감면 등을 확대해 일시적이지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일자리 질이 개선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지원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일본은 낮은 경제성장률 속에서도 청년 고용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크지 않아 청년실업률이 낮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은 4년제 대졸자 초임이 기업규모나 업종과 관계없이 월 20만엔 수준(한화 198만원)이다.

 곽상신 워크인연구소 연구실장은 "대기업은 대학생 학자금제도가 있고 공무원의 경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학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 준다. 중기도 대학생 학자금을 지원해 주는 곳이 있지만 많지 않다"며 "국가복지제도를 확충해 기업간 격차를 줄여야 고용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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