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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더블데이트] 윌 애런슨 & 박천휴 '어쩌면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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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6-21 16: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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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오른쪽)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행복나눔재단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20.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어쩌면 해피엔딩'은 내밀한 이야기를 내밀한 의도로 쓴 작품이에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서…. 특별한 경험을 한 셈이죠."(박천휴)

"저 역시 '어쩌면 해피엔딩'은 특별한 공연이에요. 개인 감성과 제 자신을 투영했거든요. 대중적인 인기나 특정한 의도로 만들었다기보다 개인적인 것이 많이 스며들었어요."(윌 애런슨)

한국인 작가·작사가 박천휴(34)와 미국인 작곡가 윌 애런슨(36)은 대학로에서 '휴&윌 콤비'로 불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2년 초연한 창작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통해 서정적인 감성을 뽐내며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대학로에 선보인 또 다른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스타가 됐다.

'번지점프를 하다'가 동명의 원작영화(2000)를 원작으로 삼았던 만큼, 우란문화재단의 기획개발 프로그램인 '시야 스튜디오'를 통해 약 2년간의 개발과정을 거친 '어쩌면 해피엔딩'이 두 사람의 첫 순수 창작물이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장문로 60 행복나눔재단 내 프로젝트 박스 시야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인기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작품을 올린 뒤 두 사람은 현재 살고 있는 뉴욕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서울로 돌아와서 관계자분들과 배우들은 물론 관객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실감이 났어요. 인기가 있을 거라고 예상은 못했죠. 망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회사(우란문화재단)에 피해만 주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박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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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오른쪽)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행복나눔재단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20.scchoo@newsis.com
브릿팝 밴드 '블러'의 프런트맨 데이먼 알반의 '에브리데이 로봇'에서 모티브를 얻은 '어쩌면 해피엔딩'은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들의 사랑'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주목 받았다. 사람과 완전하게 흡사하게 생긴, 그러나 구형이 돼 버려진 채 외롭게 살아가는 두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주인공이다.

'어쿠스틱한 분위기가 흐르는 미래의 메트로폴리탄 서울'이 콘셉트로 미래가 배경이지만 재즈 레코드, 반딧불이, 제주도 등을 등장시켜 감성을 자극했다.

'번지점프를 하다' 이전에도 영화 '달콤살벌한 연인'을 원작으로 삼은 '마이 스케어리 걸'을 통해 한국 창작뮤지컬의 감성을 일찌감치 접한 애런슨은 웬만한 의사소통은 한국어로 가능하다.

그는 "미래가 배경이라 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진실한 사랑 이야기라 잘 전달이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 진의가 잘 전달될 수 있을 지 두려움도 있었다"고 웃었다. 박천휴 역시 "작품의 근원에 깔려 있는 정서는 클래식해요. 그래서 공감이 가능한 것 같다"고 여겼다.

두 사람은 뉴욕대 대학원에서 만난 친구 사이다. 한국에서 문예창작학과를 나온 박천휴는 프로 대중가요 작사가로 활동하다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났다. 하버드와 독일에서 오페라 등 클래식음악을 공부한 애런슨은 뉴욕대에서 뮤지컬 음악을 전공했다.

벤 폴즈와 존 브리온 같은 뮤지션, 마이크 밀스와 미란다 줄라이 같은 영화감독의 팬이라는 점 때문에 급속도로 친해진 두 사람은 고전적인 취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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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행복나눔재단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20.scchoo@newsis.com
"히치콕 등 고전 영화감독을 좋아하는 점도 같았죠. 가끔 시대를 잘못 때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뜨거운 것이 좋아'(1959)의 빌리 와일더 감독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윌도 1950년대의 정서를 정말 좋아해요.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 '멜랑콜리'한 삶의 정서인데 '어쩌면 해피엔딩'에 나온 반딧불이가 그렇죠."(박천휴)
 
두 사람은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총 4차례 공연한 '어쩌면 해피엔딩 음악회'를 열었다. 오는 23일에는 뮤지컬 배경 중의 한곳이 됐던 제주 내 플레이스 캠프 제주 스피닝 울프에서도 공연한다.

두 사람이 MC를 직접 맡은 이 음악회에는 전미도, 정욱진, 고훈정 등 리딩 초연 배우들이 함께 해 의미가 깊다. 뮤지컬 본 공연 당시 건반과 현악 4중주 위주로 편곡됐던 넘버들은 브라스 등의 새 옷을 입고, 다채롭게 편곡됐다.

특히 '어쩌면 해피엔딩' 미국공연의 연출을 맡을 노아 히멜스타인, 이 뉴욕 본 공연에 앞서 리딩 공연에 참여한 에피 알데마, 조슈아 델라 크루즈 등 브로드웨이 배우들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프로듀서가 정해진 '어쩌면 해피엔딩' 미국 공연은 이르면 내년에 현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인과 미국인이 협업해서 그런지 완전히 100% 한국적 감수성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역시 현지 공연에서도 배경은 서울이고 또 제주도를 가죠. 이 부분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 예측은 못하겠지만 저 역시 새로운 길을 가는 느낌이에요. 아직까지 현지 극장은 백인 중심이거든요. 그럼에도 현지에서 공연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껴요."(박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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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윌 애런슨 작곡가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행복나눔재단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20.scchoo@newsis.com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다 뮤지컬에 들어섰다. 클래식음악을 제대로 공부한 애런슨은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뮤지컬이 그런 점에서 매력적었다"고, 시(詩)를 전공하고 한국의 대중음악 작사도 한 박천휴 역시 "윌이 말한 것처럼 이야기를 음악으로 정서로 표현하는 것이 좋았다"며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천휴는 특히 "한국 뮤지컬은 아직 역사가 짧아 번역투의 가사가 많는데 가요만큼 노랫말을 세련되게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30대의 두 젊은 창작가는 노랫말이 곡과 화성에 철저하게 복무하는 스티븐 손드하임을 비롯한 뮤지컬의 안팎이 대화의 소재로 나오자 이야기를 수도 없이 쏟아냈다.

최근 '2017 제71회 토니상'에서 각각 6관왕과 2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과 뮤지컬 '나타샤와 피에르 그리고 1812년의 혜성'의 창작진이 자신들과 비슷한 또래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뮤지컬의 황금기는 이미 지났죠. 요즘은 젊은 세대의 감정, 21세기의 시대적 배경에 맞게 시어터 의미가 새롭게 발견되고 정의내려지는 시기 같아요. '디어 에반 한센'과 '나타샤와 피에르 그리고 1812년의 혜성'도 젊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한 거죠."(박천후)

그러면서 '좋은 뮤지컬'은 진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기 목소리, 자신의 주장이 있어야 해요. 엄청난 사건이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건 아니고, 관객들이 자신과 연관지을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이 있어야 하죠."(애런슨 & 박천휴)

이들이 준비 중인 차기작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힘겨운 시대를 살아간 한 예술가의 이야기다. 이를 위해 애런슨은 영문으로 번역된 한국 역사와 관련된 책을 모두 섭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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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오른쪽)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행복나눔재단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20.scchoo@newsis.com
"역사를 공부는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 기술한 관점이에요. 보수, 진보에 따라 다르니 여러 가지 책을 봐야 하죠."(애런슨)

"영어로 번역된 책이 많지 않는데 당시 한국에서 선교사를 지낸 사람의 후손들이 쓴 책 등가지 찾아 윌이 읽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역사를 이념적으로 가르치는데 그런 면에서 윌이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죠."(박천휴)

자라온 배경과 환경이 상이함에도 음악회는 물론 인터뷰, 일상의 자리에서 영락없는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두 사람은 정작 "많이 싸운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콤비의 힘은 무엇일까. '오클라호마', '캐러셀', '남태평양' '왕과 나' '사운드 오브 뮤직'을 협업한 로저스 & 해머스타인을 시작으로 뮤지컬계는 수많은 콤비가 존재했다.

"혼자 하는 것보다 둘이 함께 하니, 더 나은 뮤지컬이 나오더라고요. 뮤지컬은 복합적인 장르라 복잡한 과정을 함께 거칠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누군가를 믿고 함께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엄청난 시너지가 나올 때는 뿌듯하죠."(박천휴)

"각자 한계점에 이르렀을 때 서로 밀어주고 자극을 주는 파트너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죠. 휴는 작곡가로서 제 역량이 더 발휘될 수 있도록 역할을 잘 해줘요. 안주할만 하면 '우리는 좀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아' 이렇게요. 하하."(윌 애런슨)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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