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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뜨거운 감자'...'옥자' 봉준호 "동물도 자본주의 시대 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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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5-19 20:18:13  |  수정 2017-05-19 20: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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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칸/뉴시스】영화 '옥자'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오른쪽)과 출연 배우들. (왼쪽부터) 변희봉, 안서현.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동물과 생명, 그리고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하고 싶었다"

 봉준호(48) 감독은 19일 영화 '옥자'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봉 감독은 이날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옥자' 기자회견에 참석, "영화에 담긴 다양한 메시지 중 딱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자본주의 시대를 살며 느끼는 기쁨이 있지만 고통도 있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동물도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 거기에서 오는 그들의 피로와 고통이 있다. 그걸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옥자'는 옥자라는 거대 동물에 관한 작품이다. 돼지와 하마를 합쳐놓은 듯한 형태의 이 동물이 이익 집단들의 표적이 되고, 뉴욕으로 납치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옥자와 10년 동안 산 속에서 살아온 소녀 '미자'(안서현)가 옥자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고, 옥자를 이용한 음모를 꾸미는 거대 기업, 동물보호단체, 동물학자 등이 뒤엉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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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칸/뉴시스】영화 '옥자'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오른쪽)과 출연 배우들. (왼쪽부터)제이크 질렌할, 안서현, 틸다 스윈턴.
현지에서는 '옥자'가 자연과 인간에 관한 메시지를 평생 전달해온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봉 감독은 이와 관련, "동시대를 살아가는 창작자들이 자연과 생명을 이야기하면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늘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틸다 스윈턴과도 미야자키 감독에 관해 이야기했다. 기회가 된다면 미야자키 감독에게 '옥자'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시사회 직후 현지 언론은 '옥자'에 대해 '봉준호 감독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봉 감독이 '괴물'(2006) 등에서 보여준 사회풍자적인 면과 그 특유의 유머, 이전 작품들에서는 볼 수 없던 사랑과 우정의 요소, 새로운 생명체 옥자가 어우러져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독특한 영화가 탄생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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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영화
봉 감독은 "'봉준호 장르'라는 말이 가장 큰 찬사"라며 "일부러 혼란을 주기 위해 그렇게(다양한 장르를 뒤섞는) 하는 건 아니다. 만들다보면 그렇게 된다"고 말했다.

 '옥자'는 영화제 개막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달 칸영화제 사무국이 경쟁 부문 초청작을 발표하면서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투자·배급·제작한 영화 두 편('옥자' '메이어로위츠 스토리')을 명단에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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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영화
그러나 프랑스 극장협회(FNCF) 등 프랑스 영화계가 "인터넷 배급 영화의 영화제 초청은 영화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반발, 칸은 "내년부터 인터넷 배급 기반 영화를 영화제에 부르지 않겠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전날에는 페드로 알모도바로 심사위원장이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는다면 엄청난 모순"이라고 말해 평가 배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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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영화
또 '옥자'는 이날 언론시사회에서 스크린에 문제가 생겨 영화 시작 8분 만에 상영이 중단되는 소동에 휩싸였다. 여기에 더해 스크린에 넷플릭스 로고가 나온 직후 객석의 야유가 시작돼 인터넷 영화 초청에 대한 반대하는 의사표시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봉 감독은 "넷플릭스와의 작업은 굉장히 좋았다. 영화 예산이 적지 않았는데(약 5000만 달러), 100% 창작의 자유를 주면서 촬영하게 해줘 정말 환상적이었다"며 넷플리스를 에둘러 옹호했다. 그는 이어 "실제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어떤 간섭도 없었고, 이 작업을 존중해줘 자유로운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봉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우리 영화를 받아준 것 또한 열린 마음이다. 이런 열린 마음이라면 언젠가는 타협점을 찾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알모도바르 심사위원장의 발언데 대해서는 "그분의 광팬이다. 그분이 이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어떤 형태로든 언급되는 게 영광이다. 무슨 말을 해도 된다"고 했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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