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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더블데이트]조유아·최용석 "소리꾼으로서 지금부터 본격 시작"

등록 2017.05.28 10:42:53수정 2017.11.14 11: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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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시몬'과 '그루셰'역을 열연중인 배우 최용석과 조유아가 지난 2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2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시몬'과 '그루셰'역을 열연중인 배우 최용석과 조유아가 지난 2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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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창극단 개성강한 '황금 동기'
진도·남원 출신 중앙대 선후배 사이
'코카서스 백묵원'서 연인으로 무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 초연 때 연인 사이를 연기하려니까 어색한 거예요. 용석이는 학교 다닐 때 제 눈도 감히 마주치지 못하던 후배였거든요. 호호. 뽀뽀 장면에서 어색했는데 이제 재연해서는 키스까지 가능할 것 같아요."(조유아)

 "무대에 선 것도 아니고 누나가 그루셰 의상만 입을 것을 이번에 다시 봤는데 갑자기 감정 이입이 확 되는 거예요. 말을 못 할 정도로 떨려서 급히 밖으로 나갔어요."(최용석)

 최근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만난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 단원 조유아(29)와 최용석(27)의 능청과 말재간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시몬'과 '그루셰'역을 열연중인 배우 최용석과 조유아가 지난 2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2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시몬'과 '그루셰'역을 열연중인 배우 최용석과 조유아가 지난 2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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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국악과 선후배 사이(조유아 05학번·최용석 08학번)이자 국립창극단 동기인 두 사람은 2년 만에 돌아오는 재일동포 극작가 겸 연출가인 정의신의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다시 한번 연인 사이인 그루셰와 시몬을 연기한다.

 서로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면서도 애정은 가득해 "누나를 보고 설렜다"는 최용석의 말에 "신기하게 나도 그 때보다 네가 더 멋있다"며 조유아는 그에게 입술을 천연덕스럽게 내민다.

 조유아는 "초연 때 블로그에서 주인공의 멜로가 약하다고 쓴 글을 봤어요. 제가 좀 더 실제 사랑을 많이 해봐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용석이 여자 친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번에는 조금 더 사랑하는 사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는 정 연출이 처음으로 도전한 창극인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서사극의 창시자로 불리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 희곡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원작으로 삼았다.

 한 아이를 놓고 벌어지는 두 여인의 양육권 다툼을 다룬다. '백묵의 원' '하얀 동그라미'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국내 연극 무대에 종종 올랐지만, 창극으로는 국립창극단이 최초로 선보였다. 국립창극단은 초연 이후 재공연 문의가 끊이지 않았던 이 작품을 2016~2017 시즌 단체의 마지막 작품으로 선택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시몬'과 '그루셰'역을 열연중인 배우 최용석과 조유아가 지난 2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2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시몬'과 '그루셰'역을 열연중인 배우 최용석과 조유아가 지난 2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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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당시 생모가 버린 아이를 정성껏 키운 양모 그루셰와 그녀의 연인 시몬을 연기한 조유아와 최용석은 당시 인턴단원이었는데 이 작품 이후 국립창극단에서 맹활약하며 정식 단원이 됐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고 시몬과의 사랑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씩씩한 캐릭터인 그루셰는 조유아의 개성을 반영한 결과다. 

 최근 국립창극단과 고선웅, 이자람이 협업한 창극 '흥보씨'에서 외계인 역을 맡아 단 3분의 등장에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조유아는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인턴을 하면서 처음 주인공을 맡은 작품"이라며 "이 작품 때문에 정단원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길이 길이 남을 작품이죠"라고 흡족해했다. 

 사실 조유아는 앞서 대학을 졸업한 후 대학로의 음악 극단에서 역시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원작으로 삼은 '하얀 동그라미'에 출연한 바 있다. "도창과 멀티를 맡아 1인 8역을 했는데 당시 그루셰 역만 못했다"며 "그래서 정의신 연출님이 그루셰 역으로 캐스팅하셨을 때 의아했다"고 웃었다.

 "초연 때는 순박하게 시골 처녀를 보여줘야지라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재연 때는 그 순수한 마음이 없어질 것 같은데 이제 30대에 접어들면서 나이도 찼으니 노련미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호호."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시몬'과 '그루셰'역을 열연중인 배우 최용석과 조유아가 지난 2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2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시몬'과 '그루셰'역을 열연중인 배우 최용석과 조유아가 지난 2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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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은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의 변학도 역부터 '적벽가'의 조자룡, 어린이창극 '미녀와 야수'의 동경이, '흥보씨'의 마당쇠 등 굵직한 역할을 도맡으며 국립창극단 차세대 남자주역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코커서스의 백묵원' 초연 때는 '남자 주인공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고 했다. "전체 이야기보다 캐릭터에 너무 중점을 둬서 아쉽기도 했어요. 전쟁 때문에 그루셰와 헤어져야 하는 시몬은 극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좌표처럼 등장하는 캐릭터라 이번에는 사건과 사건 이후의 심리상태를 명확하게 다르게 표현하려고 해요."

 조유아와 최용석은 박성우, 유태평양과 함께 지난해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개성 강한 신세대 황금 동기라인을 형성했다.

 진도와 남원이 각각 고향으로 어릴 때부터 소리꾼을 꿈 꾼 두 사람이 국립창극단에서 그 꿈을 완성한 것이다.  

 "아버님이 국악을 하셨고 할머니도 국악을 좋아하셨어요. 국악은 어렸을 때부터 유행가처럼 들었죠. 제 고향인 진도에서는 아침에 골목을 다니는 청소차도 진도아리랑을 틀어놓고 다녀요."(조유아)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시몬'과 '그루셰'역을 열연중인 배우 최용석과 조유아가 지난 2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2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시몬'과 '그루셰'역을 열연중인 배우 최용석과 조유아가 지난 2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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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인근 도심이 전주에요.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예쁘게 생겼다고 해서 연기학원을 다녔죠. 차별화를 위해 각자 특기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저는 소리를 택했는데 이후 그 소리에 푹 빠져버렸어요."(최용석) 

 이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실험정신 그리고 든든한 지원으로 소리꾼들의 '꿈의 직장'인 국립창극단에 입단했지만 소리꾼으로서 지금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했다. 

 "창극단 단원이 돼 해오름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게 꿈이었는데 그 꿈을 이루고 나니 고민이 찾아오더라고요. 더 열심히 하고 더 잘 살아야 하는데 아직 앞일에 대한 추가 계획이 확실치 않은 거죠. 하지만 무엇보다 무대 위에 섰을 때 빛나는 배우 조유아가 되고 싶어요."(조유아)

 "누나랑 같은 마음인데, 마지막에 이루고 싶은 제일 큰 꿈은 부모님을 위한 작품을 만드는 거예요. 두 부의 사랑과 시련 등을 에피소드로 만들어 실체화하고 감동을 안기고 싶어요. 저로 인해 가려진 엄마, 아빠가 아닌 그 분들의 이름으로요."(최용석)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오는 6월 3일부터 10일까지 장충동 해오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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