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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핫이슈]필리핀 남부서 IS무장단체·필리핀군 대립 격화

등록 2017.05.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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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위(필리핀)=AP/뉴시스】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마라위에 주변에서 25일 트럭에 탑승한 필리핀 정부군이 순찰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무슬림 극단주의 단체 '마우테’가 23일 마라위를 점령해 폭동을 일으키면서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2017.5.25

【서울=뉴시스】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서 이슬람국가(IS) 추종 단체와 필리핀군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필리핀군이 민다나오섬 마라위시(市)에 은신하던 테러 용의자 이스닐론 하필론의 거처를 급습하면서 발생했다. 하필론은 필리핀 내 이슬람 분리주의 단체 중 가장 과격한 '아부 샤야프’의 지부를 이끄는 인물로 IS의 동남아 지역 총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에 따르면 급습 과정에서 총격전이 발생했고 마라위의 이슬람 무장반군들의 동맹단체인 '마우테’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100여명의 마우테 무장 반군이 마라위에 추가 진입해 마라위를 점령하고 폭동을 일으켰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에 즉시 마라위시가 있는 민다나오섬 전역에 60일 간의 계엄령을 선포하고 러시아 방문 일정마저 단축하고 급히 귀국했다. 그는 귀국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가혹하게 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마라위시에 특수부대를 파견하고 박격포를 발사하는 등 강경한 진압에 나서고 있다. 20만여명에 이르는 마라위 인구 절반 이상이 피난길에 올랐고 사상자만 수십명에 이른다.

 마닐라타임스는 "강렬한 총성이 하루 종일 들리고 있다"며 "군대는 주택가에도 폭탄을 투하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무장세력이 거리 곳곳에 폭탄을 심어 놓고 민간인을 인질로 붙잡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소탕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고 밝혔다.

【마라위(필리핀)=AP/뉴시스】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마라위에 대한 무슬림 무장반군의 포위 공격 사흘 후인 25일 마라위를 탈출하려는 주민들의 대피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이날 필리핀군을 태운 탱크들이 속속 마라위로 진입하면서 총성과 폭발음이 계속되고 있다. 2017.5.25

 특히 하필론이 아직 마라위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필리핀군과 IS세력의 대립이 장기화될 기세다.

 IS 무장세력은 필리핀군의 협상 제안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닐라타임스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군이 인질로 잡은 무장 반군을 풀어줄테니 전투를 끝내자고 제안했지만 마우테는 마라위시에서 정부군의 철수를 요구해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마약과의 전쟁' 등으로 공공연히 철권통치를 펼쳐 온 두테르테가 계엄령을 정치적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두테르테는 계엄령 종료에 기약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24일에는 테러 활동이 잦아들지 않으면 필리핀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헌법은 반란 등으로 국가의 안전이 위기에 처한 경우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인정하고 있다. 60일을 기준으로 의회의 승인을 받아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의회의 과반수가 반대하면 계엄령 선포를 막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필리핀 의회는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두테르테를 저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필리핀 대통령궁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민다나오에 선포한 계엄령은 민주주의 질서를 방해하는 테러조직에 맞설 정부의 힘을 강화시킬 뿐"이라며 "국민이 염려할 이유가 없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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