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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수감번호 503번' 박근혜, 재판 내내 최순실 외면

등록 2017.05.23 13: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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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삼성 등 대기업에서 총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마친 후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17.05.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삼성 등 대기업에서 총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마친 후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17.05.23.    [email protected]

박 전 대통령 호송차 출석…수감 53일 만에
남색 계열 정장…머리 묶어 올림머리는 고수
최순실·신동빈과 함께 법정서 피고인석 착석
덤덤한 표정 일관…오후 1시14분 구치소로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지난 3월31일 구속 후 53일 만인 23일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박근혜(65) 전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은 어두워 보였지만 머리 집게를 사용해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는 고수했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파란색 호송차는 이날 오전 9시10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다.

 오전 8시37분께 경기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출발한 지 33분 만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우면산터널을 지나 법원에 도착했다. 호송차에는 교도관만이 동행할 뿐 경호인은 함께 타지 않았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첫 여성 대통령이자 최초로 탄핵된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과 그의 40년 지기이자 국정농단 사건 핵심인 최순실 씨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에 나란히 앉아 있다. 2017.05.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첫 여성 대통령이자 최초로 탄핵된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과 그의 40년 지기이자 국정농단 사건 핵심인 최순실 씨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에 나란히 앉아 있다. 2017.05.23. [email protected]

 1분여 후 호송차 문이 열리고 남자 교도관 3명과 여 교도관 2명이 차례로 내렸다. 이내 박 전 대통령이 차에서 나와 발을 내디뎠다. 교도관들이 박 전 대통령을 에워쌌고 구치감으로 가기 위해 곧바로 지하통로로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은 남색 계열 정장과 검은색 셔츠의 사복을 입은 채 법원에 나왔다. 지난 3월31일 서울구치소에 들어갈 때와 유사한 복장이다. 피고인 신분을 확인하듯 박 전 대통령 손은 결박돼 있었다. 가슴에는 수형자 번호 '503'이 적힌 배지가 달렸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고수해온 올림머리를 시도한 듯 큰 집게핀으로 머리를 올렸다. 머리핀 밖으로 머리카락 일부가 빠져나와 이전 모습과 달리 단정하진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공식 석상은 물론 탄핵 후 검찰 조사를 위해 출두할 때에도 올림머리를 고수했다. 박 전 대통령 전담 미용사인 정송주·매주 원장 자매는 박 전 대통령이 자택으로 복귀한 다음날부터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되기 전까지 매일 오전 박 전 대통령 자택을 찾은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덤덤한 표정으로 시선을 아래로 내린 채 법원으로 들어갔다. 교도관들에게 이따금 인사를 할 때를 제외하곤 시종일관 고개를 숙였다.

 구치감 앞은 첫 재판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담기 위해 모여든 취재진 100여명으로 북적였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첫번째 공판을 마친 후 호송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2017.05.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첫번째 공판을 마친 후 호송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2017.05.23.    [email protected]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를 떠나 법원에 도착할 때까지 이동로 안전 확보를 위해 경찰은 경력 9명을 투입했다. 관계기관 협조 요청에 따라 호송차 앞뒤로 경찰 오토바이 1대씩 총 2대 배치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순찰차 1대와 오토바이 5개도 배치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하통로를 통해 재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417호 인근 대기실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은 오전 10시 시작됐다. 재판에는 '40년 지기' 최순실(61)씨와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도 피고인 신분으로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 내내 담담한 표정으로 정면만을 응시했다. 이따금 자신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와 대화를 나눌 뿐,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은 최씨에겐 눈길도 주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판사의 질문에도 곧은 목소리로 답했다. 인정신문에서 주소를 묻는 판사에게 "무직입니다"라고 차분히 답했다. 혐의를 전부 부인하냐는 물음에는 짧게 "변호인 입장과 같다"라고만 했다.

 오후 1시1분께 재판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12분여 뒤에 여자 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며 구치감으로 내려왔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호송차는 오후 1시14분께 법원을 뒤로 하고 떠났다.

 박 전 대통령의 다음 재판은 오는 25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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