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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양적완화 테이퍼링' 언제?···ECB '포워드 가이던스' 주목

등록 2017.06.08 16: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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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AP/뉴시스】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27일 정책이사회를 마치고 기준금리 및 부양책 유지 결정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설명하고 있다. 2017. 4. 27.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27일 정책이사회를 마치고 기준금리 및 부양책 유지 결정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설명하고 있다. 2017. 4. 27.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정책의 테이퍼링(점진적 축소)을 시사하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사전 안내)’를 내놓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 등의 보도에 따르면 ECB는 8일(현시지간)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열리는 정례통화정책회의에서 기존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축소 등 양적 완화를 시사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ECB가 이날 구체적인 정책 변경 내용을 발표하지는 않겠지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향후 정책의 방향을 점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들을 포함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 테이퍼링을 시작할 시점

 ECB는 올해 말까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 대한 통화 자극(monetary stimulus)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로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ECB의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청문회에서 “경기 상승이 점차 공고해지고 있다. 또한 다른 경제 영역으로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물가를 건전한 수준까지 뒷받침할 만큼 임금이 충분히 늘어나지 않았다.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를 준다는 것을 생각하기는 너무 이르다. 인플레이션율의 수렴을 확인하기 전까지 양적 완화 정책의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하고는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아직은 양적 완화 기조를 바꾸기에는 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드라기 총재가 이번 정례통화정책회의를 통해 올해 말 종료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이후 정책을 예측할 수 있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워드 가이던스’에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테이퍼링을 어느 정도 속도로 할 것인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9월 정례 통화정책회의 때까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유로 경제의 향방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혼란을 부를 수 있는 섣부른 신호는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동안 드라기 총재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 등 유로존 경제의 앞길에 놓여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

 ◇ 경기 전망

 드라기 총재는 지난 4월 27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장이 회복 중인 것은 사실이다. 상황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현재 회복세는 견조하고 폭도 넓다"라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그러나 "유로존의 경제 성장에 미치는 위험요인들이 균형을 잡아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약하다"라고 덧붙였다.

 드라기 총재의 4월 기자회견 이후 유로존의 실업률은 꾸준히 떨어졌다. 경제 성장률도 단단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NYT는 만일 드라기 총재가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로존 경제의 하방 위험이 사라졌다는 말을 한다면 이는 ECB가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테이퍼링에 돌입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 금리 전망

 ECB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마칠 때까지는 현행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향후 상당기간 동안 현행의 제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ECB는 지난해 3월 0.05%였던 기준금리를 0%로 전격 인하했다. ECB 사상 처음으로 ‘제로 금리’ 시대를 열었던 것이다. 당시 ECB는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할 때 적용하는 예금금리는 -0.30%에서 -0.40%로 인하하고 중앙은행이 대출할 때 적용하는 한계 대출금리는 0.30%에서 0.25%로 내렸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ECB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드리기 총재는 금리인상과 관련된 예측을 내놓는 것을 꺼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8일 드라기 총재의 입에서 나오는 진부한 표현 한 마디라도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다.

 ◇ 물가는 아직도 불안

 ECB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는 경제지표는 인플레이션이다. ECB의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4월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확실하게 상승추세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었다.

 만일 드라기 총재가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한다면 시장은 이를 ECB의 통화정책의 변화를 시사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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