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석유대신 문화를 담는다'…'마포 문화비축기지' 6월말 탄생

등록 2017.05.24 11:15: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석유비축탱크 내부.  (사진 = 서울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석유비축탱크 내부.  (사진 = 서울시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다음달 말이면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40년만에 '문화비축기지'란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유사시에 대비해 석유를 비축하던 공간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도시재생사업의 또다른 이름이다. 

 현재 마포구 상암동 매봉산 자락에 위치한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1973년 석유파동때 만들어졌다. 당시 중동전쟁이 발발하면서 동시에 자원전쟁이 일어났다. 석유가격은 1년만에 4배나 뛰어올랐다. 

 한방울의 석유도 나지 않는 땅에서 석유가격의 폭등은 국가적 위기였다.

 서울시는 석유파동(Oil shock)후 민생안정과 2차 석유파동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 국고보조금 26억원으로 1976년부터 1978년까지 민수용 유류 저장시설을 조성하고 '마포 석유비축기지'로 이름 붙였다.

 이렇게 해서 생긴 지름 15~38m, 높이 15m에 이르는 5개 비축탱크에는 총 6907만ℓ의 석유(가솔린, 디젤, 벙커씨유)를 저장됐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급 보안시설인 까닭에 그동안 시민들의 접근은 철저히 통제됐다.

 2002한일월드컵 개최를 위해 코 앞에 상암월드컵경기장이 건설되자 석유비축기지는 졸지에 위험시설로 전락했다. 석유비축기지에 저장된 석유가 경기도의 다른 기지로 이전을 하자 2000년 12월을 끝으로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서울=뉴시스】마포 석유비축기지 조감도.  (사진 = 서울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마포 석유비축기지 조감도.  (사진 = 서울시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시는 2013년부터 폐산업시설로 방치된 마포 석유비축기지의 활용도를 고심하다 이듬해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이 독특한 산업유산을 문화체험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RoA건축사사무소)는 산업유산의 재생과 석유비축탱크의 독특한 공간적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문화비축기지는 석유를 비축하는 대신 미래를 위한 기초 문화예술 역량을 비축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문화비축기지의 면적은 총 14만㎡다. 기존에 있던 5개의 유류저장탱크는 공연장, 기획 및 상설전시장, 다목적문화공간으로 변신한다.

 새롭게 신축하는 1개 탱크는 정보교류센터로 조성된다. 여기에 석유비축기지 부속건물인 관리사무소, 하역장, 변전실 등은 폐쇄된 후 문화마당, 산책로, 야생화정원 등으로 꾸며져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존의 유류저장탱크(1~5번 탱크)중 1번 탱크는 유리로 만든 다목적 파빌리온(약 554㎡)이 들어선다. 이 안에 들어가면 옛 산업시설의 흔적을 고스란히 살펴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마포 석유비축탱크 전경.  (사진 = 서울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마포 석유비축탱크 전경.  (사진 = 서울시 제공)  [email protected]

 2번 탱크는 공연장(약 2579㎡), 4번 탱크는 기획전시장(약 984㎡), 5번 탱크(약 890㎡)는 상설전시장으로 조성된다. 3번 탱크는 원형보존(약 1046㎡)되고 새로 건축한 6번 탱크는 정보교류센터(약 2948㎡)로 사용될 예정이다.  

 문화비축기지 건축물의 모든 냉난방시설은 전기사용이 아닌 100% 지열을 활용해 운영토록 설계됐다.

 서울시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은 "산업화시대 석유를 저장하던 탱크를 재생해 역사와 문화의 숨결은 보존하면서도 시민들이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생태문화시설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줄 것"이라며 "앞으로 시민들의 다양한 삶과 문화 활동이 문화비축기지에 차곡차곡 쌓여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개장한 '서울로 7017'에 이어 서울시 도시재생 사업을 상징하는 또하나의 명물이 탄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