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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의도 협량정치 , 언제 근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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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6-13 11:32:33  |  수정 2017-06-13 11: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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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방문했을 때 낯설지 않은 풍경이 재현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환영한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 입장시 기립만 했을 뿐 박수를 보내는 의원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신들의 의석 모니터 앞에 ‘야당무시 일방통행 인사참사 사과하라’, ‘인사실패 협치포기 문재인정부 각성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내걸고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이는 문 대통령의 연설과 퇴장 때도 반복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미소 속에 박수를 보내며 문 대통령을 배웅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고개를 돌려 딴청을 피우다 문 대통령이 찾아가 악수를 청하자 그제서야 손을 내밀며 어색한 인사를 했다.
 
 이같은 모습에서 여의도 국회의 '평행이론'이 느껴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11월18일 첫 시정연설을 했을 때의 본회의장 풍경도 이날과 다르지 않다. 여야만 교대했을 뿐이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통합진보당은 마스크를 쓴 채 장내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그날 이후 박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기만 하면 당시 여당은 박수와 환호를, 야당은 기립도 하지않고 외면하기 일쑤였다.

 이에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은 "아무리 대립할 때 하더라도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해달라"고 주문했지만 민주당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12일의 국회 본회의장 모습에서는 연설자는 문 대통령으로, 고개를 돌린 쪽은 자유한국당 의원들로만 배역을 바꿨지 내용물은 같았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 입장에서는 한숨만 나온다. 아무리 정책적 대립을 하더라도, 아무리 정치적 대척점에 서 있다 하더라도 국민 다수가 뽑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그런데 국민의 대표자라는 의원들이 대통령을 외면하고 굳은 표정만 짓는 것을 과연 유권자들이 원하는 모습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지금은 여야가 이념적 논쟁이나 법안 처리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는 상황도 아니다. 야당이 그렇게까지 대통령을 냉대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새 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겨우 한 달 남짓이다. 적어도 새 정부가 안착할 때까지는 최소한의 예의는 갖췄으면 한다. 보수층이 야당에게 바라는 것은 정부에 대한 합리적 견제이지, 처음부터 반대 목소리를 내라는 건 아니다.
 
"민주당도 야당 때 그러지 않았느냐"고 항변할지는 모르겠으나 자유한국당부터 먼저 바뀐 야당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그리 손해볼 일도 아니다. 그래야 훗날 유권자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다. 협량을 버리는 쪽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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