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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文대통령 격식 파괴…'명찰' 떼고 '손님' 먼저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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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5-19 17:4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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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5당 원내대표와 첫 오찬 회동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종석(오른쪽부터) 대통령 비서실장,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2017.05.19.  amin2@newsis.com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방문객 이름표 권위적" 재검토 지시
 김정숙 여사, 원내대표들에 손편지 전달 "귀한 걸음 감사"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19일 오찬 회동은 형식과 내용면에서 많은 파격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그간의 대통령 관행을 깨고 먼저 약속장소에 도착해 청와대 손님들인 원내대표들을 맞이했고, 청와대 방문객이 의례적으로 착용하는 이름표도 재검토하게 했다.

 이날은 문 대통령 취임 열흘째로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빠른 원내대표 회동이란 기록을 세웠다. 여소야대 형국과 정부 인선 관련 국회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그만큼 국회와 관계를 중요시 여기고 협치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회동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장면은 오찬 장소인 청와대 상춘재(常春齋)에 미리 도착해 '손님'인 원내대표들을 기다리는 문 대통령의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각 당 원내대표들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일일이 영접했다. 그동안은 손님들이 청와대에 먼저 도착해 다 모인 뒤에야 대통령이 입장하는 순서로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오전 11시50분 행사 시작을 앞두고 1~2분 간격으로 도착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은 상춘재 입구에서 자신들을 맞이하는 대통령을 보고 놀라워했다.

 각 원내대표들은 "먼저 나와 계신거냐" "항상 저희가 먼저 와서 기다렸는데" "오늘은 또 다릅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방문객인 원내대표들의 왼쪽 가슴에 이름표가 없었다는 점도 파격이었다. 관례적으로 청와대 내빈들은 이름과 직함이 적힌 명찰을 달았다. 이날 문 대통령은 명찰을 다는 행위가 "권위적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의 상징"이라며 청와대 직원과 방문객의 명찰 패용 관행을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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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5당 원내대표와 첫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주호영(오른쪽부터) 바른정당 원내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2017.05.19.  amin2@newsis.com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여러 언론 사설과 기사를 읽으면서 명찰 패용을 포함해 청와대의 권위적 모습이 바뀌어야한다고 직접 지시하셨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찬을 시작하기 전 "청와대와 여야가 자주 만나서 소통하고, 또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하기도 하고, 이런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는 모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당선 첫날에도 야당 당사를 방문해서 대표님에게 인사드렸고, 우리 원내대표도 새로 선출되는 분들이 계셔서 새로 선출되는 대로 모시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고 운을 떼었다.

 이어 "과거에는 대부분 뭔가 정국이 경색됐다거나 경제난국이 있을 때 이를 풀기 위한 방안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했었다. 그러다 보니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많은 경우에는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해서 오히려 회동 자체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까지 있었다"면서 "이제는 조금 그런 문제를 떠나서 상시적으로 만날 수 있는, 제가 대선 때에는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공약했는데 다른 당 후보님들도 방식은 다를지 몰라도 다른 당과 소통하겠다고 공약들을 하셨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뜻을 같지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 설립을 강조했다.

 이날 오찬 회동은 오후 1시30분으로 예정된 종료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2시20분에야 끝났다. 메뉴는 통합과 화합을 상징하는 비빔밥이었다. 후식은 김정숙 여사가 꿀과 대춧물에 10시간이상 졸여 만든 인삼정과였다. 김 여사는 인삼정과 디저트를 일일이 조각보에 포장해 손편지를 곁들여 원내대표들에게 선물했다. 손 편지에는 '귀한 걸음 감사하다.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하자'고 적었다.

 한편 오찬 장소였던 상춘재는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공식적으로 활용되지 않은 외빈 접견 공간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연초 청와대 출입기자 신년회와 인터넷 방송 인터뷰를 상춘재에서 진행하긴 했지만 당시는 대통령 직무 정지 상태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상춘재란 장소는 전 정부에서는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던 공간으로 오늘 대통령과 원내대표들의 회동은 격식과 장소면에서도 파격적이었다"고 평가했다.

 e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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