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스케치]'파란 오작교'로 변한 서울로7017…이색 데이트코스

등록 2017.05.22 23:17:1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로7017 야경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국내 최초 공중보행길 '서울로7017'이 22일로 개장 사흘째를 맞았다.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로로 바꿨다는 정책적 측면에 의미가 있긴 하지만 직접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피부에 와 닿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오감으로 느끼는 풍광과 정취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서울로7017의 야경을 볼 때의 감흥은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온다.

 22일 오후 6시30분께 서울로7017을 찾았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첫 고가보행길을 직접 걸어보려는 시민들로 서울로7017은 붐비고 있었다. 

서울로7017 야경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팁을 하나 드리자면 해질녘에 오셔요. 노을로 물든 하늘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말로는 설명이 안되니 한번 보러오세요"라고 조언했던 대로 서울로7017의 낙조는 나름의 흥취가 있었다. 낙조는 서울로7017 주변 고층건물들을 황금색으로 칠하더니 곧이어 붉은색 옷을 입혔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서울로7017에도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던 오후 7시38분께 동그라미 모양 화분들의 아랫부분에 설치된 띠조명이 일제히 파란 불빛을 밝혔고 시민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서울로7017 야경

 콘크리트가 파란색으로 물들자 서울로7017에는 서로 손깍지를 낀 연인들이 부쩍 늘었다. 은하수 때문에 만날 수 없었던 견우와 직녀가 칠월칠석 까막까치들이 만든 오작교 덕에 만났다는 설화처럼 서울역 앞 한강대로를 가로지르는 파란색 공중보행길이 연인들을 엮어주는 듯했다.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옛 서울역사(문화역서울284)에는 노란색 조명이 켜져 운치가 있어 보였고 건너편 서울스퀘어 외벽에는 때마침 '걸어가는 사람들'을 형상화한 미디어 파사드가 연출되고 있었다.

서울로7017 야경

 함께 걷던 연인들은 투명유리를 통해 고가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서 조심스레 아래를 내려다봤다. 무서워하는 척하며 연인에게 기대거나 슬며시 손을 잡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울로7017이 모두에게 개방된 공간처럼 보이지만 눈여겨 보면 인파에서 벗어나 단둘이 대화를 나눌 공간도 찾을 수 있다. 장미마당에서 중림동 쪽으로 걷다 보면 서소문공원 쪽으로 뻗어나간 공간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다른 사람의 시야로부터 잠시 벗어나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들처럼 사랑을 속삭일 수 있다.

서울로7017 야경

 사랑하는 이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주고 싶다면 회현역 근처 서울로가게에서 커플 머그컵, 엽서, 앞치마, 허브 화장품 등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다.

 데이트 내내 연인에게 집중하느라 허기가 진다면 회현역 부근 서울리스타와 서울로 테라스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서울리스타에서는 빵·커피·맥주·피자·치킨 등을, 서울로 테라스에서는 중국·인도음식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 외에 서울로7017 위와 만리동 쪽 등지에 있는 도토리풀빵(풀빵), 서울화반(전통비빔밥), 장미김밥(꼬마김밥), 수국식빵(철판토스트), 목련다방(전통차) 등의 점포에서도 연인과 함께 허기를 달랠 수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서울로7017을 찾는 연인들을 위한 공간이나 행사를 개발해 더 많은 이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충열 서울시 서울역일대발전기획단장은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서울로7017이 새로운 데이트 장소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