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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조금 유용' 혐의 탈북단체 관계자들 법정서 대립

등록 2017.05.19 11: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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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기태 기자 = 24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을 방문한 한빛맹학교 학생들이 법정을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presskt@newsis.com

북한 이탈주민 지원금 허위 청구해 횡령 의혹
 2012년~2014년 기부금 억대 불법 모금 혐의
 가짜 탈북민 지원 사업 통해 운영비 유용 혐의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정부 구호금을 불법 유용했다는 의혹에 연루된 탈북단체 관계자들이 법정에서 치열하게 대립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한대균 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탈북난민인권연합 김용화(63) 대표와 전 총무 김미화(54)씨의 사기 및 기부금품의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김 대표 측은 대체로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김씨는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면서 "김 대표가 모른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4년 5월까지 남북하나재단에 허위 요청서를 발송하는 등의 수법으로 22차례에 걸쳐 모두 73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북하나재단은 외국에 체류 중인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구호금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이다.

 김 대표는 북한 이탈 주민들을 입국시키는 과정에서 지급되는 국내 정착금 일부를 브로커를 통해 빼돌려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인신매매 위험이 없는 북한 이탈주민을 내세워 구호에 필요한 비용을 브로커에게 지급한 것처럼 남북하나재단을 속여 지원금을 챙긴 정황도 있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제보를 받아 중국 등에 살고 있는 북한 이탈 주민들을 브로커를 통해 입국시켜온 것으로 파악된다.

 김 대표 측은 "비용은 제대로 썼으며 일부 모르는 경우가 있다"면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김 대표는 2012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1000만원 넘는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단체로 등록되지 않은 탈북난민인권연합을 통해 매년 수천만원의 불법 기부금을 모집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조사결과 김 대표가 받은 기부금은 ▲2012년 2270만원 ▲2013년 6731만원 ▲2014년 3014만원 등 약 1억201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부금을 1000만원 이상 모금하려는 단체는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해 행정안전부장관 또는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등에게 등록해야 한다.

 탈북난민인권연합의 경우 서울시장에게 기부금 관련 등록을 하지 않은 단체였다.

 이와 관련, 김 대표 측은 "등록하지 않고 받았던 부분은 맞다"면서도 "기부물품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이 부분을 다투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김씨와 함께 2012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북한이탈 여성들의 숙식을 제공해주는 '여성쉼터 사업'을 진행하겠다면서 남북하나재단 지원금 6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5월 지원재단과 여성쉼터 사업 계약을 허위로 맺고 운영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들이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를 나와 갈 곳 없는 여성 탈북이탈주민들을 돕는 사업을 하게 되면 재단 지원금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현금을 챙기려 한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해 김 대표 측은 "돈을 받은 것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김씨가 하겠다고 해서 허락했던 것이며 한 번 가본 적은 있다. 그러나 그 뒤에 이뤄진 일은 모른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김씨 측은 "쉼터 운영자금은 내가 취직하기 전에 사무실 명의로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2013년 말에서야 불법이라는 것을 알았고, 2014년부터 쉼터를 운영한 사실이 있다. 김 대표가 이를 모른다는 것은 거짓말이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1988년 탈북해 중국과 베트남, 라오스, 일본 등에서 수감 생활과 밀항을 거듭하다가 2002년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으면서 14년 만에 국민으로 인정받아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세월호 관련 관제데모 등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가 속한 단체인 탈북난민인권연합은 지난 정부에서 '관제 데모'에 동원한 단체 가운데 하나라는 의혹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탈북난민인권연합은 본래 어버이연합과 보조를 맞췄으나 내부 분열로 인해 갈라섰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탈북어버이연합을 설립해 김 대표와 거리를 두고 어버이연합과 손을 잡았다. 김씨는 현재 비전코리아 대표직을 맡고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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